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는 대기 5분조
시누가 감사하게도
간병인을 구했다.
중국 도포 간병인이고
50대
하루 14만 원
한국인은
하루에 18만 원이라고 했다.
우리말을 잘하는
베테랑이라니
걱정 없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틀 뒤.
출근한 남편이
오후 2시에
병원에 가고 있단다.
어머님이 전화 와서
집에 가고 싶다고
소리를 질렀단다.
00이(딸)는 언제 또 오냐고
너는 왜 안 오냐고
간병인 싫다고
나는 속으로
하.. 내가 또 들어가야 하나..
싶었다.
[졔자까] [오후 2:38] ㅠㅠ정 안되면 뭐..
[졔자까] [오후 2:38] 내가 오늘 코로나 검사하고
[졔자까] [오후 2:39] 낼 들어가든지..
[슈퍼맨] [오후 2:39] 아냐...
[슈퍼맨] [오후 2:39] 힘들어
[슈퍼맨] [오후 2:39] 간병인도 힘들어한대
[슈퍼맨] [오후 2:40] 밤새 잠 안 자고 말건대..ㅋ
[슈퍼맨] [오후 2:40] 오줌 마렵다고 두 시간 괴롭혔나 봄
간병인이 불쌍했다.
왜냐면
나도 경험해 봤기 때문...
눈 붙인 지 10분 됐는데
똥 마렵다고 해서
일어나서 배변 패드 깔고
준비 다했는데
똥이 안 나온다는 어머님..
힘준다고 땀 흘리셔서
옷 흥건하게 젖음.
낑낑 대며 환자복을 갈아입혔던 새벽..
어머님은 그렇게 날 괴롭혀놓고
쿨쿨 자고
난 땀범벅에 잠이 다 깨버렸지
한 시간마다 추웠댓다 더웠댓다
찜질팩을 데워서 올리고 내리기를 여러 번..
거지 같았다.
수술한 지 보름째
오줌줄을 뺐다고 하니,
이제 기저귀를 차면
좀 나아질까.ㅎ
다다음 날
나도 병원에 가서
어머님에게 얼굴을 비췄다.
간병인 분은 잠시 쉬다 오시라고 하고...
어머님에게 안부를 물었다.
그런데
"너 또 언제 간병하러 와?"
"나 저 조선족 간병인 싫어"
"말귀를 못 알아먹어"
"다른 병실 가서 내 욕하는 것 같아"
"다른 병실 가면 오질 않아"
"개인 전화하는 거 시끄러워 죽겠어"
"집 가면 안 돼?"
며칠간 있었던 일들을
풀어주시는데.
저 요즘 일이 몰려서 좀... 스케줄 볼게요..
어머님이 이해하세요...
다 그렇죠 뭐...
그렇게 추측하지 마세요..
무슨 일이 생겼겠죠...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시면 되잖아요...
어머님을
달래고 달래고 돌아왔다.
그래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시누한테 전화해서
간병인을 교체해 달라고 했단다.
결국
하루 18만 원
우리나라 사람으로 바꿨다.
또 면회를 갔다.
그런데 또 이 사람을 욕하신다.
왜 이러세요 어머님...
한국인 간병인으로 바꾼 지 3일째.
개인 사정으로 관둔다고 했다.
어머님이 얼마나 괴롭힌 걸까.
뇌종양 수술 22일째.
이제 신경외과 일반병동에서
재활병동으로 옮겨야 한단다.
2차 수술 전까지 재활이 필수란다.
그런데, 자리가 없단다.
4일 뒤에 난다는데
어머님이 하도 교수님한테 집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집에 가기로 결정...
먹는 약을 엄청나게 처방해 주셨다.
하필 내가 간병하기로 한
월, 화, 수ㅋ
내가 아버님과 함께
어머님을 보시고 태안에 가게 됐다.
퇴원 수속은 처음 해본다.
내가 누군가의 보호자라니
이상했다.
23일간 입원했다.
비용은 약 947만 원 ㅎㄷㄷ
건강보험이 안 됐다면
2천8백만 원 넘게 냈어야 했다는 걸
영수증을 받고 알았다.
