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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밤이 빛을 기다리는 시간이 되기

당신의 기다림이 평안한 사색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by 파사리즘
밤이 길어질수록, 우리는 빛을 기다리는 법을 배운다.




가을이 깊어지며 일출이 부쩍 늦어졌다

이른 여섯 시이면 떠오르는 태양도

밤이 서서히 하루의 주인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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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만 해도 일출이 아침의 출근길을 반겨주었는데, 이제는 가로등 불빛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문득, 시간의 흐름이 이렇게 실감날 때가 또 있을까 싶다.


하루가 짧아지고, 밤이 길어진다는 건

우리가 다시 고요함 속으로 들어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람의 마음도 계절을 닮아, 활발하던 열기가 차분한 생각으로 바뀌어가는 때이다.


어둠이 길어지면 사람들은 빛을 찾는다.

촛불 하나에도 위로를 느끼고,

창가에 스며드는 달빛에도 마음이 머문다.

그리고 그 기다림 속에서, 우리는 조금 더 깊어진다.

세상의 속도가 느려지고, 그 느림 속에서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밤이 길어지는 이 계절,

그 어둠이 우리를 멈추게 하고, 돌아보게 한다면

그 또한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시간은 언제나 흘러가지만,

그 흐름 속에서 멈춰 사색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계절을 사는 사람’이 아닐까.


오늘의 긴 밤이 당신에게 고요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당신만의 빛이 조용히 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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