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누룽지

입이 간질간질 1

by 지금은

선생님이 살그머니 손가락으로 불렀습니다.

“네?”

선생님이 손바닥을 펴셨습니다. 나도 따라서 손바닥을 폈습니다.

“비밀.”

궁금합니다, 선생님은 맨날 비밀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알고 보면 비밀도 아니고 말씀은 그렇게 하시면서도 우리에게 비밀로 하시는 일은 없으십니다.

“너만 주는 거야.”

“네.”

“눈감아요.”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주 조그만 것을 손바닥에 올려놓으시고는 내 손을 오므렸습니다.

“입에 쏙 넣는 거야.”

자리로 돌아와서 입에 쏘옥 넣었는데 무엇인가 입안에 걸려서 살그머니 빼어 봤더니 사탕이 비닐에 싸여 있습니다. 살그머니 벗겨서 입에 다시 넣었습니다.

옆에 앉은 다영이가 곁눈질로 내 입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고는 침을 꼴깍 삼켰습니다. 선생님 몰래 손을 내밀었지만, 줄 것이 없습니다. 책상 밑으로 해서 손을 살래살래 흔들었습니다. 다영이의 입이 쌜쭉해졌습니다.

‘치.’

그냥 모른 척했습니다.

쉬는 시간에 다영이가 말했습니다.

“그까짓 사탕 하나 가지고 재지마라.”

“잴 것도 없지만 하나밖에 없으니까 그렇지.”

다영이의 입에서 침이 꼴깍하고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열심히 해봐, 선생님이 주실지 모르니까.”

친구들 몰래 먹는 사탕의 맛은 꿀맛입니다. 아니, 누룽지 맛입니다. 사탕을 여러 번 먹어 봤지만, 처음으로 맛보는 누룽지 맛입니다. 입안이 구수합니다.

다영이는 다음 시간부터 자세를 바르게 하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사탕을 받지 못했습니다.

“치, 선생님은 예쁜 애들만 사탕 주고…….”

다영이는 선생님을 아주 못마땅해 하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음날 아침이 조회 시간입니다.

“다영이는 어제 학습 태도가 제일 좋고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어요. 이리 와요.”

다영이 손바닥에 누룽지 사탕이 숨겨져 있습니다. 다영이의 얼굴이 입에 가려 눈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전 16화16. 풍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