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 종이비행기 20240819

by 지금은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종이비행기 국가대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뭐, 하찮은 종이비행기에 국가 대표가 있다고?’


다른 채널로 옮기려다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분야별로 3명의 국가 대표가 있다니 더욱 궁금합니다. 서로 다른 종목으로 멀리 날리기, 오래 날리기, 곡예비행이 있습니다. 많은 나라가 참가하는 세계대회에 나가 당당히 우승을 했다고 합니다. 선수는 나라마다 종목별로 한 사람씩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모르고 지내서 그렇지 벌써 여러 해를 거듭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계 대회가 있으니 우리나라에도 대회가 있어야겠지요. 물론입니다. 국내 대회가 있고 동호회도 있습니다. 그동안 나만 모르고 있었을까요? 그렇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저 하찮은 종이비행기로 생각했기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을 뿐입니다. 내가 비행기를 접기 시작한 지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입니다. 동네 형들과 놀이를 하는 중 어깨너머로 배웠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이비행기 하면 딱 한 종류밖에 몰랐습니다. 어릴 때 접어서 가지고 놀았지만 방법은 잊지 않았습니다.


지난 5월입니다. 교육청 이음센터에서 놀이교육 전문가 교육이 있다기에 신청을 했습니다. 여러 가지를 익혔는데 이중에는 종이비행기를 이용하는 놀이도 있습니다. 수업이 시작되어 비행기를 접어보라고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머뭇거렸습니다. 제시간에 접은 사람은 나와 뒷자리에 앉은 한 사람뿐입니다. 각자 말합니다. 어렸을 때 접어서 가지고 놀았는데 수십 년이 지나다 보니 잊어버렸다는군요. 이 시간에 한 놀이는 물체를 맞추어 쓰러뜨리는 경기입니다. 피라미드를 쌓듯 종이컵을 엎어 쌓고 이어 비행기를 날립니다. 쓰러뜨린 개수가 많을수록 높은 점수를 얻는 경기입니다. 해보니 마음같이 쉽지 않습니다. 비행기가 가볍다 보니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경기가 그렇듯 연습이 필요함을 알았습니다. 어디 경기 뿐이겠습니까. 이 세상에는 숙달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악기 다루기가 그렇고, 자동차와 자전거의 운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따지고 보면 반복하여 익혀야 할 것들은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종이비행기의 모양도 여러 가지입니다. 접는 방법이 제각각이라서 익히기에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비행기를 날리는 방법도 몇 가지나 됩니다. 올바른 자세와 힘 조절도 중요하니 이 또한 반복이 필요합니다. 그들의 대담을 눈여겨보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유튜브’ 동영상을 찾았습니다. 내가 색종이 접기를 할 때 참고했던 것처럼 도움이 되었습니다. 종이 접기를 많이 해봤으니 처음부터 망설임은 없었습니다. 보고 따라 하면 쉽게 익히리라 짐작이 갔습니다.


우리 식구는 휴일을 맞아 저녁에 외식을 하고 커피를 마셨습니다.


“뭐 하고 있어요?”


“갑자기 생각나는 일이 있어서요.”


늦은 커피는 잠을 달아나게 했는지 모릅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잠자리에서 뒤척이다 낮에 본 비행기 생각이 나서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움직이는 기척을 알아차렸는지 침실에서 서재로 건너왔습니다.


종이를 꺼내놓고 동영상을 보면서 하나를 접었습니다. 생각처럼 잘 날지 않습니다. 방안이 비좁아서일까요. 원하는 만큼 되지 않습니다. 천정에 부딪치거나 벽에 부딪칩니다. 다시 하나를 접었습니다. 처음과는 달리 정성을 들였습니다. 대표선수의 손놀림을 따라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는 자를 이용하여 치수를 재고 선을 똑바로 맞추어 좌우의 균형이 일치되도록 했습니다. 나도 그렇게 하려고 집중했습니다. 색종이 접기를 해본 나는 선의 중요함을 알고 있습니다. 글자가 간격 놀음인 것처럼 종이 접기는 선 놀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 것과 다음 것을 비교하니 외양부터 차이가 납니다. 접을수록 모양새나 성능이 좋아지리라 믿습니다. 비행기를 현관에 놓여있는 운동화 위에 얹어 놓았습니다. 새벽 운동을 할 때 너른 마당에서 날려보아야겠습니다. 종이비행기 만들기와 날리기의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이곳저곳을 찾다 보니 어느새 먼동이 창문을 넘어왔습니다.


한동안 내 소일거리가 생겼습니다. 단조로운 아침 공차기에 비행기 날리기를 더하면 새벽이 더 기다려질지 모릅니다. 종이비행기 대표선수, 뭐 나라고 못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몰입을 해볼까 합니다. 색종이로 아이들과 친해지듯 종이비행기로 더 많은 아이들을 대할 수 있으리라 짐작됩니다. 묘기 아닌 묘기로 아이들을 불러들인다면 놀이교육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재주를 하나 더하는 셈 치고 몇 상자의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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