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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어느 날

75. 안전 생활 20221007

by 지금은

어제 안전 생활 캠페인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 장면이 불과 몇 초인 동영상입니다. 편집한다면 모두 합쳐야 이십여 초에 불과합니다. 좀 더 길게 시간을 잡아보고 싶은 욕심이 있기는 하지만 경연대회의 규칙상 어쩔 수 없습니다.


나는 학습관에서 크리에이터라는 생소한 분야의 강의를 듣는 중입니다. 불과 여덟 시간 정도의 짧은 수강입니다. 강의와 실습을 병행합니다.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수업 시작에 앞서 강사가 말했습니다.


“여덟 시간의 짧은 수업에 큰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은 아니고 간단한 영상의 제작 과정과 크리에이터의 역할을 알아보는 것에 뜻을 두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맛을 보고 필요하다고 여기면 크리에이터 양성기관에서 좀 더 깊이 있는 교육을 받아보랍니다. 생소하게 느껴지는 단어였지만 공부하는 동안 전에 눈에 익은 화면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지 제작 과정을 모르고 있었을 뿐입니다.


강사의 말이 맞습니다. 짧은 시간, 짧은 기간이라서 아무래도 진도를 따라가기가 무리입니다. 빨리빨리 앞으로 달려가니 순서를 놓치기가 일쑤입니다. 틈틈이 손을 들고 도움을 청하지만 다 익히지 못하고 건너뛰는 수가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옆 사람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내가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반복적인 학습으로 기능을 익혀야 하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오늘 배운 것을 다음 시간에 활용하려고 하면 잊어버려 머뭇거리는 일이 많습니다.


오늘은 종강 날입니다. 그동안 사진을 가지고 기능을 익혔는데 종합적으로 프로그램을 완성하기로 했습니다.


“뭐,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따라 하시면 됩니다.”


강사의 말과는 달리 프로그램을 완성하지 못하고 끝을 맺었습니다. 시니어들이고 처음 프로그램을 접하다 보니 젊은이들만큼 기능을 습득하는 것이 빠르지 않습니다. 꼭 절반을 하고 말았습니다.


“나머지는 지금 한 것처럼 이어서 하시면 됩니다. 연습을 많이 하시고 궁금한 게 있으면 전 화로 물어보셔도 됩니다.”


나는 프로그램을 익히는 동안 갈팡질팡했습니다. 가르쳐주는 대로 곧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때뿐입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잊어버립니다. 나만 그렇다 했는데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의 동료가 그렇습니다. 많이 해보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나는 생각과는 달리 개인적인 경연대회는 포기해야 합니다.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도저히 명함을 내밀 수가 없습니다. 야무진 꿈을 가졌습니다. 잘해서 상을 타보고 싶었습니다. 우리들이 협동으로 계획한 것은 노인들의 안전 생활입니다. 장소는 엘리베이터, 계단, 횡단보도로 정했습니다.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강사의 지도와 동료들의 협동으로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내가 계획한 안전 생활에 대한 내용은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에서 지킬 일입니다. 도리도리 운동 즉 차도의 좌우 살피기, 횡단하는 중 자전거를 비롯한 탈 것은 끌고 건너기, 서두르지 않기, 휴대전화 들여다보지 않기, 우산이나 양산으로 앞을 가리지 않기 등입니다. 몇 개의 동영상을 찍었을 뿐 편집하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인 욕심일까. 혼자 해보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이왕 배움을 시작한 일이고 보니 틈틈이 익히고 지금 막 완성한 그림책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보아야겠습니다.


전전주에 우리 글쓰기 반원들이 공원으로 야외 학습을 갔습니다. 한 문우가 우리들의 활동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보냈습니다. 편집한 프로그램이 맘에 들었습니다. 많은 문우가 환호하며 고마워했습니다. 그 프로그램이 내가 익히고 있는 것과 동일합니다. 많이 해본 솜씨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마지막 인사를 하는 가운데 강사가 배움터를 한 곳 알려주었습니다. 우리들이 배울 수 있는 미디어센터가 집 가까이 소재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에 시니어들을 상대로 강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왕 시작했고 익혀두면 내가 하는 일에 도움이 되리라 확신이 섭니다. 그림책, 동화, 시에 이 프로그램을 적용해 봐야겠습니다. 그림이나 사진과 글이 알맞게 섞인다면 좋은 작품이 되리라 믿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내일은 미디어센터를 곧 방문하여 수강 신청을 하려고 합니다. 문우를 만나는 날에는 도움도 청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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