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121. 안경 20230619

by 지금은

영국 작가 콜린 서쪽의 동화 '핑크 대왕 퍼시'는 핑크를 좋아하는 왕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핑크를 너무 좋아해서 분홍빛 옷만 입고, 핑크 음식을 먹으며 나무, 꽃과 풀 그리고 동물까지도


모두 핑크로 물들였습니다.


그것은 개인의 만족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에게도 소유물을 전부 핑크로 바꾸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바꾸지 못하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푸른 하늘이었습니다. 하늘마저 핑크로 바꾸고 싶었던 왕은 현자에게 묘안을 찾아내라고 했습니다. 그는 고민 끝에 왕에게 안경을 건네주었습니다. 왕의 눈앞에는 핑크빛 하늘이 펼쳐졌습니다. 하늘이 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그가 쓴 안경이 핑크 렌즈였기 때문입니다.


만화가 과학보다 앞선다는 말이 있습니다. 동화도 과학보다 앞섰는지 모릅니다. 만화나 동화의 상상이 과학을 이끄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로켓이 하늘을 날지 못했을 때 만화의 세계에서는 로켓이 우주를 향해 날았습니다. 동화 속의 마녀가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녔을 때 과학은 실행에 옮기지 못했습니다.


무한한 상상이 과학을 발전시킵니다. 우주를 향한 탐험의 꿈은 물론 일상에서도 우리의 삶에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십니까. 엉뚱한 생각을 했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나만의 안경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앞으로 내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상의 현실을 탐험하거나 구경할 수 있는 특수 안경이 나왔습니다. 영상과 전자기기의 발전 때문입니다. 이제는 왕이 선호하던 안경이 다양화되었습니다. 핑크빛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색깔이 선보였습니다. 색이 변하는 안경도 있습니다. 한때 색깔이 변하는 안경을 쓴 일이 있습니다. 빛의 강도에 따라 짙고 옅음이 조절됩니다. 하나의 안경으로 실내외의 빛에 대한 대비가 가능합니다. 보안경의 구실을 한다고 하면 맞습니다.


나는 중학교 때부터 안경을 착용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시력을 측정하는 기술이나 렌즈의 제조 기술이 부족해서 안경을 써도 불편했습니다. 지금은 이 두 가지가 진일보했습니다. 다초점 안경도 있습니다. 근시 안경을 착용하다 다초점 안경으로 바꾸었더니 가깝고 먼 곳을 보는데 좋았습니다.


언젠가부터는 안경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시력 좋지 않아 쓰는 경우가 있지만 이를 벗어나 자기 외모를 드러내거나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됩니다. 멋을 내기 위한 방법의 하나라고 여기면 좋을 듯싶습니다. 안경렌즈의 색은 물론 테의 모양을 중시합니다. 얼굴에 어울리도록 다양한 형태의 모양입니다. 각양각색의 안경이 있는 것처럼 재질이나 모양에 따라 값도 천차만별입니다.


나는 그동안 많은 안경을 착용했습니다. 세월이 지나는 동안 시력도 변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몇 년에 한 번씩은 안경을 바꾸었습니다. 도수가 맞지 않아서 테가 낡아서, 실수로 망가뜨려서 이유야 가지가지입니다.


핑크빛을 좋아하는 왕처럼 선글라스를 착용하기도 합니다. 핑크빛은 아니고 초록색이거나 갈색입니다. 강한 햇빛을 차단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햇빛이 강할 때 착용하는 게 좋다는 의사의 권유도 있었지만, 안전운전을 위한 방법의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어느 경우에는 햇빛을 정면으로 받으며 운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출근 시는 동쪽을 향하고 퇴근 때는 서쪽을 향하는 때가 있었습니다.


한동안 선글라스를 거부한 때도 있습니다. 왠지 불량해 보인다는 선입견 때문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안경을 쓰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선글라스를 착용한 사람을 보기는 드물었습니다. 경제의 성장은 이런 것들마저 변화시키는 모양입니다. 교육 기간이 늘어나면서 안경을 쓰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고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이제 햇살이 강한 봄, 여름에 흔히 보는 현상입니다.


색안경은 정상을 비정상으로 보게 합니다. 요즘 복지관에 갈 때 종종 셔틀버스를 탑니다. 밖으로 내다보이는 붉은 장미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나는 진빨강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지금 보이는 색이 그렇게 느껴질 뿐이지 실제로 보면 그만큼 짙은 색은 아닙니다. 이유는 버스의 창문을 갈색 유리로 한 때문입니다. 이는 짙음을 배가시킵니다.


우리는 편견과 선입견을 품고 다른 사람을 바라볼 때 흔히 색안경을 썼다고 이야기합니다. 안경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렌즈의 색깔처럼 진실을 왜곡시켰다는 뜻입니다. 나쁜 뜻으로 쓰이지만, 선글라스를 통해 보는 세상이 멋지게 보이는 것처럼 생각의 변화가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각자의 좋아하는 색이 있는 거처럼 우리는 좋은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경이 우리의 마음마저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앞으로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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