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이나 현상을 주의하여 자세히 살펴봄.
우리말로 하면 관찰.
사전적 의미는 '사물이나 현상을 주의하여 자세히 살펴봄.'이다.
사전적 의미와는 다르게 사물이나 현상을 살펴볼 때만 관찰이라고 하지 않는다.
특히 나의 경우는 더욱 그렇고 이 글의 제목을 관찰이라고 한 이유도 이에 해당된다.
의류학을 전공하고 패션분야에서 일 하기를 희망하기에 패션계의 유명한 사람들의 인터뷰 혹은 자서전을 자주 읽는다. 보그 코리아 부록으로 'INTERVIEWS : Fashion Creators' 라는 책이 함께 발간 된 적이 있다.
제목 그대로 인터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디자이너들과의 인터뷰를 나눈 내용 중에서 "주로 영감을 어디에서 얻나?"라는 의미의 질문을 흔히 찾을 수 있다. 그러면 많은 디자이너들은 '지나가는 사람을 관찰하여 얻는 경우가 있다.'라는 답변을 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학창 시절부터 그저 사람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나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는게 재미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것은 물론, 카페에 앉아서 창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과 걸어가면서 사람들의 입은 옷차림을 관찰하는 것이 이제는 습관이 되었다.
며칠 전 평소대로 카페에 앉아서 책을 읽다가 잠깐 고개를 들고 창 밖을 내려다 보았다.
커플 한쌍이 다정하게 지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커플은 다투며 나의 프레임에 등장했다.
상황을 짐작하며 그들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 혼자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짐작한 대화의 내용을 바탕으로 그들의 대사도 마음대로 지어냈다.
사람 구경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처음 느껴본 재미였다. 마치 내가 드라마 혹은 영화의 작가가 된 듯한 기분이랄까.
그 이후로 몇번 더 나만의 대본을 짜고 연극을 만들어 냈고 이제는 이 또한 습관이 되어가고 있다.
모든 사람들은 개성을 가지고 있기에 각자 다르다.
그래서 나와는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는데 흥미를 느낀다.
옷을 어떻게 입는지 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사람 자체를 관찰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관찰을 통해서 영감을 받은 경험은 극히 드물지만, 이 습관은 참 마음에 든다.
관찰에 있어서 모든 사람은 나에게 유쾌하고 재미있는 존재이며 영감을 준다.
관찰을 할 때면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했던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다. 모든 것들이 흥미롭고 유독 호기심이 샘솟는 순간이기에.
나의 관찰은 단순히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아닌 깨달음과 느낌까지 이어지는 행위다.
앞으로도 내 눈은 쉴새없이 굴러갈 것이다.
내가 무언가를 볼 수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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