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가면과 빨간색 점프슈트.
종이의 집을 보진 않았더라도, 이 사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종이의 집은 넷플릭스의 대표적인 시리즈 중 하나다. 아직 안 본 사람은 없을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묘한 이야기, 브레이킹 베드, 킹덤 등 유명한 넷플릭스의 콘텐츠들을 진작 다 봤지만 정작 종이의 집은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 얼마 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서 종이의 집 정주행을 마쳤다. 시즌1부터 4까지 갓 정주행을 끝낸 넷플릭스 헤비 유저의 생생한 기억을 토대로 한 종이의 집 리뷰 시작한다.
어디서 강도질, 도둑질, 해킹, 위조지폐 좀 만들어 봤다는 사람들이 톨레도 외곽의 집에 모였다. 여기선 성도, 이름도 없다. 오로지 도시 이름의 닉네임만 있을 뿐. 처음에는 요원의 코드네임과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시즌 4까지 정주행을 끝내고 나니 오히려 본명이 어색하다. 이제는 도시 이름이 그들의 이름이 되어버렸다.
이를 계획한 것은 이 집단의 머리이자 뇌 역할을 하는 교수. 교수는 도쿄, 리우, 덴버, 모스크바, 나이로비, 헬싱키, 오슬로, 베를린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사람들과 스페인 조폐국 강도질을 준비하고 시작한다.
그는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했다. 모든 상황에 대한 준비와 계획이 있다. 철저히 모든 상황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하. 지. 만! 모든 일들이 계획대로 흘러가진 않는다. 강도질을 하다 보면 정말로 예상치 못한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그러한 일들로 인해서 주인공들은 곤경에 빠지고 긴장감이 조성된다. 심지어 모든 상황을 통제하는 교수 조차도.. 한 사람의 행동으로 인해서 동료들이 곤경에 빠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뻔하게 예상했다. 예를 들면, 곤경을 겪을 때 "설마 큰일이 나겠어? 어차피 해결되겠지. 설마 누가 죽겠어?"라는 식으로.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가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런 반전이 다음번에 주인공들이 곤경에 처했을 때, 함부로 판단하는 것을 막아준다. 이전에 했던 예상들이 틀렸기 때문에 오히려 조마조마하고 더욱 긴장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드라마가 그렇듯, 아주 중요한 순간에 드라마가 끝난다. 그러면 한 편만 보려고 했지만 한 편이 두 편이 되고 두 편이 세 편이 되는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
남녀가 모이면 그 어디서든 사랑이 싹트는 법. 전쟁터에서도 사랑이 피어나듯.
강도질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그들 사이에서도 사랑이 피어난다. 주인공들 사이에서의 사랑뿐만 아니라 강도와 인질, 강도와 경찰 간의 사랑까지. 강도와 사랑에 빠진 인질과 경찰은 결국 시즌 3에서 새로운 멤버로 합류를 하게 된다. 사랑으로 인해 계획이 틀어지고 위기를 맞이하게 되지만 그들은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제멋대로 생각하고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사랑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그 누구보다 진심이다.
갈등과 분열 또한 일어난다. 강도질을 하지만 사람을 죽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돈을 훔쳐 달아나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무사히 탈출을 할 때까지 어마 무시한 압박에 시달리고, 그로 인해서 서로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그 사이에서 팀원들 간의 갈등과 분열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서로에게 총을 겨루기도 하고 죽일 것처럼 대하기도 한다. 갈등과 분열은 팀의 와해와 돈독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시즌1부터 4까지 정주행을 하면서 느낀 것은, 처음에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모인 그들이었고 목표 달성에만 집중하는 그들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생각하고 위하게 되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들은 두 번의 강도질을 통해서, 엄청난 압박 속에 시달리게 되고 많은 시행착오를 함께 해결해가며 더욱 돈독해진다. 자신의 동료를 위해서 경찰들과 맞서 총질을 하기도 하고, 동료를 구하기 위해서 무모한 짓까지 하는 진정한 가족이 된다.
다른 멤버를 위해 희생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죽음에 진심으로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어쩌면 가족보다 더 끈끈한 그들의 우정과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서로의 본명도 모르는 사이지만, 그들은 다른 이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며 함께 이상향을 꿈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렇기에 그들의 무모한 도전이 범죄임에도 아름답고, 자연스레 그들의 성공을 기원하는 마음이 생긴다. (+ 경찰을 싫어하는 마음도..)
교수와 협상 전문가 사이의 지략 대결도 정말 재밌다. 서로 장군, 멍군을 하면서 티카 타카를 주고받는다. 경찰에서 엄청 핵심적인 무언가를 알아낸다. 하지만 교수는 거기에 맞는 자신의 계획이 있다. 교수는 안에서 강도질을 하고 있는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서 새로운 일을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경찰 측은 이를 눈치채고 오히려 더욱 압박을 가하기도 한다. 이런 식의 엎치락 뒤치락은 <종이의 집>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싶다.
<종이의 집>은 현재 시즌 4까지 진행된 상황이다. 마지막 시즌이 공개 예정이라는 넷플릭스 측 공식 발표가 있었다. 나는 다행히 시즌4까지 나온 상황에서 봐서 1~4까지 참지 않고 정주행을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시즌의 마지막 화는 엄청난 궁금증을 일으키게 끝이 난다.
시즌 4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지금 시즌5에는 그들이 어떻게 탈출을 할 지에 대한 궁금증이 늘어났다. 내 나름의 추측을 하기도 했지만, 그들이 겪을 새로운 곤경과 그것을 해결하는 교수의 지략은 감히 예상을 할 수 없다. 또한 탈출 법도 상세하게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탈출을 할 지에 대한 궁금증도 상당하다.
<종이의 집> 애청자로서 빨리 시즌 5가 나오기를 바란다. 아마 내년이나 늦으면 2022년에 나오지 않을까 싶다. 제발... 2021년에 나오기를..
최근에 <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재밌게 봤다.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을 해줬다. 그것은 한 편이 짧은 길이라 가볍게, 그리고 즐겁게 보기에 좋았다. 반면, <종이의 집>은 매우 재밌는 시리즈 장편 소설을 읽는 느낌이다.
어쩔 수 없이 코로나로 인해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집에서 보내야 된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나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쉬는 날 각 잡고 하루 종일 집에서 '넷플릭스 & 칠'을 할 거라면 매우 강추한다. 미드나 영드랑은 다르게 스페인어의 독특한 발음과 스페인 음악의 매력에도 푹 빠질 수 있는 작품이다.
앞서 언급했 듯, 그들이 어떻게 가족이 되어가는지 그리고 교수와 경찰 간의 티키타카, 그들의 러브 스토리를 중점으로 보면 더욱 재밌고 깊게 <종이의 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아디오스
P.S.
내가 뽑은 명장면 & 하루 종일 중얼거렸던 스페인 노래 'bella ciao'
https://www.youtube.com/watch?v=mCVQuZDzT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