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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뚜기 Feb 02. 2021

왜 안마의자는 예쁠 수 없는걸까?

흰색 티셔츠에 튄 김치 국물처럼, 존재감이 너무 강하다


얼마 전, 친구와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그날 오전에 화상면접을 치르고 친구를 만났던 터라, 긴장을 해서 그런지 유독 그날 허리가 아팠다. 그래서 건강 상태와 자세가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주제가 되었다. 그러다가 안마의자 이야기가 나왔다. 안마의자 30분이면 몸 상태가 나아질 것 같은데, 나중에 안마의자를 꼭 사서 집에 놓아두고 1일 1 안마할 거라는 말과 함께 건강과 자세에 대한 이야기는 끝이 났다.


다음 주제는 인테리어였다. 패션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둘이라, 매번 인테리어와 패션은 빠지지 않고 꼭 나오는 주제다. 인테리어 얘기를 열심히 나누던 중,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안마의자는 왜 하나 같이 다 별로일까?', '안마의자를 감성진 인테리어에 녹여낼 수는 없는 것일까?'. 

그래서 친구에게 물었다. "안마의자 예쁜 건 왜 없냐? 왜 다 인테리어의 오점처럼 생겼을까?"

친구 왈, "그거 아마 기능 때문에 디자인상 한계가 있는 거 아니냐?"

"아~ 기능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구나.." 하고 안마의자는 내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오늘 아침, 다이어리에서 <마케터의 일>이라는 책을 읽고 요약해둔 파트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안마의자'를 떠올리게 된 계기가 생겼다. 정확히 수첩에 기록된 내용을 그대로 옮겨보면,

왜? -> 혹시 이런 거 아냐?(가설) -> 이러면 어때?

좋다! -> 왜지?

불편하다 -> 왜?

WHY에 대한 이야기. 정확히 얼마 전, 내가 친구와 나눴던 그 내용이었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조금 더 깊게 파보자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어떤 것에 대해서 디깅을 하거나, 깊이 생각을 할 때 항상 하는 것이 블로그나 브런치에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글로 내용을 풀어서 작성함으로써,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함께 공유를 함으로써, 내가 깨달은 것을 나누고 추가적인 영감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오늘 브런치의 주제로 선택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이처럼 간단한 기록이라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최소 생각을 정리하는 효과를 120%는 받을 수 있다.




왜 안마의자는 하나같이 인테리어의 '오점'처럼 생겼을까?


출처 : SBS 미우새

미우새를 보면서도 이런 생각을 가진 적이 있다. 바로 이 장면. 홍진영의 집 인테리어를 보면서 "안마의자, 편하긴 한데 어쩔 수 없이 튀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나마 홍진영은 전체적인 인테리어 색감을 맞춰서 나은 편이다. 


이 글을 쓰면서, 열심히 찾아봤다. 안마의자가 인테리어에 잘 어울리는 사진을. 그리고 투박하지 않은 디자인의 안마의자를. 그런 의자는 찾을 수 없었다. 안마의자는 하나 같이 전부 투박한 디자인이다. 크고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어느 공간에 들어가더라도 존재감을 너무나 강하게 내뿜어서 눈에 띌 수밖에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안마의자는 미적인 요소보단 기능적인 측면이 강한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아름다움을 위해서, 인테리어 용으로 안마의자를 사는 사람은 정말 단 1명도 없다. 안마의자가 가진 안마 기능 때문에 사는 것이지. 전신을 안마해주기 위해서는 사람 한 명이 들어갈 정도의 부피를 가져야 하니깐 클 수밖에 없다.


1000만 명이 사용한다는 요즘 대세 어플 '오늘의 집'에서 인테리어 장인들 역시도 안마의자까지 감성 지게 녹여낼 수는 없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의 색감을 맞추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것이 아니면, 공간의 의미에 맞춰서 안마의자를 배치했다. 침실이나 휴식의 공간에 안마의자를 나 두고, 오로지 안마의자의 목적과 의미에만 집중한 것이다.


출처 : 오늘의 집

가장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는 사진을 찾으며 깨달은 것은, 가능하다면 휴식의 공간을 따로 마련해서 그곳에 색감을 맞춰서 놔두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서재, 게임방, 영화방 같은 공간.

위 사진들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 안마의자를 사용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전신 안마를 포기하고 상체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면, 안마의자의 존재감을 낮추고 공간에 녹여낼 수 있다.




현재로선 이게 최선


안락의자와 비슷하게 생긴 안마의자. 현재로서는 이게 최선이다. 다리 안마와 팔을 감싸는 부분을 제거하니깐 안마의자가 가진 특유의 큰 부피와 존재감이 사라졌다. 안마의자의 편안함, 기능적인 부분을 포기하지 못하겠다면 위에서 얘기했듯이, 휴식의 공간으로 안마의자를 빼고 색감을 맞추는 것이 최선이다. 안마의자가 주는 편안함 보다 인테리어가 더 중요하다면 이런 안마의자를 고려하면 될 것 같다.


출처 : 카레클린트, 뉴스 zum, 세라젬




건강과 인테리어 얘기로 순간 떠오른 주제, 안마의자의 디자인.

50년~100년이 지나면, 안마의자도 인테리어에 잘 어울리는 형태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불과 20년 전에 휴대폰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했던 것처럼. 


<마케터의 일> 정리된 파트를 보고 나의 생각을 발전시켜서 조사를 하고, 내 생각과 가설을 증명하는 과정을 거쳤다. 앞으로도 'WHY?!'에 집중해서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해보고, 글로 정리해봐야겠다. 주제가 무엇이든, 이런 방법으로 생각을 하는 습관을 가짐으로써 '마케팅적 사고', '소비자 중심적 사고'를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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