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0~40년 전만 해도 우리는 시간을 보려면 시계를 봐야 했다.
집마다 큰 종시계가 있거나 작은 뻐꾸기시계라도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의 손목에는 손목시계가 그들의 시간을 책임지고 있었다.
무언가를 약속할 때면 빠질 수 없는 게 시간이다.
누군가와 만남이 있을 경우, 숙제 혹은 과제를 제출할 때도, 일을 진행할 때 조차도.
그 시절, 시계는 우리에게 필수품이었다.
그러나 휴대폰이 발명되면서 점차 사람들의 손목에는 시계가 사라졌고, 휴대폰이 한창 발달한 시기에 태어난 Z세대들에게는 시계를 차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오히려 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필수품에서 부와 성공을 상징하는 사치품이 되어버렸다.
가장 핫한 음악 장르인 힙합에서는 롤렉스가 성공을 상징한다. 성공한 래퍼들의 손목에는 항상 롤렉스가 있고 열심히 노래를 하고 공연을 해서 번 돈으로 롤렉스를 사고 자랑하는 것 또한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1개로 모자라서 누군가는 2개를 양 손목에 차기도 하고 누군가는 커스텀을 통해서 다이아가 박힌 롤렉스를 자랑하기도 한다.)
현재는 사치품이 되어버린 시계가 아직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바로 '군대'이다.
군대에서는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시간을 정해서 작전을 하기도 하고 시간을 기준으로 훈련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래서 시계가 시간을 알려주는 제 기능을 하는 가장 적절한 곳이 군대이다.
군대에서 사용하는 시계에 필요한 성능은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것과 내구성이다.
거친 운동과 움직임에도 전혀 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래서 가죽과 메탈로 된 시계줄보다는 우레탄과 같은 기능성 재질이 많이 이용된다.
시계 브랜드 IWC는 1904년 첫 파일럿 워치인 마크 10을 생산했다.
이를 시작으로 차차 꾸준히 파일럿 시계를 생산하고 판매하여 현재는 파일럿 워치라는 하나의 라인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파일럿 워치는 말 그대로 파일럿들을 위한 시계로 방수와 높은 기압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내구성이 좋아야 한다. 그런 기능들을 바탕으로 몇몇의 기능들이 추가되었고 현재의 파일럿 워치가 생기게 되었다. 현재는 파일럿 워치의 기능을 보기보다는 깔끔한 디자인과 튼튼한 내구성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IWC의 파일럿 워치를 찾는 편이다. 예물 시계로도 많이 팔리기도 한다.
공군에게 필요한 대표적인 시계가 파일럿 워치였다면 해군 혹은 다이버들에게 필요한 워치가 바로 다이버이다.
말 그대로 다이빙을 하는 다이버들에게 필요한 기능을 갖춘 시계다.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당연히 방수, 그리고 파일럿 워치와 마찬가지로 기압을 이길 수 있는 내구성이다.
이외에 다이버 워치의 특징 중 하나는 단방향 회전 베젤이다.
이는 잠수부가 산소통에 남은 산소량을 측정하기 위해 시간을 가늠하는 데 사용된다.
다이버 워치로 가장 유명한 시계는 역시 롤렉스의 서브마리너이다.
앞서 얘기했듯, 래퍼들이 자신의 성공을 나타내는데 가장 흔히 사용하는 시계 중 하나이다. (다른 하나는 데이저스트이다.)
서브마리너는 다이버의 필요한 기능은 물론 디자인 또한 예뻐서 인기가 많다. 메탈로 된 시계로 캐주얼한 복장은 물론 포멀한 복장(수트)에 까지 매우 잘 어울린다.
그래서 서브마리너 또한 예물 시계로 인기가 많은 편이다.
이외에도 시계가 엄청 중요하게 사용되는 전 세계적인 축제가 있다.
바로 '올림픽'이다.
올림픽에서 정확한 시간의 측정이 가장 중요하다. 0.1 아니 0.01초 차이로 세계 신기록이 되기도 하고 메달의 색이 변하기 때문이다.
올림픽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브랜드 '오메가'와 함께 하고 있다.
오메가는 올림픽의 시간 측정을 독점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이를 이용해 오메가만 할 수 있는 올림픽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오메가는 역사가 깊은 브랜드다.
아폴로 11호로 달을 직접 밟은 최초의 우주인인 닐 암스트롱의 손목에는 당시 오메가의 스피드 마스터가 있었다. 그로 인해서 오메가의 스피드 마스터는 문 워치라는 컨셉을 가지게 되었다.
깊은 역사와 전통을 이용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롤렉스가 가장 유명하긴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오메가의 시계들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오메가가 올림픽의 타임키퍼라면 가장 유명한 축구 리그인 EPL의 공식적인 타임키퍼는 '태그호이어'이다.
EPL 경기에서 사용되는 전광판, 심판의 시계는 전부 태그호이어의 제품이며 이를 통해 태그호이어는 축구를 좋아하는 많은 팬들에게 꾸준히 노출되면서 마케팅을 하는 중이다.
태그호이어는 EPL뿐만 아니라 F1 경기도 책임지고 있다. 스피드로 등수를 매기는 F1 경기에서 시계는 매우 중요하다. 사실 상 EPL보다 F1에서 시계의 중요도가 더 높다. 시간이 매우 중요한 스포츠의 경기를 책임지고 있다는 것은 그 브랜드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처럼 시간이 사용되는 모든 곳에서 시계 브랜드를 만날 수 있고 브랜드들은 이를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중이다. 아무리 스마트폰이 잘 발달이 되었더라도 시계는 여전히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고 시간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물건이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어떤 분야는 비교적 쇠퇴한다. 시계가 그러했다. 스마트폰이 점점 많은 기능을 가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시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비교적 휴대폰이 발달하기 전 시대보다 훨씬 매출량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시계도 기술의 발달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스마트 워치이다.
스마트워치는 시계 브랜드보다는 오히려 휴대폰 브랜드에서 생산을 하고 있지만 시계 브랜드들도 하나둘씩 스마트 워치 개발에 집중을 하고 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시계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계속 존재할 것이고 너무 기술이 좋아지다 보면 자연스레 옛것을 그리워하며 아날로그가 트렌드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필수품에서 사치품으로 제대로 자리를 잡은 시계는 하이엔드 브랜드일수록 망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부를 자랑하기 위해 계속 비싼 브랜드의 시계를 소비할 것이기 때문에..)
필수품이든 사치품이든,
시계는 여전히 없어서는 안 되는 아이템이며 인류가 발명한 발명품 중에 가장 유용하고 중요한 발명품 중 하나이다.
휴대폰은 배터리가 없으면 꺼지지만 시계의 초침, 분침, 시침은 쉬지 않고 돌아간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시계는 인류가 멸망하는 그날까지도 당신의 시간을 책임져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