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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다 Jan 18. 2022

나의 코로나 투병기

새해 액땜이 너무 심한거 아니오

나에게 재미와 함께 코로나 바이러스도 준 뮤지컬 Book of Mormon..

    요즘 영국의 코로나 일 확진자 수는 가뿐히 10만명을 넘어섰고(누적 확진자가 아닙니다ㄷㄷ), 그야말로 오미크론 변이에 직격타를 맞는 중이다. 나는 12월에 이미 3차 백신까지 맞았고 재택근무에다 맨날 집에만 있으니 코로나에 걸릴 일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나도 피해 갈 수 없었다ㅠㅠ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 내내 1차 마감 원고를 쓰다가 스트레스가 폭발한 날, 이렇게 맨날 일만 하며 살 수는 없어!!! 라는 마음에 충동적으로 뮤지컬 Book of Mormon을 예매했었다. 아니 나는 엎어지면 코 닿을 데에 웨스트엔드가 있는 데에 살면서 왜 문화생활도 못 즐기고 휴가기간에도 이렇게 노새처럼 일만 하며 살고 있나 현타가 왔기 때문이다......(근데 사실 내가 자초한 일임) 정말 오랜만에 현장감이 느껴지는 공연을 보니 에너지가 충전되는 기분이었지만 그다음 날부터 슬슬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원체 재채기를 달고 사는 비염쟁이인지라 기침은 그러려니 했고, 계속되는 두통은 그저 마감 스트레스려니 무시하고 일단 원고를 마감하는 게 급했다. 

마감에 대한 압박은 코로나도 이긴다(...)

    어찌저찌 1차 원고를 마감해서 메일을 보내고 긴장이 풀리자마자 뭔가 이건 심상치 않음을 슬슬 느끼기 시작했다. 두통은 점점 심해지고 기분도 축축 처지는 데다 아예 말을 할 수 없을 만큼 목이 나가버리자 설마 내가 코로나에 걸렸겠어...싶은 마음으로 집에 굴러다니는 간이키트로 검사를 해봤더니 양성 결과가 나왔다 ㄷㄷ 간이키트 결과를 믿을 수가 없어서 그 다음날 한번 더 검사를 했고 PCR 검사까지 받았는데 결과는 둘 다 양성이었다. 아직도 K 직장인 스피릿이 살아있는지 이 정도면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데 싶어서 월요일 아침엔 일을 조금 했다가 오후가 되니 증상이 급격하게 안 좋아져서 그냥 병가를 내고 이틀 연속 누워만 있었다.

    코로나에 걸리면 열부터 날 줄 알았는데 열은 하나도 안 나서 의외였다. 그치만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주로 공격해서인지, 코가 막히고 목이 부으면서 기침이 많이 나는 게 주요 증상이었다. 특히 기침을 하도 많이 하다 보니 폐가 다치는 느낌이 들고, 점점 흉곽이랑 등 쪽으로 통증이 느껴져서 병원을 가야 하나 좀 걱정이 되긴 했었다. 원래는 증상 나타난 지 5일이 지나고 그 이후 이틀 연달아 간이검사 키트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 자가격리를 해제할 수 있는데, 나는 5일차부터 다시 증상이 나빠져서 결국엔 주말 내내 다시 앓아누웠다ㅠㅠ 

드디어 내일이면 자유의 몸이에요!!!

    10일을 꽉 채워 자가격리를 했지만 생각보다 집 밖에 못 나간다는 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진 않았다. 집에만 가만히 있는걸 굉장히 못 견뎌하고 스트레스받는 타입인데, 자가격리 기간 동안 강제로 푹 쉬고 나니 에너지가 충전된 기분ㅋㅋ 딱 격리 기간 끝날 때에 맞춰서 검사 키트 양성 줄도 점점 희미해지고 컨디션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어서 다행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꼭 원고를 쓰리.... 이젠 더 이상 도망갈 핑계가 없다...^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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