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버스안에서
다이슨에어랩으로 머리 말리고 브러쉬로 휘릭 말고나오는 출근길 기분이 좋다.
찰랑찰랑 볼륨 있는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쓰윽 빗질하듯 만지다 어깨쯤부터는 검지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돌돌 말았다 손을 떼니 지금 막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하고 나온 것 같은 이 기분이 드는 게 상쾌한 아침 하루를 시작하기 좋다. 발걸음이 경쾌하다.
생후 305일 아들이 요즘 밤에 잠을 자다 깨도 울지 않고 나한 번 만져보고 자기 머리를 내 겨드랑이 사이 위에 툭 떨구며 팔베게 해달라고 온다. 나는 우리 아들 왔냐는 눈빛과 엉덩이를 토닥해주며 서로 마주 보고 눈을 감으면 이내 아들도 잠든다. 앗싸 오늘도 성공. 통잠은 아니지만 새벽에 한 시간씩 놀기도 하고 업어줘도 안아줘도 울던 아들이 점점 통잠을 자주고 있어 기분이 좋다. 피곤이 좀 덜 해 좋다.
출근길 10분 일찍 나오면
병원까지 한번에 올 수 있는 버스를 탈 수 있다. 단점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동네한바퀴 돌아서 오는 버스라 일찍 나와야 타도 여유있게 도착할 수 있다.
오늘도 그 버스 타는데 성공, 내가 탈때는 버스운전기사님만 계셔서 꼭 날 위한 전용차 같은 기분이 든다.
내가 원하는 자리 아무데나 앉을 수 있는 선택권이 아주 많아 좋다.
여전히 나는 하차하기 쉬운 뒷문 열리는 첫번째 자리에 앉지만,
버스에 앉아서 핸드폰으로 브런치를 열고 오늘 기분이가 너무 좋은 이유를 적을 수 있어서
또 한번 기분이가 좋다.
요즘 하루 10분도 나에게 쓸 수 없는 건 아닐 텐데...
루틴으로 하던 감사일기, 바인더기록, 플랭크들을 안 하고 있다.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휴우...
시간 흡혈귀가 나에게 있다.
요놈 요놈 요놈
‘내가 잡고야 말겠다’
다시 내가 어디에 시간을 쓰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살펴봐야 겠다.
오늘은 할 일이 많아서 기분이가 또 좋네.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가 시작되었다.
(아들에게 매일 아침 해주는 루틴 말이다. 어쩜 나에게 내가 해주는 말이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