1인실은 보험 적용이 안 돼서
저만큼 나왔나 보다.
하
그놈의 1인실
사전 결제하고 남은
약 90만 원을 입금하고
퇴원했다.
태안까지 약 3시간
아버님이 운전대를 잡고
어머님이 앞 좌석
내가 뒷좌석에 휠체어와 같이 탔다.
승용차라 너무 좁았다...
허리가 너무 아팠다.
다행히 어머님이
얼마 안 가 목이 마르다고 해서
매송 휴게소에 들렀다.
아까 병원 주차장에서
급하게 쑤셔 넣느라
이상하게 들어간 휠체어를
다시 정비하고
차에 탔다.
훨씬 나았다.
그런데 지겹다고
툴툴 대시는 어머님.
(집 가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결국 화성 휴게소에 또 들어갔다.
휴게소마다 다 들를 심산.
이번엔 눕고 싶다고 하셨다.
ㅋㅋㅋㅋㅋㅋ
더 찌부가 됐다.
남편한테 사진 찍어서
보내며 짜증을 냈다.
이제 좀 조용히 가나 싶었는데
갑자기 잔소리 시전
통장을 아직도 안 합쳤냐
살림이 불안하다
돈 모아라
ㅋㅋ아니 1인실 쓰겠다고
박박 우기시는 분이
하실 소리냐고요
이제 빚잔친데
수술 한 번 더
누구 돈으로 어떻게 할 건데요ㅋㅋㅋ
턱 끝까지 말이 차올랐다.
귀에 피가 나도록
잔소리를 듣고
서산까지 왔다.
그런데 변기에 앉아서
볼일을 보고 싶다는 어머님.
아우 그냥 기저귀에 하셔요..ㅠㅠ
아버님이 급한 대로
아기용품점에 들르자고 했다.
지금 생각해도
이걸 왜 샀는지 모르겠다ㅋㅋ
5만 원 줬나
아무리 어머님이
40킬로 중반대가 나간다고 해도
저기 엉덩이가 들어갈까 싶었다.
어쨌든
태안집에 도착했다.
그런데
차에서 휠체어로
어머님을 옮기고
현관문까지 가는 것까진 좋았는데.
현관문 턱과
집안 턱이 문제.
하..
어머님이 걷질 못하니
휠체어와 어머님을 동시에 들어서
옮겨야 했는데 정말 힘들었다.
남의 편이 왔어야 했다.
이 집에 아들이 한 명뿐인 게
정말 원망스러워진다.
집에 들어와서 다 뻗었다.
어머님을 침대로 옮기지도 못하고
소파에 누워버렸다.
하..
다시 힘을 내서
어머님을 침대로 옮겼다.
"이불 다른 거 덮어줘"
"이거 말고 두꺼운 거"
"덮다 좀 더 얇은 거 찾아봐"
아놔
소불고기랑 강된장 먹고 싶대서
주방에서 요리하는데
자꾸 부른다.
발자국 소리도 듣기 싫단다.
조심히 다니란다.
쿵쿵쿵
살 좀 빼란다.
이게 간병하는 며느리한테 할 소린가???
그대로 소불고기를 음쓰통에 버리고
일산집에 가고 싶었다.
다시 이마에
참을 인을 새기고
죽을 쒔다.
그런데
밥을 드신다네?ㅋㅋㅋㅋㅋ
똥개훈련 2회 차인가
소불고기, 강된장, 양배추쌈, 백김치
준비 완료!!
진짜 먹이기 힘들었다.
병원 침대..
정말 잘 만든 거였네.
등받이도 올라와~
테이블도 있어...
우린 생쇼를 했다.
아버님이 어머님 등 뒤로 가서
허리를 받쳐주고
나는 그 앞에서 쟁반 들고
한입, 두 입 먹여드렸다.
셋 다 땀이 뻘뻘 났다.
약 먹이기도 힘들었다.
알약을 다 빻아서
물에 점도증진제랑 타서
먹였는데
쓰다고 퉤퉤
아우...
문제는 잠자리.
나는 솔직히 아버님이
어머님 옆에서 주무실 줄 알았다.
그 정도는 하셔야지
그런데 나더러 케어하란다.
