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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복이 Jul 29. 2022

40대 중반이지만, 타투를 해 봤어요.

- 첫 타투 받은 썰


타투를 하고 싶다고 생각한지는 꽤 오래 되었다. 하지만 다들 그렇듯 아프지는 않은지, 어디를 찾아가야 하는지, 비용은 얼마나 하는지 아는 게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생 남을 건데 어떤 타투를 하고 싶은지를 결정하지 못해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했을 뿐) 몇 년을 그냥 흘려보냈다. 정말 하고 싶지는 않았던 건가. 원래 내 성격대로라면 마음먹자마자 벌써 했을 텐데 말이다. 

사실 홍대나 이태원에 가면 별로 놀랍지도 않은 그 모습이 내 주변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웠다. 일상을 살아가며 마주치는 타투가 없어서 자꾸 잊어버린 것도 같다. 그러다 최근 자주 만나게 된, 글쓰기 지인의 팔에 새긴 타투를 보면서 다시 마음이 생겨났다. 아, 맞다.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라면서 말이다. 이번에는 미루지 않고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우선 믿을 건 인스타. 타투를 검색하며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결정했다. 글자로 해야겠고 한자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에 드는 몇 분에게 DM을 보냈다. 한자 타투를 하는 분이 많지 않아 동양화를 전공했다는, 전통 문양 중심의 타투를 주로 하는 타투이스트와 약속을 잡았다. 아들의 한자 이름 한 글자를 새기기로 했다. 아들을 사랑해서이기도 하지만, 그 글자 자체가 마음에 들어서였다. 평생 남는다고 너무 심각하게 고를 필요 없지 않은가. 평소 잘 접하지 않는 멋진 문구를 찾아 헤매는 건 내 취향이 아니었다.

약속을 잡고 찾아가면서 다른 걱정은 별로 안 들고, 아플까봐 조금 떨렸다. 작업실이라고 불러야 하나? 시술하는 곳은 밝고 아늑했다. (처음 생각했을 땐 타투하는 곳은 어두운 분위기인 줄 알았다.ㅎ) 심지어 흘러나오는 음악도 마음에 들었다. 일사천리로 크기, 디자인을 고르고 가장 안 아프다는 곳에 글자 하나를 새기기 시작했다. 우와! 진짜, 별로 안 아프다! 약 30여 분, 약간의 따가움을 견디고 나니 손목에 드디어 타투가 생겼다. 기분이 너무 좋아 계속 웃음이 나왔다. 손목을 이리저리 돌려보고, 이쪽저쪽으로 뻗어보면서 즐겁게 감상했다. 이렇게 별거 아닌 걸, 여기 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는 생각이 들어 우습기도 했다. 비용도 생각보다 저렴했다.(사이즈가 작아서인지 나는 6만 원이었고, 내가 한 다음에 남편도 했는데 더 크고 색깔이 여러 개 들어가서인지 13만 원 정도 했다.). 이걸 어디어디에 자랑을 해야 하나, 다음 타투는 무엇으로 어디에 하나 즐거운 고민을 하며 그곳을 나왔다.      


처음 타투를 하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냥, 뭔가 ‘깨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내가 가진 틀이나 나를 규정하는 이미지 모두가 싫거나 무가치한 건 아니다. 하지만 마음이나 생각이 늙어가고 고정되어 가는 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물론 타투를 한다고 젊어지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작은 벽 하나 정도는 부수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학창 시절 내내 몸에 밴 모범생 기질(몇 번의 작은 일탈도 지금 생각하면 우스울 뿐이다.), 교사로서 풍기는 꼰대 이미지, 40대 중반을 넘어가며 느껴질 전형적인 중년의 모습 등등 떨쳐버리고 싶은 게 몇 가지 있다. 그런 걸 떨쳐버리는 데 타투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글자를 새겨 준 타투이스트마저 걱정을 한다. 

“학교에서 괜찮으시겠어요?” 

시술을 받는 30분 동안 누워서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내 직업을 말했더니 나대신 걱정을 해 주신다. 비슷한 이야기를 미용실에서 들은 적이 있다. 새치 염색이 싫어서 몇 년 전부터 탈색과 염색을 반복했는데 처음 내 직업을 듣고 헤어디자이너들도 똑같이 걱정해줬다. 색깔이 과감해질수록 더욱 그렇다. 어떤 이는 남편이 뭐라고 안하냐는 기상천외한 걱정을 해주기도 한다. 대답은 늘 비슷하다.

“괜찮아요, 제 몸인데요.” 

두발규정은 학생들한테도 없어진지 오래다. (다만 우리 학교는 두발규정을 없애며 탈색 금지 규정은 유지했다.) 타투라고 해도 아이들에게 혐오감을 줄 정도로 과감한 것도 아니다. 어떤 친구는 그 정도 작은 사이즈를 해 놓고 자랑하냐며 타박을 하기도 했다. 사실 타투한지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도 알아보는 학생들이 거의 없어서 안타까울 정도이다. 다음에는 더욱 과감하게 해야지. 혹시 타투를 해 보고 싶은데 이런저런 이유로 망설이고 있다면 적극 권하고 싶다. 타투, 별거 아닙니다. 즐겁게 장벽을 넘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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