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그날
34. 우리 국민은 일류 202104
별일!
생각지 못한 일입니다.
이틀 전 미국의 유력 신문에 ‘내로남불’이라는 글자가 번역되지도 않은 채 ‘naeronambul’이라고 실렸답니다. 신기한 생각이 들어 잠시 도서관에 가서 기사가 맞는지 신문을 확인해 보아야겠습니다. 며칠 전 우리나라의 재보선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했는데 이유가 ‘내로남불’이라는군요. 외국인들의 눈에도 이 단어의 의미가 뜻하는 것을 알았나 봅니다. ‘내로남불’이란 말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으로, 남이 할 때는 비난하던 행위를 자신이 할 때는 합리화하는 태도를 이르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건널목 앞에서 입니다. 붉은 신호등에 무단횡단 한 사람이 초록 신호등에 빨리 건너지 못한다고 상대를 야단을 치는 형국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외국 신문에 기사가 실려서가 아니라 그동안 우리 사회가 점점 삭막한 길을 걸어왔음을 알게 합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책임도 있기는 하지만 이들에게 휘둘리는 국민도 함께 반성해야겠습니다.
선거를 계기로 일부의 정치인들이 자신의 잘못된 말이나 행동에 대해 뉘우치는 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국민의 관점에서 보면 눈높이에 한참 이르지 못합니다. 몇몇 반성하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라 여겼는데 그 집단을 옹호하는 일부의 무리가 반기를 들었습니다. 국민 전체의 뜻은 아니니 점차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로마자로 표기한 한국어가 더 있는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찾아보았습니다. 처음으로 표기한 한국어 중 등장한 단어가 불고기(bulgogi)이군요. 한국이 내세울 것 없던 시절, 외국인에게 “어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느냐”라고 물어보면 곧바로 돌아온 단어이기도 합니다. 김치(kimchi), 막걸리(makgeolli) 소주(soju), 온돌(ondol) 등도 그런 예입니다. 우리 문화를 알파벳으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지만 세계인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린다는 의미에서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세계어가 된 한국어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습니다. 몇 해 전 ‘땅콩 회항’으로 회자하였던 ‘물컵 투척’ 사건이 있었습니다. ‘갑질’(gapjil)이 외신에 오르내렸습니다. 약자를 함부로 대하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움을 보여준 단어입니다. 이외에도 ‘과로사’(kwarosa)와 ‘꼰대’(kkondae)도 있습니다. 꼰대는 ‘어린 사람을 가르치려 드는 나이 먹은 사람’이란 부정적 느낌을 나타냅니다.
긍정적인 단어도 있습니다. 한류와 k 팝입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덕분에 오빠(oppa)와 강남(gangnam)이란 단어가 세계인의 입에서 놀고 언니(unnie)도 함께 했습니다. 한류와 k 팝으로 우리나라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문화강국의 도약을 위해 많은 사람이 달립니다.
고궁에 가면 외국인 중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종종 눈에 뜨입니다. 한식을 음미하기 위해 고유의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우리 문화를 익히기 위해 한글을 배우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우리말과 글을 제이 외국어로 채택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어느 국가에서는 한류를 등에 업고 우리나라의 거리와 고유 건축물을 흉내 내어 상업적으로 활용한다는 인터넷 뉴스를 보았습니다. 취재진에 의하면 한류를 빙자하여 우리의 문화를 체험하게 하고 우리 상품을 모방한 가짜 물건도 팔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이 사업을 부풀리기 위해 왜곡하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거슬리는 것이 있다면 우리가 시정을 권고해 주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세계 곳곳에서는 한류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모방이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긍정적인 신호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의 고유문화와 예술이 세계 속에 계속 퍼져나가고 정착되도록 해야 합니다. 기술 강국을 넘어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할 때입니다. 이를 계기로 나쁜 이미지를 버리고 한국의 위세를 드높이기 위해 동참해야겠습니다.
늦을 때란 없다지요. 앞으로 문화 강국, 정치 강국, 경제 강국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