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국제전화

영국에서 걸려오는 민*철유폰이려니..

by 노다

저번주에 드디어 비자 신청서류를 냈고 내 여권은 마닐라로 떠났다. 혹시나 비자서류에 뭔가 잘못 적어 발급이 거절될까 걱정되지만 그것은 어차피 나의 손을 떠난 일..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건 한국생활을 차근차근 정리하고 영국에서의 살 길을 찾는 것뿐이다. 일단 링크드인 프로필 업데이트를 하고 Digital Marketing 으로 키워드 알림을 걸어놨는데 일자리가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공고는 정말 많더라 ㄷㄷ 사무직 일자리를 구할 땐 주로 링크드인 아니면 Reed를 쓰나 본데 링크드인에서만 골라 지원해도 너무 많아서 아직 Reed 쪽은 찾아보지도 못했다;

Reed에만 공고가 1000개가 넘는다는 게 레알..? 여긴 아직 열어보지도 못했다

암튼 이 많은 일자리 중에 내 자리 하나쯤 있겠지라는 희망을 갖고 절박한 심정으로 여러 사람에게 대차게 까여가며 CV를 버전 10까지 갈아엎었고 정확히 셀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80개쯤 서류를 낸 것 같다. 어떤 회사들은 칼같이 바로 탈락 회신을 줬고 대부분의 회사들은 감감무소식이다가 드디어 두 곳에서 면접 오퍼가 왔다. 눈물 나는 서류통과율이지만 솔직히 CV를 뿌리면서도 출국 전에 한 군데라도 면접을 볼 수 있을까 회의적이었는데 조금 희망이 생겼다!

첫 인터뷰를 끝낸 나의 기분은 이랬다 (...)

문제는 영어 인터뷰는 생각보다 정말 험난했다는 것이다..ㅠㅠ 첫 인터뷰는 15분짜리 Informal Interview라고 하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하면 되겠지 싶었다. 일상 대화가 어렵지 업무 대화는 어렵지 않다는 나름의 자신감이 있었는뎈ㅋㅋ 막상 CV 펼쳐놓고 프로젝트를 설명해보려고 하니 이렇게나 영어가 비루할 수가... 그리고 실제 인터뷰할 때는 통화 감도가 너무 멀고 상대방이 어떤 반응인지도 보이지가 않으니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기가 어려웠다. 고작 내 영어실력 이 정도였나.. 영국문화원에 쏟아부은 3개월 할부 어디 갔니ㅠㅠㅠ????

그래도 아직 한 군데 인터뷰가 남았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한국에서 미리 인터뷰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는데 의의를 둬야겠다.. 요즘 왠지 준비가 영 지지부진하다고 느껴져서 마음이 마구 조급해지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저번 달에 퇴사했고.. 영국에 가겠다고 결정한지는 한 달도 안되었다. 벌써 지치기에는 아직 본격적으로 뭘 시작하지도 않았으니까ㅋㅋ스스로를 너무 몰아치지 말아야겠다. 지금 이 답답함과 막막함은 인생의 방향을 빠르게 바꾸다 생기는 멀미 같은 거라고 생각하자. 요새 내 인생에 내가 너무 멀미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헬조선을 탈출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