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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rame May 05. 2016

모작을 하다

#25, 비엔나, 미술관을 둘러 보며

15.01.07, 레오폴드, 에곤실레 love making

서툰 솜씨로 모작을 한다. 거친 터치와 질감들 위로 살아있는 인물들을 흉내 낸다. 말 그대로 흉내뿐인 그림은 생동감이 없다. 그림을 응시한다. 붓이 지나간 작은 흔적들마다 의미가 있을 것이다. 고민하다가, 또는 순간 번쩍이는 영감으로 붓을 놀렸을 것이다. 눈으로 볼 땐 보이지 않는 것들을 겨우 손으로 읽어낸다. 하지만 그 모든 의미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나의 모작에는 생동감이 없다.

15.01.07, 벨베데레, 복원작업하는 누군가

벨베데레 궁의 한 편엔 마련된 복원실에선 복원작업이 한창이다. 누군가가 그린 그림 위를 누군가의 붓이 덮는다. 응시하고 고민하다가, 결국 긋는다. 감히 그들의 고민을 예상해본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시간이 만든 상처를 덮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돌아서는 발걸음 소리가 한없이 미안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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