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욥기 묵상

욥기 28장

그러나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_욥28:12

by 제이프릭

1 "은을 캐내는 광산이 있고 금을 정련하는 제련소가 있다네. 2 철은 땅속에서 캐내고 동은 광석에서 제련해 내는 것인데 3 사람은 어둠의 끝까지 가서 구석구석 찾아서 광석을 캐낸다네. 4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인적이 드문 곳에 갱도를 파고는 줄을 타고 매달려서 외롭게 일을 하는구나. 5 땅으로 말하면 그 위에서는 먹을거리가 자라지만 그 밑은 불로 들끓고 있고 6 사파이어가 그 바위에서 나오고 그 흙먼지 속에는 사금도 있도다. 7 그 길은 솔개도 알지 못하고 매도 보지 못했으며 8 그 길은 사나운 짐승들도 밟은 적이 없고 사자도 지나간 적이 없도다. 9 사람은 그 바위에 손을 대고 산을 뿌리째 파헤치며 10 그 바위를 뚫어 물길을 내고 그 눈으로 모든 보물을 찾아내며 11 강을 둑으로 막고 숨겨진 것들을 훤히 드러낸다. 12 그러나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통찰력은 어디에 있는가? 13 사람은 그 가치를 알지 못하니 사람 사는 땅에서는 그것을 찾을 수 없다. 14 깊은 물은 '그것은 내 안에 없다'고 하고 바다도 '내게는 없다'고 말하는구나. 15 그것은 금으로 살 수 없고 은으로도 그 값을 치를 수 없으며 16 오빌의 금으로도, 귀한 루비나 사파이어로도 그 가치를 당할 수 없다. 17 금이나 유리에 비할 수 없고 순금 세공품과도 바꿀 수 없으며 18 산호나 수정은 말할 것도 없으니 이는 지혜의 값은 진주 이상이기 때문이다. 19 그것은 에티오피아의 토파즈에 비할 수 없고 순금으로 가치를 따질 수도 없다. 20 그렇다면 지혜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통찰력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21 그것은 모든 생물의 눈에 숨겨져 있고 공중의 새에게도 감추어져 있다. 22 멸망과 죽음이 말하기를, '우리가 그 이름만을 소문으로 들었다'고 하는구나. 23 하나님께서 지혜의 길을 헤아리시고 그분만이 지혜가 어디 있는지 아신다. 24 그분은 땅끝을 보시고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보신다. 25 그리하여 바람의 세기를 정하시고 물의 양을 재신다. 26 그분이 비에게 명령하시고 천둥의 길을 내셨을 때 27 그때 그분은 지혜를 보시고 그에게 말씀을 건네시며 그를 굳게 세우시고 시험해 보셨다. 28 그러고는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주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요, 악에서 떠나는 것이 명철이다.'" 욥28:1-28, 우리말성경


욥의 독백이 이어지지만, 무대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바뀐다. 욥 개인의 고통과 친구들과의 치열한 논쟁을 비추던 조명이 부드럽게 넓어지며, 무대 전체를 관조적인 빛으로 채운다. 욥은 더 이상 고통받는 당사자가 아니라, 우주적인 진리를 노래하는 시인이자 현자가 된다. 그의 목소리에서는 개인적인 감정이 사라지고, 인류 전체를 향해 지혜의 본질에 대해 묻는 차분하고 깊은 울림이 퍼져나간다.


이 28장은 격렬한 논쟁극 사이에 삽입된 한 편의 '막간극(Interlude)' 혹은 '지혜의 시'와 같다. 이 장면은 욥과 친구들, 양쪽 모두의 인간적인 지혜가 가진 한계를 선언하는 역할을 한다. 땅속 깊은 곳의 보물은 찾아낼 수 있는 인간이지만, 정작 가장 귀한 '지혜'는 찾을 수 없음을 노래하며, 이전까지의 모든 인간적인 논쟁이 헛된 시도였음을 암시한다. 이로써 연극은 새로운 국면을 준비하며, 인간의 지혜가 끝난 자리에서 하나님의 지혜가 어떻게 드러날 것인지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12 그러나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통찰력은 어디에 있는가?

28 그러고는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주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요, 악에서 떠나는 것이 명철이다.'"


친구들과의 기나긴 논쟁 끝에, 욥은 잠시 자신의 고통에서 벗어나 인류의 근원적인 질문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는 먼저 땅속 깊은 곳의 은과 금을 캐내는 인간의 놀라운 기술과 탐구 정신을 찬양한다(28:1-11). 인간은 땅의 가장 깊고 어두운 곳까지 파고들어 숨겨진 보물을 찾아낼 능력이 있다.


그러나 인간의 모든 능력이 멈추는 지점이 있다. 욥은 "그러나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28:12)라고 묻는다. 땅을 파헤쳐 보물을 찾듯, 우리의 노력과 기술로 지혜를 찾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지혜는 금이나 보석으로 그 가치를 매길 수 없으며(28:15-19), 깊은 바다도, 심지어 죽음조차도 그 위치를 모른다(28:14, 22).


이것은 욥의 친구들을 향한 가장 근본적인 반박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전통, 교리를 통해 '지혜'를 소유했다고 믿었다. 그들은 고난의 원인과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하나님의 시스템'을 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욥은 이 시를 통해 그들의 모든 주장이 헛된 것임을 선언한다. 참된 지혜는 인간의 탐구 영역 밖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지혜는 없는가? 욥은 시의 마지막에서, 오직 창조주이신 하나님만이 지혜의 길을 아신다고 선언한 뒤(28:23),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지혜를 인용한다. "주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요, 악에서 떠나는 것이 명철이다."(28:28).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은 욥기 1장 1절에서 욥을 설명했던 바로 그 모습이다.


결국 욥기의 기나긴 고난과 논쟁은 새로운 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던 가장 기본적인 진리로 돌아오는 여정임을 암시한다. 참된 지혜는 세상을 설명하는 복잡한 공식이나 신학 체계가 아니다. 그것은 나의 이해를 초월하시는 하나님을 인정하고 경외하는 '태도'이며, 그 경외함 속에서 악을 떠나 살고자 하는 '결단'이다. 친구들은 지혜를 '소유'하려 했기에 실패했고, 욥은 고통 속에서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경외'로 돌아가려 하기에 결국 하나님께서 옳다고 인정하시는 자리에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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