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251. 변화 20231028

by 지금은

‘아들딸 구별 말고 하나 낳아 잘 기르자. 여럿 낳아 기르다 보면 거지 신세 못 면한다.’

요즘 출산 이야기가 나오면 구호가 먼저 떠오릅니다. 젊었을 때의 나라 사정이고 보면 이제는 먼 옛이야기입니다. 이런 홍보는 개인의 삶이나 국가의 경제가 어려웠던 시절 인구의 급속한 증가에 따른 국가 지도자의 걱정이었는지 모릅니다. 이는 지금의 현실과는 반대되는 상황입니다.

요즘은 인구 절벽이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OECD 나라 가운데 출생률이 꼴찌라고 합니다. 굳이 출생률이 몇 퍼센트인가를 따지지는 않겠지만 태어나는 아이들의 수가 죽는 사람들보다 도 적습니다. 죽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은 그만큼 나라의 인구가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오늘 아침에 방송국에서 방영하는 ‘황금연못’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했습니다. 이번 주제는 아이의 출산과 육아에 관한 내용이라 관심이 갔습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만나는 사람이 줄어들고 더구나 집안에 아이가 없으니 웃을 일이 점차 줄어듭니다.

어느 날 거울을 보고 놀랐습니다. 웃음을 잃어서일까요. 입꼬리가 처진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화가 난 얼굴입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에 웃을 일이 없어도 억지웃음이라도 지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웃는 표정을 찾아 스마트폰에 저장했습니다. 빈 공책에 웃음 짓는 사람의 표정을 그려봅니다.

‘웃을 일이 뭐 있나요.’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아서 마음 한구석이 찔립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웃음이 부족한 편입니다. 뭐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겠으나, 내 성격이, 내 삶이 그렇게 지속되었음을 인식합니다. 지나온 삶에 관해 느끼는 만족감이 부족했습니다. 특별히 남들보다 어려운 과정을 거친 것도 아닌데 성격 탓이라 여겨집니다. 요즘은 책을 읽고 글쓰기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 더더욱 웃을 일이 없습니다.

어제는 샤워를 마치고 거울을 보다가 노력의 대가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억지웃음일망정 처진 입꼬리가 수평을 이루는 듯 보입니다. 길이나 공원에서 유모차나 아장아장 걷는 아이를 보면 유난히 관심이 갑니다. 웃는 모습도 귀엽지만, 꼬물꼬물 하는 행동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아이의 표정을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습니다.

집안에 저런 아이가 있어야 하는데, 지난날 가족의 구성원을 떠올립니다. 조부모, 부모, 자식, 손자·손녀들이 함께 꾸려가는 집안, 그 속에는 여러 가지 애환이 서려 있었습니다. 기쁨이 있는가 하면 슬픔도 있고, 즐거움이 있는가 하면 작은 서러움도 있습니다. 지지고 볶는 삶이 사람들의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게 합니다.

달라진 게 또 있습니다. 옛날에는 남아 선호 사상이 지배했다면, 지금은 여아 선호 사상으로 바뀌었습니다. 누군가가 하는 우스갯소리를 들었습니다.

‘딸 둘 낳으면 금메달이요, 아들딸 낳으면 은메달, 아들 하나 낳으면 동메달, 아들 둘 낳으면 똥 메달.’

나와 나이가 비슷한 여인의 말입니다. 폐백을 드릴 때 시부모가 아들을 낳으라고 했습니다. 현실이란 늘 생각대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딸을 낳았습니다. 다음을 기대했지만 역시 딸이랍니다. 연이어 세 번째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가 끊기게 되었다면 시부모와 남편의 외면이 컸다고 합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지금은 문제가 아니랍니다. 그의 말을 빌립니다. 아들보다 딸 키우는 재미가 더 컸습니다. 마지막으로 낳은 아들에게 정을 많이 쏟았지만 이와는 반대로 딸들이 부모를 대하는 정이 크답니다. 지나고 보니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 세대의 흐름에 맞습니다. 딸아이가 결혼했을 때입니다. 시댁 부모님이 제발 딸을 낳았으면 좋겠다고 했답니다. 요즘은 여자의 입김이 세졌습니다. 점차 모계사회로의 회기가 아닌가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결혼할 무렵입니다. 누군가 슬며시 다가왔습니다.

“앞으로 딸을 낳으면 비행기 타고, 아들 낳으면 버스 타게 될 거야.”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의아해했지만 지나고 보니 이해가 됩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말은 아니지만 여자애들이 남자애들보다 좀 더 다정다감하다는 뜻입니다.

동생이 자식의 결혼식 주례사를 했습니다.

“며늘아기야, 미리 말해둔다. 결혼 후에는 친정집에 자주 들러라, 대신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열 번 중 우리 집에도 두세 번은 들리렴.”

나도 한 마디. 둘이 오순도순 잘 살면 되지

“명절이 되면 우리 집에 오지 않아도 돼, 대신 친정집에는 꼭 가고. 국가와 너희 미래를 위해서 자식은 꼭 있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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