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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길 Jan 03. 2018

"소통"

#오늘의_단어 20180102 "소통"

소통이란 단어는 사람들이 참 좋아하고, 누구나 잘 해 보려고 하는 것이지만, 제대로 잘 하기는 어렵지요. 

가장 낮은 단계는 커뮤니케이션의 '양'을 늘리는 것인데, 자칫하면 소통이 아니라 '소음'이 되거나 때론 '호통'으로 끝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소통을 강화하자고 하면서 이 단계에 머무는 회사나 개인들이 생각보다 많아 보입니다.  

그 다음 단계는 커뮤니케이션의 '질'을 높이는 것인데, 여기서부터는 좀 어렵습니다. 기업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솔직하게 속마음을 드러내는 대화를 하지 않습니다. 솔직한 사람만 손해본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가정에서도 솔직하다는 것이 때론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것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소통을 생각할 때 이렇게 양과 질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더 근본적으로 소통하는 양 당사자의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캐나다에서 아들을 대학부설유치원에 입학시키고 나서 자주 보는 장면이, 선생님이 애들에게 뭔가 진지하게 훈계할 때 몸을 낮춰 애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었지요. 부모들도 애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얘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으니까요.

행동뿐만 아니라 생각에서도 눈높이를 맞추어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임원이고 상대방이 제 팀원인데 임원의 눈높이로 팀원과 얘기한다면 아마 팀원이 속마음을 열어주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소통을 원한다면 그 팀원의 눈높이를 맞추어야 합니다. 제가 눈높이를 팀원에게 맞추면 그 팀원의 인생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행운도 누릴 수 있습니다.

때로는 팀원에게 제 눈높이를 요구할 때도 있습니다. 주로 윗선에 보고해야 할 때, 우리 팀원에게 그런 주문을 하게 되지요. 당연히 쉽지 않습니다. 맘에 들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그렇지만 그런 과정에서 우리 팀원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사회생활을 예로 들었지만,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들이 '내가 알 고 있는 것이 옳고 바른 길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아이들과 소통하고자 하면, 그건 소통이 아니라 '지도' 또는 훈육이 됩니다. 소통은 lead하는 것이 아닌데도 가정에서도 소통보다는 가르치려는 상황이 더 일상적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요.

어차피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고 살다보면 서로 좋을 때도 있고 불편할 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양과 질에 무게를 두기 보다는 관점을 바꿔서 서로의 눈높이가 맞는지 한번 살펴보는 것이 진정한 소통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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