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아버지는 구름 모자 주인

구름 모자

by 지금은

할아버지는 구름 모자를 타고 파란 하늘을 떠가다가 눈이 부신 햇살에 눈을 떴습니다. 벌써 몇 시간이나 잤는지 모른답니다. 해님이 머리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음, 잘 잤다, 그런데 어느새 이렇게 시간이 됐지? 배가 고픈 걸 보니 벌써 점심때가 되었나 보 군.’

할아버지는 두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켜고 주위를 살펴보았습니다. 주위는 온통 파란 하늘일 뿐 해님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 어떻게 된 거야?’

할아버지는 잠시 생각하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구름을 놓치고 싶지가 않아서 구름을 간신히 잡았는데 이렇게 될 줄이야. 할아버지는 정신을 가다듬고 서서히 아래를 살펴보았습니다. 너무 높이 올라와서 지금 있는 곳은 어디인지 무엇이 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할아버지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배도 고프고 땅으로 내려갈 생각을 하니 아득하기만 합니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는데.’

할아버지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시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어디가 어디인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도 무심하시기도 하지, 좋은 일을 하는 중인데 내 뜻도 몰라주시다니 말이야.’

할아버지는 배가 고프고 목도 마른 나머지 구름을 한주먹 뜯어서 입에 넣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먹을 수가 있다고는 전혀 생각을 해보지 못하고 한입 넣어 본 것인데, 구름 덩어리는 솜사탕처럼 가볍고 맛이 있었습니다. 찹쌀떡처럼 차지고 맛이 있었습니다. 아마 죽으라는 법은 없나 봅니다.

‘하느님 고맙습니다. 조금 전에는 제가 실수를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고는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비행기가 할아버지의 왼쪽 멀리서 소리 없이 은빛 날개를 펼친 채 서쪽으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한곳으로 뭉쳐져 있던 비행기보다도 큰 구름이 옆으로 한발 물러섰습니다. 아마 비행기가 무서워서인지도 모릅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할아버지는 지나가는 비행기를 향해 손을 흔들었지만, 비행기는 할아버지를 보지 못했나 봅니다.

‘급하기는 급한가 보군, 내가 손을 흔드는 것도 모르고 지나치다니. 모든 일은 급히 서두르면 실 수를 하는 법인데 말이야.’

할아버지는 파란 하늘을 향해 누워서 콧노래를 부르며 멋진 여행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왠지 아셔요?’

잠을 잘 곳도 먹을 것도 문제없기 때문이랍니다. 바람이 살랑살랑 할아버지의 귓전을 스치며 말했습니다.

“즐거운 여행이 되셔요.”

이전 02화2.구름 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