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 문구 20230911
“개 소변”
☆금지☆
서로 배려해요
신문을 보다가 사진 에세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자동차 바퀴를 감싼 커버를 보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산책할 때 반려견이 싼 대변은 당연히 치워야 하지만 소변도 치워야 할까? 동물보호법 등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엘리베이터, 계단 등 건물 내부 공용 공간 및 평상, 의자 등 사람이 눕거나 앉을 수 있는 기구 위의 것은 치워야 한다고 합니다.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서로 배려하는 성숙한 돌봄 문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니 커버는 물론 차체에도 오줌 방울이 보입니다. 보여주면 실감이 날 텐데 그럴 수 없다는 게 좀 섭섭합니다. 오죽하면 바퀴를 천으로 싸고 위에 글을 써놓았을까요. 한두 번도 아니고 한두 마리의 개가 다녀간 것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한 마리의 개가 영역을 표시하면 다음 개가 다녀가고 또 다른 개가 들려가게 마련입니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는 개가 많습니다. 단지가 세대수가 많다 보니 개 또한 한두 마리가 아닙니다. 밖을 드나들 때마다 엘리베이터는 물론 밖의 출입문에서도 개와 마주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새벽에 잠이 깨어 산책하러 나가려고 엘리베이터에 들어섰는데 물방울이 바닥을 수놓았습니다. 나는 개를 키우지 않으니, 처음에는 왜 그런지 몰랐습니다.
‘누가 물을 엎지른 거야.’
요즘 날이 더우니 누군가 컵이나 병의 얼음물을 흘린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알았습니다. 개의 소행입니다. 밖에서 실례를 해야 하는데 참지 못하고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아파트의 중앙 통로를 걷습니다. 호수 옆으로 열을 맞추어 돌의자 겸 탁자가 놓여있습니다. 군데군데 얼룩이 있습니다. 앞서가는 개가 냄새를 맡더니 그 자리에 다리를 들고 실례를 합니다. 끝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데 마주 오는 개 역시 같은 짓을 합니다. 목줄을 쥔 주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개를 따릅니다. 주민 중에는 냄새 때문에, 의자에 앉을 수가 없다고 종종 문자를 올립니다.
“누가 가끔 엘리베이터에 물을 흘려요. 이 사람 저 사람 모르고 밟았는지 얼룩이…….”
“아니, 그거 몰랐어요? 개 오줌이지.”
아내의 말입니다.
이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그러면 배변 처리를 위해 휴지를 준비했을 터이니 닦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매너 있는 사람이 분명하겠지요. 엘리베이터 안은 아니고 산책로를 가다 보면 가끔 똥 덩어리가 보입니다. 사람의 똥은 아니겠지요. 새벽 일찍 나왔다가 보는 사람이 없으니, 눈치를 보고 슬쩍 자리를 피했음이 분명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공원에서 가끔 목격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소식을 공유하는 소통 난에 문자가 떴습니다.
“지하 주차장 5-19 통로에 개똥, 그렇게 살지 맙시다.”
몇몇 사람의 부주의가 전체 애견 사람들에게 먹칠을 합니다. 반려견이라면서 개에게 욕을 먹여서야 하겠습니까. 아니 자신이 욕을 먹는 일입니다. 나는 개 키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개 자체를 싫어합니다. 친구네 집을 다녀온 아들이 물었습니다.
“친구네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는데 한 마리 키우면 안 될까요?”
어렸을 때입니다. 네가 똥, 오줌 치울 자신이 있다면 좋다고 했더니만 더 이상 조르지 않았습니다. 나는 강아지를 키울 바에야 아이 하나 더 키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믿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생각해 볼 일입니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애국심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평생학습관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입니다. 전철을 탔는데 맞은편에 앉은 중년 여인이 휴지 상자를 안고 있습니다. 무심코 다른 생각을 하다가 내릴 때 다시 보니 겉면에 큰 글씨로 ‘애완견 패드’입니다. 기저귀입니다. 나는 아기 기저귀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강아지 기저귀도 있습니다. 관심 부족입니다. 개 사료가 있고 미용에 관한 것도 있으니, 기저귀가 있다는 게 어색한 일은 아닙니다.
민원 사항이 또 올라왔습니다.
“에이, 개똥 밟았어요.”
누군가 다음 말을 이어갔지만, 나머지는 생략하겠습니다. 반려견이면 한 식구나 마찬가지가 아닙니까. 개의 배변일랑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주민 서로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배변 기저귀라도 채우면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