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오늘이 음력으로 사월 초파일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중요한 날임이 틀림없습니다. 사대 성인 중의 한 분을 기리는 날이니 그럴 수밖에요. 하지만 이런 이유로만 오늘이 꼭 중요한 날은 아닙니다.
이 세상에는 예수님만큼이나 석가모니 부처님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석가모니의 탄생일이 내 생일보다 더 중요합니까. 남의 생각이야 어찌 됐든 내 생일이 더 중요합니다. 내가 없으면 오늘이 없습니다. 오늘이 없으면 내가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오늘과 나는 실과 바늘입니다.
지구가 존재하는 한 오늘이 중요하지 않은 경우는 한 번도 없습니다. 오늘은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갑자기 기온이 올라갔습니다. 공원을 한 바퀴 걸었을 뿐인데 등이 땀으로 축축하게 젖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아침부터 온몸이 저리고 아팠습니다. 정신이 혼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오늘은 했는데 오늘 속에 생로병사가 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내가 태어났습니다. 오늘은 내 이마에 주름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내 몸과 마음이 아팠습니다. 오늘은 내가 죽을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내가 주인공입니다. 나는 오늘 속에 삽니다. 오늘은 내 기분과는 관계없이 나를 보듬어 줍니다. 오늘은 늘 내가 각자의 주인공입니다. 그러기에 오늘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늘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오늘이란 낱말이 정말 중요하나 봅니다. ‘오늘’이란 단어의 숫자가 의외로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