대야에 물 받아와서
양치시키고
기저귀 갈고
옆에 누웠다.
깊이 잠드시길 바랐다.
코골이 소리가 좀 들릴 때쯤
어머님 몰래
침대 밑으로 내려와
바닥에서 잤다.
그런데 새벽 4시쯤
똥 쌌다고 깨우는 어머님.
진짜 기저귀 가는 건
익숙해지려고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간병인 선생님들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아침도 겨우 먹이고
좀 쉬나 했는데
다시 병원에 가자는 어머님
ㅋㅋㅋㅋ
병원 침대가 편하단다.
하..
당연한 소릴..
엉덩이 진물 난 곳에 연고 바르고
다시 똑바로 눕히고
침낭 달래서 덮어주고
금이야 옥이야 키웠다는
아들, 딸 자랑 들어주고
왕년에 잘 살았던 얘기 들어주고
또 점심 먹이고, 약 먹이고
시간을 보냈다.
저녁에 매생이 전복죽이 드시고 싶단다.
아버님은 전복을 사러 갔다 오셨다.
왕 큰 거 10마리를 사 오셨는데
하..
이거 내가 다 손질해야 하잖아
전복 손질 다 하고
다지고 또 다졌다.
손에 감각이 없었다.
내 전 재산은 손가락인데ㅋ
그렇게 세끼 잘 드시고
똥도 엄청나게 싸셨다.
하..
이제 헛구역질도 안 난다.
아참, 결국 그 장난감 변기는 써보지도 못했다ㅋ
어머님을 아예 들지를 못 하는데
그걸 어떻게 쓰겠는가......
다음 날 아침.
매생이 전복죽 남은 걸
드렸더니
원래 전복을 안 좋아한단다.
아니 드시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내가 추측하건대
전날 저녁에 먹어서 싫은 것
전복이 생각보다 더 딱딱했던 것.
그냥 솔직히 말씀하시던가요.
전복 빼고
매생이국 달걀 풀어서 다시 끓여달란다.
아니, 당신 딸한테도
그렇게 하실 수 있을까요?
나한테 왜 이래 진짜
우리 엄마한테
전복죽 한 번 끓여준 적 없는데
하..
엄마 미안해
그렇게 아침, 점심, 저녁 챙겨드리고
나는 저녁 8시 버스를 타고
일산으로 올라왔다.
목요일 재활병동 입원은
시누가 돕기로 했으니
난 몰라.
시누도 힘들었는지
간병인을 또 바로 구했다.
이번에도 50대 한국인으로..
이 분은 또 얼마나 갈까.
3일째.
간병인한테 카톡이 왔다.
갈게요...
다음 날
일찍이 일을 끝내고
죽을 쒀서 병원에 갔다.
삐뚤어진 입은 좀 돌아온 것 같았다.
간병인의 얼굴이 흑빛이었다.
"힘드시죠?"
말없이 웃으시는 아주머님..ㅎ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는 그런 표정
다행히 이분은
어머님을 잘 맞춰주셨다.
시누가 돈을 좀 더 드린 것 같다.
나는 이날 이후,
거의 한 달은 병원에 가질 않았다.
바쁘기도 했고...
아무튼 너~~ 무 좋았다.
한 달이 지나고..
간병인분이 관뒀다.
시누에게 톡이 왔다.
3일 정도.. 간병해 줄 수 있느냐고...
새로 구한 간병인과
날짜가 뭐가 안 맞았나 보다.
그래.. 3일 정도야
싶어서 알겠다고 했는데
몇 분 뒤에
다른 간병인을 다행히 구했다고 했다.
휴...
나 너무 나쁜 며느리인가.
기분이 째졌다.
어쨌든 위기(?)를 넘기고
또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새로 바뀐 간병인분이
제발
어머님과 잘 맞기를...
간절히 바랐다.
50일 넘게
신촌세브란스 재활병동에 입원한 어머님,
그 이후로도
간병인 교체는 계속됐고
춘혜재활병원으로 옮겨서도
많은 분이 거쳐갔다..
누구보다 고생하신 간병인 선생님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진짜예요. 진심입니다.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