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 해수면의 변화 20230907
올해는 세계 곳곳이 더위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내가 몇 년 전 여행을 했던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은 올여름 한낮 기온이 무려 44.6도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그리스, 이탈리아를 비롯한 남부 유럽의 가온도 50도에 가까운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폭염은 한낮의 일상을 어렵게 만듭니다. 한낮뿐이겠습니까. 밤 기온도 마찬가지입니다.
9월이 들어서서도 열대야는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을 기세입니다. 엊그제까지 밤의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았답니다. 우리나라 기상 관측 이래 88년 만에 최고의 최고 기록이랍니다. 온난화로 세계의 기온을 보면 곳곳이 최고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의 지구가 열돔에 갇히는 것에 대해 걱정하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유엔사무총장의 말처럼 이제는 ‘지구 온난화의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화의 시대’가 시작됐으며 폭염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여름을 나는 동안 그의 말을 듣고 보니 공감이 됩니다.
최근 독일에서는 ‘시에스타(낮잠) 제도 도입을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페인을 비롯한 남부유럽의 게으른 문화로 업신여기던 독일 사람들이 머지않아 한여름에 시에스타에 빠져들지 모릅니다. 우리는 그동안 독일 국민은 부지런하다고 믿어왔습니다. 폭염이 오죽 심하면 이런 생각을 하겠습니까.
나는 시에스타가 낮잠이라는 것을 소문에 의해 들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이 한낮에 사무실이나 상가의 문을 걸어 잠그고 한 시간 동안 잠을 잔다고 했습니다.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세상에 이런 일이…….’ 했는데 내가 그들을 닮아갑니다. 올여름에는 밤잠을 설치지도 않았는데 낮이면 스스로 눈이 감깁니다. 처음에는 감기는 눈을 깨우려고 줄다리기했지만, 역효과만 불러왔습니다. 서서히 몸과 마음이 피곤해집니다. 어쩔 수 없이 저주키로 했습니다. 식사 후 쪽잠을 잤습니다. 잠이 깨었을 때 머리가 맑아졌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날 이외에는 대부분 낮잠을 잤습니다. 폭염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동식물은 자연의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간다고 했는데 꼭 맞는 말입니다.
2014년입니다. 서울시가 스페인의 시에스타를 모델로 ’ 쪽잠 제도’를 시행했으나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밤샘 근무자나 임산부 등이 관리자의 승인을 받아 이용할 수 있게 했으나, 쪽잠을 자는 만큼 출근 시간을 앞당기거나 퇴근 시간을 늦게 하도록 해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나 봅니다.
나의 쪽잠 경우처럼 낮잠은 더위를 잊게 할 뿐만 아니라 연구 결과 업무의 집중력과 수행 능력을 높여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대략 20분 내지 40분 정도가 적당하다고 합니다. 긴 낮잠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습니다. 바로 밤에 일어나는 불면증입니다.
곰을 비롯한 몇몇 동물들은 겨울잠을 잔다고 합니다. 겨울잠을 자는 이유는 추운 날씨로 먹잇감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에너지의 사용을 최대한 줄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이들은 겨울잠에 들어가기 전 먹이를 많이 먹어 몸속에 충분한 에너지를 저장하고 비교적 따듯한 곳에서 겨울잠을 자게 됩니다.
식물도 겨울잠을 잘까요? 식물은 늦가을쯤 되면 잎을 떨어뜨립니다. 그 이유로 잎은 양분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겨울은 햇빛도 부족하고 물도 부족해서 양분을 만들지 못하느니 차라리 잎을 떨어뜨려서 에너지가 쓸데없이 소모되는 것을 막습니다. 잎이 난 자리에는 떨켜라는 층이 생겨서 그 자리를 막아 주고요. 잎을 다 떨어뜨리고 비축해 둔 양분으로 살아갑니다.
동물의 겨울나기에 대해 말했는데 모든 동물이 폭염에 강한 것은 아닙니다. 여름잠을 자기도 합니다. 고온인 계절에 활동을 중지하는 일을 말합니다. 여름잠을 자는 동물은 열대나 아열대 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우기와 건기에 적응한 형태입니다. 온대에도 여름잠을 자는 동물이 있습니다. 달팽이는 여름에 비가 오지 않을 때는 껍데기의 뚜껑을 닫고 잠에 빠지며, 그 밖에 악어·거북·개구리·곤충 등도 여름잠을 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남반구에 있는 폐어류는 건조기 동안, 살고 있는 장소의 물이 마르면 물 밑의 진흙으로 들어가 여름잠을 잡니다. 사막에 사는 뜀쥐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구상의 기온이 점점 높아질수록 여름잠을 자는 시간이 길어질까요. 어쩌면 이와 반대로 언젠가는 겨울잠이라는 용어가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급격한 기온의 변하는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지구상에 생물이 나타난 이래 이들은 기후에 적응되어 왔습니다. 급격한 변화는 새로운 적응을 위해 힘든 시련을 견디어야 합니다. 우리는 변화에 동화되어야 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인간 스스로 나쁜 환경을 만들어 고생의 길로 접어들었어야 하겠습니까.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머리를 쥐어짜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