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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다 May 11. 2021

비자 발급 대장정이 끝났다

feat. 진행 타임라인 +돈x랄의기록

    4월 24일자로 어느새 영국에 온 지 2년이 지나 워킹 홀리데이 비자가 만료됐다. 워홀 비자에서 배우자 비자로 전환하려고 작년부터 준비해왔었는데, 드디어 5개월간의 배우자 비자 발급을 위한 길고 긴 과정들을 무사히 끝냈다. 일반 루트로 신청했다면 비자센터 방문 후 결과 나오기까지 최소 2주는 걸렸을 텐데 돈 더 내고 익스프레스로 신청했더니 5시간 만에 결과를 받아볼 수 있었다. (자본주의 만세..!) 내일쯤 결과가 나오겠거니 기대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빨리 나와서 당황스러웠다;;

이 문서 하나 발급받자고 그 고생을 했던가..ㅠㅠ

    결혼식 날짜로부터 워홀 비자 만료까지 기간이 빠듯하게 남아있어서 최대한 실수를 줄이고 싶은 마음에 이민변호사 컨설팅을 받아서 준비했었는데, 사실 내 경우는 이미 결혼 증명서가 있고 같이 살고 있는 주소도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경우였어서 변호사의 조언이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냥 준비했으면 마음 한켠으로 계속 불안했을텐데 전문가로부터 서류 제출 전 한번 리뷰를 받고 내니까 안심이 되긴 했었다.  


준비과정 및 타임라인

    거의 5개월이 걸리긴 했다만 락다운 때문에 기다려야 했던 기간이 길어서 그렇지 사실 4개월 안에 끝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신청한 Family route 비자는 결혼 증명서가 필요한데, 영국에선 혼인신고라는 게 따로 없고 시청에서 결혼하는 날 결혼 증명서를 발급해주는 시스템인지라 결혼 전에 거쳐야 하는 행정적인 절차가 오래 걸렸다. 영국 시민권자가 외국인과 결혼하는 경우에는 시청에 가서 인터뷰를 하고 문제없이 승인이 나면 결혼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인터뷰 후 결혼 가능 여부 승인이 나기까지 최소 2주에서 최대 72일까지 걸릴 수 있어서 시간 여유를 두고 진행하는 게 안전할 것 같다. 비자 신청 서류는 결혼식 전날에 이미 다 작성해놓고 그다음 날 바로 제출하고 발급비용을 결제했다. (참고로 비자발급비까지 결제가 완료된 상태라면 기존의 비자가 만료되더라도 영국에 체류할 수 있다.) 발급비용까지 결제하고 나면 비자센터 방문 스케줄을 잡을 수 있고, 방문 스케줄이 잡히고 나면 비자센터 방문하기 전 최소 2일 전까지 기타 신원, 주소, 소득증명용 서류를 인터넷을 통해 모두 업로드해야 한다. 비자센터 방문 당일에는 남편은 굳이 같이 갈 필요는 없고 신청자 본인의 여권, 예약 컨펌 QR 코드를 지참해서 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센터를 방문해서 여권을 스캔한 다음 필수 제출 서류가 누락된 게 없는지 확인하고 BRP용 사진을 찍고 지문 스캔을 하는데, 모든 절차가 20분 만에 아주 간단하게 끝났다. 워홀 비자 받을 때에는 여권을 필리핀으로 보내고 한참을 기다린 다음에 비네뜨가 부착된 여권을 돌려받았었는데, 영국 안에서 신청하는 경우라 그런지 여권은 바로 그 자리에서 돌려받았다. 비자 승인이 정상적으로 나게 되면 BRP는 우체국으로 따로 찾으러 갈 필요 없이 신청 시 기재된 주소지로 7일 내로 배송된다고 한다. 새로 발급된 BRP를 받으면 기존에 만료된 BRP는 절단 후 홈오피스로 돌려보내라고 안내받았다. 전체 과정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20.12.09 시청 결혼 노티스 인터뷰 예약

