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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뚜기 Nov 16. 2023

아무런 저항없는 나를 발견했을 때, 길들여졌음을 알았다


"권위주의적이고 수직적인 문화에 쉽게 길들고, 예의라는 명목으로 특유의 겸손을 강권하는 보통의 한국적인 질서"라는 문장을 읽고, 지금의 나를 돌아봤다.


내가 아무런 저항 없이 무언가를 수동적으로 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지?


그렇다.

나도 모르는 사이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것들, 비합리적인 것들에 너무 많이 길들여진 것이다. 이제는 그 영역이 너무나 넓어서 무엇에 길들여졌는지조차 짚을 수 없을 정도다.



길들이다: 어떤 일에 익숙하게 하다.
즉, 길들여지다는 '어떤 일에 익숙하게 되다.'를 의미한다.

처음엔 비합리적이고, 무언가 마음에 안 든다거나, 불만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유리 천장에 막혀 계속해서 거절을 당하거나, 나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저항하기를 포기하고 수용하면서 길들여진다.


즉, 반복적인 거절과 실패가 나를 길들였던 것이다.

군대만 생각해 봐도 그렇다. 

해요체를 쓰지 말고, 다나까체로 쓰라고 한다. 사실 해요체를 쓴다고 해서 뭐가 문제가 되는가? 

그들이 규율, 규칙이라고 정한 것들에 남들도 다 한다고 해서 너무나도 쉽게 길들여진 것이다. 


회사에서의 직급 또한 마찬가지. 

언어를 통해 나도 모르는 사이 위계질서가 생기고 위계질서는 그 사람이 하는 말, 내가 그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을 제한한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관계에 나는 길들여진다.


생각해 보면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을 것이다.

여러 사례를 생각하며 느낀 것은 상하의 권위와 수직적인 관계 속에서 위계질서가 생겨나고, 그로 인해 언어가 통제되고 그 결과 길들여지게 되는 공통의 과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길들여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권위와 수직적인 관계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상대의 의견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토론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의 주장에 대해서 누군가와 의견을 나누고, 상대의 의견에 반박하고 나의 주장을 펼치는.

'각 잡고 토론'을 할 때에만 그런 자세를 취하기보다는 평소에도 토론의 자세를 유지하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


중점은 무작정 상대의 의견에 반대한다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이고 명확하게 전달함에 있다. 자신의 의견을 상대에게 전달하고 상대와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설득당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상대의 말에 무조건 적인 수용과 복종이 아닌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권위주의적이고 수직적인 문화에 쉽게 길들고, 예의라는 명목으로 특유의 겸손을 강권하는 보통의 한국적인 질서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수용보다는 미움받을 용기를 바탕으로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은 지금 길들여지지 않았나요? 처음에는 비합리적이라 생각했던 것들을 어느새 어떠한 저항도 없이 수용하고 있지 않은 지 한 번 돌이켜보세요.


성공을 향해 나아가다 누군가에게 밀려 성공의 반대 방향, 혹은 옆 방향으로 넘어지게 된다면 다시 일어서도 제자리 혹은 기존보다 더 뒷자리일 것입니다. 하지만 나 스스로 성공을 향해 달리다 넘어지게 된다면, 다시 일어설 때는 넘어지기 전 보다 성공을 향해 더 나아간 상태가 됩니다.


길들여지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아갑시다. 망해도 나 때문에, 내손으로 망하는 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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