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114. 글을 쓴다는 것 20230615

by 지금은

“알겠어.”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의 표현입니다. 내 생각이든 남의 생각이든 어찌 되었든 내 머릿속에서 끄집어내는 것입니다.

요즘은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전에는 혼자 읽고 생각을 했는데 이번만큼은 전과 다릅니다. 내 의견을 내놓고 동의를 구하기도 하지만 남의 것을 보고 생각을 나누며 공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평생학습관의 프로그램에서 어느 작가의 글쓰기 질문에 관해 기술한 책을 중심으로 학습이 이루어집니다. 강사 한 사람이 강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러 사람이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놓았을 뿐입니다. 하루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고민하는 가운데 의견을 나눕니다. 강좌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수강생들의 말에 일언반구 토를 달지 않습니다. 잘 모르겠으나 몇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마디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이라면 맞는 말인지 모릅니다. 아이들에게 공을 하나 던져준 셈입니다.

‘너희들이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봐.’

생각대로 수강생들이 잘 가지고 놉니다. 공격을 하는 사람, 수비를 하는 사람, 마지막 키퍼도 있습니다. 예의를 지키느라 그러는지 공격하는 사람의 숫자가 적습니다. 있다고는 해도 공격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키퍼에까지는 갈 생각을 하지 않는 게 분명합니다. 공격다운 공격을 하지 않으면서도 할 말은 다 합니다.

공격하는 사람이나 수비하는 사람이나 발놀림이 둔합니다. 대신 어떻게 공격하고 어떻게 수비를 해야 옳은지에 대한 이론으로 운동장은 시끌벅적합니다. 나도 여기에 끼었습니다. 생각이 짧고 말이 별로 없으니, 이론으로 무장한 사람들 틈에 낀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님을 실감합니다.

가물에 콩 나듯 몇 번의 문제를 제기하고 의견을 제시해 보았습니다.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용이 풍부하지 못함에도 동의하고 글쓰기의 방향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고 보니 각자의 이력이 대단합니다. 아직 누구라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서간 사람들의 명성을 생각하며 나도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훌륭한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 나도 이에 속하기는 하지만 갑자기 이상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 듭니다. 물에 대한 답을 찾아내고 펼쳐가는 과정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좁은 운동장이지만 나름대로 공간을 살려 아기자기한 재주를 부리기도 합니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 공을 차보던 나는 그들의 발놀림과 공을 간수하는 방법에 마음이 팔렸습니다. 그들의 글이 올라올 때마다 지체 없이 휴대전화를 열어봅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글감을 찾아내고, 이렇게 구상하고, 이렇게 펼치고, 이렇게 매듭을 지어갑니다. 내 연륜이 무색합니다. 잠시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내가 그동안 무엇을 한 거야.’

어느 정도 물이 올랐나 했는데 아직도 봄이 오려면 시달림이 필요하다는 감정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비록 비대면이지만 이 나이에 젊은이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게 어디입니까. 그들은 나의 나이를 모릅니다. 얼굴도 모르고 서로 나이를 밝히지도 않으니 미루어 짐작이나 하겠습니까. 그저 자신들과 같다고 믿고 있을 겁니다. 모르지요, 혹간 글의 내용으로 보아 자신들보다 연배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지도 모릅니다. 어찌하다 보니 가고자 하는 발걸음이 옆길로 샜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 앞에서도 말했지만 결국 나의 속내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나를 나타내는 방법에는 말과 글과 행동이 있습니다. 이 셋 중에 나는 글로 나타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말과 행동은 자칫 잘못하다가는 남에게 상처를 주거나 나 자신도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한 번 보인 것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아닌데 하는 순간 이미 지나가 버린 상태입니다.

하지만 글로 표현하는 것은 남에게 펼치지 않으면 내 안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잠시든 오래이든 간에 머무는 동안 다시 생각을 해볼 기회가 있습니다.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면 영원히 묻어두거나 태워버릴 수 있습니다.

‘좋고 나쁨, 필요와 불필요. 쓸모…….’

잠시 숨 고르기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남은 기간 수많은 글쓰기의 방법이나 주제를 가지고 논의하게 됩니다. 내 짧은 소견이기는 해도 많이 생각해 보고 모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눠볼 생각입니다.

오늘의 생각해 볼 내 주제는 ‘글을 쓰다가 막히면 어떻게 돌파구를 찾을까 하는 물음입니다. 늦어도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는 올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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