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된 말을 하고 알지도 못하는 말을 자꾸 하는 것입니다." _욥35:16
1 엘리후가 이어 말했습니다. 2 "당신이 '내가 하나님보다 의롭다'고 하다니 그게 옳다고 생각합니까? 3 당신이 '그것이 내게 무슨 유익이 있습니까? 내가 죄를 깨끗이 없애면 얻을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했으니 말입니다. 4 내가 당신과 당신 친구들에게 대답하겠습니다. 5 우러러 하늘을 보십시오. 당신보다 훨씬 높이 있는 구름을 보십시오. 6 당신이 죄를 짓는다고 그분께 무슨 영향이 있겠습니까? 당신의 죄가 많다 해도 그분과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7 당신이 의롭다 해서 그분께 무엇을 드리겠습니까? 그분이 당신 손에서 무엇을 얻으시겠습니까? 8 당신의 악은 당신 같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고 당신의 의도 인간들에게나 영향을 줄 것입니다. 9 사람들은 억압이 심해지면 울부짖게 되며 힘 있는 사람들의 팔에 눌려서 부르짖습니다. 10 그러나 아무도 '나를 지으신 하나님이 어디 계시냐? 밤에 노래하게 하시고 11 땅의 짐승들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며 우리를 공중의 새들보다 더 지혜롭게 하시는 분이 어디 계시냐?'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12 그들이 거기에서 부르짖어도 아무 대답이 없는 것은 악한 사람들의 교만 때문입니다. 13 그들의 헛된 간구를 하나님께서 듣지 않으시고 전능하신 분께서 주목하지 않으시는 것입니다. 14 당신이 '그분을 뵐 수 없다'고 할지라도 그분 앞에 심판이 놓여 있으니 당신은 그를 기다리십시오. 15 하나님은 벌을 주시지 않으시며 죄를 짓는다 해도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신다고 생각하시지요? 16 그러니 당신 욥이 입을 열어 헛된 말을 하고 알지도 못하는 말을 자꾸 하는 것입니다." _욥35:1-16, 우리말성경
조명은 계속해서 엘리후를 비춘다. 그의 연설은 이제 욥의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신학 논의로 옮겨간다. 그의 태도는 마치 경험이 부족한 젊은 신학자가 고난의 신비를 이론으로만 설명하려는 듯, 열정적이지만 공허하게 느껴진다. 그는 욥의 절규를 '잘못된 신학적 질문'으로 재구성하고, 그것을 자신의 논리로 반박하는 데 집중한다.
이 장면은 엘리후 역시 욥의 고통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 친구가 '전통적 인과응보'로 욥을 판단했다면, 엘리후는 '지성적 신학 이론'으로 욥의 절규를 분석하고 해체하려 한다. 두 방식 모두 고통받는 한 인간의 실존적 아픔을 이론의 틀에 가두려 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엘리후의 논리가 정교할수록, 그의 말은 욥의 실제 고통과 더욱 멀어지며 공허한 지적 유희처럼 느껴지게 된다.
그러나 아무도 '나를 지으신 하나님이 어디 계시냐? 밤에 노래하게 하시고 땅의 짐승들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며 우리를 공중의 새들보다 더 지혜롭게 하시는 분이 어디 계시냐?'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_욥35:10-11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욥이 지금껏 부르짖은 것이 이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만물의 창조주이자 온 세상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서 어디 계시길래 의롭게 살아온 내가 지금 이 고통 속에 있는가? 하는 것이 욥의 질문이다. 욥은 고통을 없애달라는 것이 아니라 해결되지 않는 의문을 해소해 주시길 원했다. 그 마음 속엔 어떤 뜻이라도 좋으니 말씀하시면 순종하겠다는 뜻도 들어있지 않았을까 한다. 욥은 과거에 이렇게 말하기도 한 사람이다. 아, 이 내용은 욥이 처음에 한 말이므로 중간쯤에 등장한 엘리후는 못 들었을 수도 있겠다. 사실 엘리후가 언제부터 그 자리에 앉아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말했습니다. "내가 내 어머니의 모태에서 벌거벗고 나왔으니 떠날 때도 벌거벗고 갈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주신 것을 여호와께서 가져가시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양받으시기를 바랍니다." _욥1:21, 우리말성경
그러나 그가 아내에게 대답했습니다. "정말 어리석은 여자처럼 말하는군. 그래, 우리가 하나님께 좋은 것만 받고 고난은 받지 않겠다는 것이요?"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욥은 입술로 죄짓지 않았습니다. _욥2:10, 우리말성경
고통으로 욥이 약해지거나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욥의 신앙은 친구들이나 엘리후가 말하는 것처럼 얕거나 왜곡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의문이 있을 뿐이다. 하나님께서 설명해 주시길 바라는 것이다. 엘리후는 언뜻 가장 하나님에 대하여 바른 말을 하고 있는 듯 하나, 상대방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이 단정짓고 몰아가는 듯 하여 제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더구나 상대가 누구도 겪기 어려운 - 세 친구와 엘리후도 알지 못하는 - 큰 고통 속에 거한 사람이라면 함부로 헛되다, 교만하다, 악하다는 말로 상대를 후벼파는 말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공감이 없는 비판과 조언은 전혀 먹혀들어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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