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199. 그림책 구상 20230917

by 지금은

요즘 생각이 복잡합니다. 보름 전에 그림책 만들기 프로그램에 등록하였습니다. 별생각 없이 시작했습니다.

‘뭐, 할 수 있지.’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동안 몇 차례 그림책을 만들다 보니 나름대로 요령을 익혔습니다. 그림을 그려 만들고, 사진을 찍어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는 색연필을 주로 이용했고, 또 다른 하나는 물감을 이용했습니다. 색종이를 활용한 때도 있습니다. 몇 권 되지는 않지만, 다양한 시도를 해봤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것을 주제로 할까. 어떤 재료를 이용할까. 아무래도 사진이나 색연필이 익숙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색연필과 물감을 함께 사용해 보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생각대로 자연물을 잘 발견할 수 있다면 사진을 활용하는 게 수월하기는 합니다. 재료의 이용이야 나중 문제고 주제가 우선입니다. 주제가 정해져야 재료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금방 떠오르지 않으니 며칠 몇 날을 고민 중입니다. 지금은 가을입니다. 미리 구상해 놓은 것이 있기는 하지만 겨울에 관련된 내용이니 이왕이면 제철에 맞는 것을 생각해 보지만 딱히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여차하면 미리 구상한 것으로 해야겠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작년에 도서관에서 멜빵바지에 관한 그림책을 보았습니다. 재미있다는 생각에 내용과 장면을 눈에 넣었습니다. 다른 소재를 찾아 이와 같은 방법을 구상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다가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보자기를 떠올렸습니다. 지금이야 가방이 대세이지만 예전에는 보자기가 우리 일상생활에서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아직도 보자기는 사라지지 않고 우리 곁에 있습니다. 쓰임이 줄어들었을 뿐입니다.

보자기의 좋은 점은 물건의 부피에 따라 크게도 작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규격화된 상자나 가방에 비해 물건의 모양을 그대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보자기는 물건을 싸는 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쓰임의 범위가 넓습니다. 멋을 내기도 하고, 몸을 보호하는 데도 쓰입니다. 두건, 스카프, 허리띠, 가리개…….

보자기의 쓰임은 어른뿐만 아닙니다. 나는 초등학교에 다닐 때 보자기를 책보로 사용했습니다. 나뿐만 아니라 그 시대 어린이들의 공통점입니다. 남자애들은 어깨에 걸쳐 메고, 여자애들은 허리에 맸습니다. 행여나 장난이라도 치는 날이면 보자기가 풀어져 책을 비롯한 학용품이 바닥에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달리기 할 때도 흔히 일어나는 일입니다. 풀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듭 대신 핀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제목을 정했습니다.

“땅콩의 보자기”

보자기를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과 장난감으로 이용하는 내용으로 정했습니다. ‘딸콩이의 보자기에서’ 딸콩이는 책보자기를 등에 메고 달릴 때 철제 필통에서 연필, 지우개 등이 흔들려 나는 소리를 생각해 낸 것입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메모합니다. ‘배트 멘 놀이’, 초등학교 운동회 때 했던 ‘이인삼각 놀이’, ‘방 썰매 타기’, ‘가위바위보 줄다리기’ 이후로 생각을 이어가지만 막히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생각이 떠오르지 않기는 오랜만입니다. 웬만하면 잘 풀렸는데 이번만큼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생각이 잘 풀릴 때는 하루에 두 가지 주제의 내용을 밑그림으로 완성한 일도 있습니다.

‘뭐야, 뭐야.’

진척이 없습니다. 믿는 구석이 있어서일까. 준비해 둔 것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해보는 데까지 해보다가 실행할 수 없다 싶으면 뒤로 미루고 이미 짜놓은 주제로 만들어야 할까 봅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다음을 생각해서 늘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있다.’

예전의 책에서 읽은 내용이 아직도 머리를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젊은 시절이나 지금에도 준비가 철저히 되어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것뿐입니다. 오늘은 겨울을 주제로 만들어 놓은 초안을 펼쳤습니다. 몇 군데 수정할 곳을 발견했습니다.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계속 붙들고 늘어지는 것이 어쩌면 낭비일지 모릅니다. 경험에 의하면 이럴 때는 잠시 손을 놓고 눈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조형물이나 자연물의 감상도 좋겠지요.

‘유튜브’를 검색해 봅니다.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있으면 좋겠지만 마음에 와닿는 것이 없습니다. 내일은 어린이 도서관을 찾아가야겠습니다. 꼭 보자기와 관련된 것이 아니어도 다른 그림책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번뜩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습니다. 운동회 때 숟가락에 탁구공을 얹고 반환점을 돌아오는 단체 경기를 한 일이 떠오릅니다.

‘보자기에 공을 놓고 하늘 높이 들어 올리는 놀이는 어떨까.’

그동안 그림책 만드는 경험을 했으니, 이제는 재주가 없다기보다는 주제를 떠올리는 게 중요한 시기입니다. 시간이 말해줄 겁니다. 잘될 것이라는 긍정의 힘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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