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니은띠 Jul 18. 2020

Life is C between B and D

삶은 탄생과 죽음 사이의 선택이다


어느 날,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 정형돈이 입구가 좁은 유리병에 담겨있는 짜장면을 먹지 못해 울부짖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상태에서 노홍철과 함께 배를 타고 하루가 걸려 외진 섬에 도착해 짜장면 집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순간의 엇갈린 선택으로 노홍철은 제대로 된 그릇에 담겨진 짜장면을 먹을 수 있었고, 정형돈은 먹지 못했던 것이다.



10여 년 전,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에서 ‘Yes or No’ 특집으로 방영된 한 장면이었다. 내용은 이렇다. 멤버들에게 매 순간 어떤 특정한 상황에 놓이게 하고 제작진이 이에 대한 선택지를 주면, 거기에 맞는 결과를 얻거나 응당 행동해야하는 특집이었다. 다양한 상황에 놓여지는 멤버들을 보며 재미있게 봤던 특집 중 하나였는데, 던지는 메시지는 마냥 가볍지 않았던 것 같다.     



프로그램 마지막에는 폴 사르트르의 명언인 “Life is C(Choice) between B(Birth) and D(Death).” 를 띄워주는데, 어릴 때는 별 생각 없이 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꽤나 묵직하다. ‘인생은 탄생과 죽음 사이의 선택이다’ 그렇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1초 후라 할지라도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요즘 선택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 절실히 느낀다. 신중하게 고민하고 내린 결론이라 할지라도 양자택일 혹은 다자택일의 순간에, 선택하지 못했던 다른 대안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나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그것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하고, 매 순간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끊임없이 놓여진다.



그저 내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하나를 선택했다면 다른 가능성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말아야 한다. 어떤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무엇을 선택했던 그에 대한 기회비용을 잃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모든 걸 다 지려고 하는 게 오히려 욕심이 아닐까. 신중하게 고민해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면, 그에 대해 결과가 어떻든 내가 한 선택이 가장 최선일 것임을 믿어야 한다. 어떤 선택을 했어도 결과는 다 다르기 마련이니까.     




그래, 그저 내가 내린 결론을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자. 나를 믿자.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