20.12.16 노티스 인터뷰 위해 첼시 카운실 방문

21.01.27 결혼식 장소 예약

21.04.11 첼시 시청에서 결혼

21.04.12 비자 신청 서류 제출

21.05.10 오전 크로이든 비자센터 방문, 여권 스캔, 오후 4시쯤 결과 나옴



비자 신청을 위해 준비한 서류 목록

    배우자 비자를 준비할 때 나보다는 남편이 준비해야 할 항목들이 많았다. 남편이 나의 보증인이 되어주는 케이스기 때문에 남편이 신원이 확실한지, 나를 부양할 수 있는 만큼의 재정적인 여력이 되는지를 증명해야 했고, 더불어 우리의 부부관계가 불법적인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도록 한 주소에서 오랜 기간 같이 살아왔는지를 소명하는 게 중요했다. 아래는 이걸 증명하기 위해 준비했던 서류 목록들이다


1. 부부 공통 준비 서류

- 비자 신청인과 파트너의 여권 사본

- 비자 신청인과 파트너 모두 서명한 정보 조회 동의서

- What's app 메신저 기록

- 관계 증명용 사진 (언제 어디서 찍은 사진인지 명시해야 한다.)

- 결혼 증명서 사본

- 공동 계좌 Bank statement


2. 주소 증명 자료

- 여러 기관으로부터 각자의 이름으로 같은 주소에서 수신한 공식 서류: Bank statement, NHS letter, DLVA letter

- 부부가 한 주소에 살고 있다는 주소 증명 서류: 부부의 이름이 함께 올라간 Council tax bill, tenancy agreement, 월세 납부 기록 -> 변호사 조언에 따르면 Council tax bill 이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3. 파트너(=남편)측 준비 서류

- Cover letter: 언제 어떻게 만났는지를 한 페이지 분량 정도로 상세히 작성하면 된다

- SU07: 영국에 배우자가 거주하는 동안 경제적인 활동을 하지 못할 시에도 서포트하겠다는 서약서

- Declaration form: 남편이 영국 시민권자이고 나와 결혼하였음을 확인하는 서약서

- Income bank statement: 월급이 입금된 계좌의 입출금 내역, 최근 1년 내의 전체 내역을 뽑고, 월급이 입금된 부분에 하이라이트 처리를 했다.

- P60: 가장 최근 발급된 버전으로 제출

- Payslips : 최근 1년 기간 동안 발급된 모든 내역을 묶어서 제출한다

- Employer letter: 남편 직장 hr팀으로부터 발급받았고, 연봉과 계약 형태가 명시되어 있어야 한다.


4. 신청자(=나) 측 준비 서류

- CEFR level A1 이상의 공인 영어성적: IELTS로 따지면 overall bandscore 4 이상이어서 영국에서 먹고살만큼의 영어를 하는 사람이라면 부담스러울 기준은 아니다. 나는 작년 락다운 바로 직전에 박사과정 지원하려고 봐 둔 UKVI 용 IELTS 성적을 냈다.  IELTS 말고도 좀 더 간단하게 볼 수 있는 영어시험으로도 증명이 가능하니, 비자 지원하기 전 홈오피스 홈페이지를 한번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하여 총 얼마가 들었는가 하니....

    배우자 비자는 한번 신청하면 2년 반 동안 유효하고, 신청함과 동시에 유효기간 동안의 의료보험비를 미리 한 번에 내야 한다. 함정은 이 의료보험비가 매년 계속해서 더 비싸진다는것......2년 전 워홀 비자 신청할 때는 600파운드 냈는데 이번에는 무려 1,560파운드를 냈다....ㅎ NHS의 적자를 제 비자 발급비로 메우고 있습니다요....그리고 이와 별개로 비자 신청 수수료도 따로 내야 하는데 일반 서비스로 신청하고 2주 동안 기다리면서 멘탈이 너덜너덜해지느니 마음의 평화를 위해 800파운드를 더 내고 그냥 급행으로 신청했다. 그리하여 비자 수수료는 1852.2파운드.....비자 수수료 결제하는 날이 월급날이었었는데 월급 입금되자마자 고대로 비자발급비로 탈탈 털렸다^^^^^^


    돈은 오지게 깨졌지만 그래도 영국에 머물면서 당분간 비자 걱정으로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놓인다. 비자 핑계로 저번 달에 컨트랙터로 일하던 프로젝트 때려치고 조금 노는 중이었는데 이제 변명거리가 사라졌으니 마음을 다잡고 이직 준비에 집중해야겠다...^_ㅠ


그래도 오늘 저녁은 르윈가 공식 축배주로 축배를 들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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