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간질간질 2
‘오늘은 이사 하는 날.’
온 집안 식구들이 다 모였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큰아버지, 큰엄마, 작은아버지, 작은 엄마, 고모부, 고모, 이모, 이모부, 형들, 누나들, 동생들, 그리고 아저씨들, 아주머니들.
모두들 분주합니다. 방안을 왔다 갔다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무척이나 바쁩니다. 짐들이 하나씩 밖으로 나갔습니다. 방이 차례로 비어갑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이사하는 집을 아직 떠나지 않은 식구들이 있습니다.
‘어떤 식구들이냐고요?’
시계입니다. 매일 이방 저방 떨어져 살았는데 오늘은 모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시계 식구들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그동안 각자의 할 일을 지정된 곳에서 했는데 모이고 보니 대단한 식구들입니다. 큰 시계부터 작은 시계까지, 제일 나이가 많은 어른 시계부터 가장 나이가 적은 어린 시계까지 다양합니다. 이사하는 것을 구경 온 사촌 동생이 말했습니다.
“와, 시계가 너무 많다! 하나, 둘, 셋……, 열, 열하나. 시계 가게를 차려도 되겠네.”
“그러게 말이다.”
할머니가 건넌방을 오셔서 큰 상자에 들어가는 시계를 보고 말씀하십니다. 모두 입을 벌렸습니다. 그동안 집에서 열심히 일을 한 시계도 있지만은 이 집에 와서 할 일이 없어서 계속 낮잠만 잔 시계들도 많습니다.
‘왜냐고요?’
그야 시계가 방마다 하나씩, 거실, 주방을 합쳐도 다섯 식구면 충분히 일을 하고 집안 식구들의 시각을 알려줄 수가 있으니까요.
새집에 다다르자, 시계들은 맨 마지막으로 거실 바닥에 줄을 맞춰서 정렬하게 되었습니다. 식구들의 결정에 따라 하나씩 깨끗한 벽을 차지했습니다. 모두 다섯 개의 시계 가족들이 자기들의 일자리를 찾아 떠났습니다.
헤어지면서 말했습니다. 뒤돌아보면서 말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자, 자명종 소리로 우리 서로 소식을 전하고 이야기를 나누자.”
모두들 자기 자리로 떠나자, 나머지 시계들은 바닥에서 일어날 줄을 모르고 눈치만 보고 있었습니다.
이때입니다.
“이모부, 시계가 너무 많아요, 내가 가져가도 될까요.”
“마음대로 하려무나, 이제는 더 놓아둘 곳도 없으니.”
그러자 민기가 마음에 드는 시계를 두 개를 골랐습니다. 엄마가 보고 있다가 말했습니다.
“집에도 시계가 많은데 더 가져서 뭣하게?”
“시골 외삼촌 형네 주게요, 형과 누나가 이 시계를 보면 예쁘다고 좋아할 거예요. 작은 사촌형 네도 주어야지 .”
엄마가 눈을 흘기자, 고모가 말했습니다.
“잠자는 시계를 그냥 두면 뭣해요. 그냥 두면 점점 게을러져요. 시골 가면 할 일이 있을 거예요.”
“맞아요, 일할 시간 가르쳐 주고 일하다 보면 정신없으니, 약속 시간도 알려 주고.”
그러자 민기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모가 시계를 상자에 가지런히 담았습니다.
“이 녀석, 눈도 밝다, 한 번도 일을 하지 않은 시계들만 잘도 고르네.”
하고 웃으셨습니다. 집안 식구들도 따라 웃었습니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척이나 가볍습니다. 시계의 속삭임처럼 말입니다. 시계들도 분이 좋았
습니다. 모두 밥을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앞으로 일을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니 매우 기쁩니다.
두 시계는 집에 있는 시계 가족들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민기네 집으로 향하면서 준비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재깍 재깍 재깍재깍.’
합창하기도 하고 각자 독창하기도 했습니다. 가끔 약속 시간을 알리는 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맑은 공기, 넓은 공간, 새로운 환경, 모두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재깍재깍, 똑딱똑딱.’
‘땡땡땡, 알림, 알림, 뻐꾹뻐꾹, 꼬꼬댁꼬꼬댁.’
신나서 외쳐 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