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 관행 20240817

by 지금은

관행이 발목을 잡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이 끝나자 좋지 않은 일이 발생했습니다. 금메달을 딴 선수가 그동안의 몸 고생 마음고생을 털어놓았습니다. 그의 말은 한 사람만의 이야기만 아닙니다. 오랫동안 관행이라는 숨겨진 생활 행태입니다.


이야기를 간단히 요약해 봅니다. 운동을 하다가 다쳐 상태가 지속되는데도 변변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다음 시합을 위해 참고 뛰었답니다. 협회에서 보다 세심한 배려와 관심을 가져주었다면 보다 나은 상태가 아니었을까 하는 서러움이었을지 모릅니다. 다음으로는 자신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관행이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했다고 합니다. 후배라는 이유로 선배들의 잡다한 일을 도맡아야 했습니다. 예를 들면 함께 생활하는 숙소의 청소, 집기의 정리, 운동기구의 수선, 빨래까지 해야 했기에 휴식 물론 운동시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나 일이 끝나고 나면 늘 여운이 남게 마련입니다. 좋은 여운이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때가 문제입니다. 금메달을 땄으니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쌓였던 설움이 복받쳤는지 모릅니다. 협회는 협회대로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그동안 뒷바라지를 해준 게 얼마인데, 서로 다른 말이 오갔지만 불이 꺼지듯 잠시 잠잠해졌습니다. 하지만 선수는 숨을 돌린 듯, 자신의 속내를 비쳤습니다.

선수와 협회 간에 좋은 관계를 말하기도 하지만 선수 관리를 두고 양쪽이 불협화음을 드러내는 곳도 있습니다.


‘관행’


한 유명 배구선수의 말도 금메달을 딴 선수처럼 이야기를 합니다. 옛날에는 다 그랬는지 모릅니다. 저도 막내 선수로 속상했던 과정을 거쳤습니다. 오랜 일이고 보니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고쳐져야 할 것은 분명하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시절 내가 배구 선수인가 빨래 선수인가 착각이 들 정도라고 했습니다.


‘관행’


어디 운동의 세계뿐이겠습니까. 알고 보면 관행이라는 이유로 사회 곳곳에서는 평등이나 배려가 실종된 곳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눈에 보이는 곳이 국회입니다. 최고의 입법기관에 모여 있는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볼 때 눈에 거슬리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청문회에서 증인 출석을 두고 벌어지는 모습은 사회 통념으로 볼 때 영 낯설다는 느낌이 듭니다. 화난 부모가 어린 자식을 윽박지르듯 하는 풍경은 아무리 이해를 해보려고 해도 이 시대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애들이 볼까 무섭네.”


어느 날 국회에서 벌어지는 낯 뜨거운 광경에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법을 다루는 국회의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시정잡배의 행동과 말씨입니다. 깡패의 세계에서 있을 법한 광경도 보입니다. 증인을 불러놓고 답변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이유를 불문하고 듣기에 민망한 말을 마구 쏟아냅니다. 가끔 국회에서 벌어지는 모습을 볼 때 이곳이 민주주의를 자처하는 장인가 의구심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관행’


국회의 광경을 말했지만 이 사회에서 어디 이곳뿐이겠습니까. 사회 곳곳에 널려있고 가정에도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선배, 직장 상사라는 이유 등으로 납득하지 못할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라고 해서 관행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반성해 보니 낯 뜨거운 일도 있었습니다. 직장에서 별일 아닌 것으로 남을 다그치거나 서로 얼굴을 붉힌 때,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별 일 아니라는 이유로 규칙을 슬그머니 어긴 일, 가정에서 가장이라는 이유로 아내와 자식에게 상처되는 말을 한 때도 있습니다. ‘관행’을 세세히 열거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느끼는 옳지 못한 관례는 고치는 것이 성숙한 사회로 가는 길이라 여겨집니다.


사건의 발단이 꼭 이번만은 아니지만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잘잘못을 밝히고 다음을 위해 시정을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관행’


관행이라고 해서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질서를 지키고 남을 배려하는 관행도 있습니다. 전부터 미풍양속으로 전해 내려오는 무언의 약속입니다. 충효가 그렇고, 우애나 사랑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관행’


이 말 단어 자체가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단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때가 문제입니다. 앞으로는 우리 사회가 인정하는 관행으로 모든 일이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기회로 너나없이 한번 지난 일을 되돌아보는 마음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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