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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May 08. 2016

40. 빈 여행

빈 여행


오늘은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빈으로 떠나는 날이다.  

이곳도 독일 뮌헨과 같이 수도인 도시를 반나절만에 둘러보아야 하는 일정이다. 오늘 오후에 빈을 보고 1박 한 후 내일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로 떠난다.

  

오스트리아는 이미 잘츠부르크와 할슈타트에서 이 나라 특유의 풍광 그중에서도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멋진 조화 등을 보았다.  이제 가는 빈은 이 서쪽 지역의 도시들과는 다른 수도로서 또 과거 유럽을 대표하는 합스브르크 왕가의 흔적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대표적인 음악의 도시답게 일 년 내내 공연이 끊이지 않는 문화의 도시이다.

라틴 문화가 프랑스 파리나 이탈리아 로마에서 그 절정을 꽃피웠다면 오스트리아 빈은 게르만 문화가 화려하게 꽃을 피운 곳이다.  시간은 많이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모습을 느끼려고 노력할 것이다.


어제와 같이 호스텔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그리고 중앙역으로 가서 9시 기차를 탔다.  이 기차는 2시간 20분 여를 달려서 11시 24분 빈의 서역에 도착한다.


역에 도착하자 호텔을 찾아갔는데 근처에 있어서 도보로 이동했고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아직 체크 인 시간이 안 되어서 큰 짐을 모두 맡기고 바로 시내 투어에 나섰다.  이전의 호텔은 이런 로비 공간도 없는 저렴한 곳이었던데 반해서 아내가 같이 하면서 호텔 수준이 한 단계 격상된 것 같다.  엄마를 많이 배려하는 아들의 자상함이 돋보였지만 아마도 아내는 지금까지 우리가 이 정도 수준의 호텔에서 지내 왔다고 생각할 것이다.

엄마가 같이 하면서 또 하나 달라진 점이 또 나왔다.  아들이 전철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단 3 정거장을…  나하고 둘이 다닐 때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었다.


Green line을 타고 Kartsplatz라는 역에서 내렸는데 이곳이 오페라 하우스를 시작으로 많은 명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일단 오페라하우스를 보았다.  내부 투어도 있는 듯했으나 우리는 일정 관계로 외부만 구경했는데 이 오페라하우스가 음악의 도시 빈의 대표적 건물이라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슈테판 대성당 방면으로 올라가는 길이 케른트너 거리라 하는데 최대의 쇼핑거리이다.  또 차가 다니지 못하는 보행자만의 거리여서 넓은 길을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다.


아내가 명품거리에서 진행 속도가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아들까지 그 대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특히 보석을 파는 스와로브스키 매장이 여러 곳에 있었는데 아내뿐 아니라 그 당시 여자 친구가 생긴 아들 역시 발을 떼지 못하였다.  덕분에 나의 자리는 쇼핑센터마다 구비하고 있는 남편들을 위한 소파였고 이곳에서 많은 유럽의 남편들과 멋쩍은 웃음을 교환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곳 거리를 거닐다 보니 Nordsee라는 상호가 붙은 해산물 전문식당이 있었다.  이곳에서 나와 아들은 스페인에서의 미련이 남아있는 빠에야를 먹었고 아내는 초밥을 먹었다.  가격은 33유로가 나왔다.

 

 이제 성 슈테판 성당으로 갔다.  이곳은 빈 시내 한가운데에 있는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곳이다.  합스부르크의 대공 루돌프 4세에 의해 세워진 성당으로 여러 번의 개축을 통해서 오늘날의 성당이 완성되었다.  이중 남탑의 높이는 137M나 되며 65년에 걸쳐 완성되었으며, 16세기와 17세기 두 번에 걸친 오스만 튀르크 제국 침략시 감시탑으로 쓰였다고 한다.  모자이크 지붕이 인상적이다.

성당 내부도 외관만큼이나 화려했다.  옛 합스부르크 왕가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왕궁(hofburg)을 보러 갔다.  

이 왕궁은 지금까지 보아왔던 하나의 건물이 아니고 합스부르크가 의 역사와 번영을 반영하듯 역대의 군주들이 차례로 증축을 해온 여러 개의 왕궁 관련 건물들(황제 아파트먼트, 승마학교, 왕궁 예배당, 국립도서관, 미술관등)이 들어서 있고 정원까지 있어서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과 같은 크고 웅장한 느낌을 준다.  사실 이곳은 우리가 프랑스 베르사유에 가면 최소한 하루를 보내듯 그 정도 시간을 가지고 내부까지 찬찬히 둘러보아야 할 곳이다.  우리의 일정상 외관만 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쉬웠지만 역시 훗날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곳은 구왕궁과 신왕궁으로 나뉘는데 구왕궁은 필요에 따라 증개축을 해서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흩어져 있는 모습이고, 반면에 신왕궁은 시원스럽고 웅장한 분위기를 풍긴다.


 구왕궁에 들어가는 입구에는 미하엘 광장이 있다.  이곳에는 항상 관광 마차가 북적거린다

이 미하엘 광장에서 구왕궁으로 들어가는 정문이 미하엘 문인데 특히 천장이 너무 아름답게 만들어져 있다.  문의 양옆에는 4개의 헤라클레스 상이 있다.

이 문을 넘어서면 왕궁 정원이 나오는데 정원이라는 느낌보다는 건물에 둘러싸인 광장 같은 곳이다.  이중 마주 보이는 레오폴트관이라는 건물은 현재 대통령 관저로 쓰이고 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황제의 아파트먼트가 있다

다시 스위스 문을 통해서 들어가서 신왕궁을 보았다. 

그리고 왕궁 정원까지 보고서 왕궁 투어를 마무리했다.

상당히 아쉬웠지만 다음에 다시 와서 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다시 밖으로 나와서 café Mozart에서 오스트리아 빈 스타일의 커피를 마셨다.  내가 대학 다닐 때는 서울에서도 비엔나커피라고 유명했었다.  이 카페의 종업원이 와서 주문을 받고 커피를 가져다주었는데 은발의 멋진 노신사였다.  이분 말씀이 오늘 빈의 기온이 40도에 육박한다고 한다.  같은 오스트리아지만 우리가 있었던 잘츠부르크와 할슈타트 등의 서부지역과 동부지역인 빈과는 기후대가 전혀 틀렸다.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로 도시 전체가 찜통이었다.  중부 유럽으로 오면서 남유럽의 끔찍했던 기후에서 탈출하는가 싶었는데 이곳 빈에서 다시 마주치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가 갈 예정인 헝가리와 체코도 같은 기후일 것이다.

이분에게 빈은 언제 오는 것이 가장 좋냐고 물어보니 지금만 피하면 된다고 말하면서 미소를 띄었다.


이 카페에서 우리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우리가 먼저 다녀왔던 남유럽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특이하게도 더위를 식히라고 여러 곳에서 시원한 물을 분무 형태로 살짝 뿌려주고 있었다

 반나절의 짧은 관광으로 빈에서의 아쉬운 추억을 뒤로 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 방은 침대 3개가 있는 아주 깔끔하고 깨끗한 곳이었다.  엄마가 오니 아빠와는 전혀 다른 대우를 하고 있는 아들을 보니 기특하기도 했지만 얄미운 생각도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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