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 흙의 소중함 20240310
흙의 소중함이야 따져서 뭘 하겠습니까. 옛날부터 사람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다시 말하면 우리는 흙 위에서 생활하고 흙에서 생겨난 것들을 먹으면서 평생을 삽니다. 삶을 다 한 뒤에는 어떻습니까. 흙으로 돌아갑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평소 땅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사는 시간이 많지만, 그 존재의 소중함을 부정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당장 이 세상에 땅이 없다면 무슨 일이 생겨날지 궁금합니다. 인간은 어떤 삶을 이어갈지 하는 걱정거리도 생깁니다. 모두 물고기처럼 생활해야 할지, 아니면 구름처럼 하늘에 머물러야 할지 모를 일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생물은 흙을 딛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우리는 흙을 떠나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흙은 우리에게 먹을거리를 주고, 생물 다양성 보전, 에너지 생산, 자연생태계의 균형을 이루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흙을 오염시키거나 훼손시켜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산업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바쁜 일상에서 흙의 가치에 대해 되돌아볼 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땅이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를 외면한다면 미래는 큰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의 흙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토양의 오염에 대해 걱정을 한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닙니다. 많은 생태학자는 수년 아니 수십 년 전부터 그 심각성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농사에 있어 유해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유기농법으로 작물을 키우고 생산하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정부가 토양을 보존하기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아울러 사회 각층의 노력이 뒤따라야 가능한 일입니다. 먼저 국민들은 생활에서 나오는 쓰레기의 양을 줄이고 일회용품 사용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장바구니 사용 생활화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기업에서는 폐기물관리법을 통해 규정된 처리 기준과 방법으로 산업 폐기물을 처리하고 가급적 재활용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며칠 전 신문 기사를 읽었습니다. 정부에서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앞두고 시기를 슬그머니 뒤로 미루었습니다. 국민 경제가 좋지 않아 자영업자들의 편의를 봐주겠다는 의미입니다. 어렵게 만들어진 규칙이 시행해 볼 기회를 잃었습니다. 자영업자나 국민들이 다소간의 불편함이 있어도 후세를 위하는 일이라면 어려움을 참아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는 이 땅의 주인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잠시 빌려 쓴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오염되어 못쓰게 될 땅은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야겠습니까. 지구의 환경오염은 우리 국민만의 일은 아닙니다. 전 세계인이 함께 인식하고 있는 일입니다.
무분별한 쓰레기의 배출은 소중한 땅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현실을 가까이에서 목격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난지도가 쓰레기로 포화상태를 이루어 산을 이루었습니다. 김포 매립장도 이제는 연한을 넘겨 다른 곳을 찾아야 하는 입장에 서있습니다. 이 이밖에 전국의 지자체도 크고 작은 매립장과 소각장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그 지역 주민들의 생활 질을 떨어뜨리고 민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육지는 흙으로 되어 있다고 착각하지만 지구의 실제 모습은 돌로 이루어진 암석입니다. 그 위에 바다가 있고 육지에는 흙이 아주 살짝 덮여 있는 것입니다. 흙 1cm가 만들어지는 데는 약 200년의 세월이 걸린다고 합니다. 흙은 물과 바람에 의해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집니다. 흙 1g 속에는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약 3천만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들의 삶이 되는 이 많은 흙이 만들어지기까지 쉽지 않은 세월입니다.
늦은 감은 있지만 흙의 소중함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2015년 흙의 날이 만들어졌습니다. 농업의 바탕이 되는 흙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3월 11일로 제정되었습니다. 이날로 정해한 것은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3월과 하늘, 땅, 사람의 3원과 농업, 농촌, 농업인의 3농을 뜻하고, 11일은 흙(土)을 나누어 십(十)과 일(一)을 더한 숫자가 11일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계는 인구의 증가와 함께 도시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땅의 훼손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산림은 물론 경작지가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옛말이기는 해도 말 타면 종 부리고 싶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편리함만을 쫓다 보면 모르는 사이에 토양은 오염되고 그 오염된 곳에서 생산된 음식물을 먹게 됩니다. 건강이 괜찮겠습니까. 흙의 오염은 시내와 강, 바다도 멍들게 합니다. 한 번 홍수나 장마가 지나가면 물이 있는 곳에는 각종 오염물질들이 쌓입니다. 이것을 처리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기자의 인터뷰에 걱정 섞인 말이 흘러나옵니다. 우리의 건강과 쾌적한 환경을 위해 이 날 만큼이라도 한 번 생각해 볼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