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볼일 없음의 미학 1
단풍잎은 풋풋한 맛을 간직하고 있다.
감잎은 감맛
밤잎은 밤맛
다래잎은 다래맛
낙엽은 곰삭은 맛을 간직하고 있다.
감잎은 홍시맛
밤잎은 포실포실한 맛
다래잎은 숙성된 맛
다래잎이 제일 먼저 떠났다.
추석이 지났으니까
다음은 밤잎
사나운 밤송이가 지켜주어도 서릿발을 이기지 못하니까
감잎은 마지막 잎새가 되었다.
왜?
엄동설한에 까치밥이 되고 싶단다
그래서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란다
고욤은 안다.
사촌인 감나무의 마음을
늦게까지 남아 홍시가 떠난 자리를 메우기로 했다.
갈잎은 구구각색 제멋대로 인 줄 알아도 제자리를 지킨다.
어울릴 줄도 안다.
떠날 때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