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병원 1인실 간병일지

화장실 바닥까지 닦을 줄이야

by 졔자까

간병인이 또 관뒀다

그래서 또 내가 또 간병하게 됐다

명지춘혜병원은

밥이 굉장히 잘 나왔다


언제쯤 혼자 드실 수 있으려나


밥 한 입, 반찬 한 입

먹여드리기를 반복하는

어머님과 나의 식사 시간


나더러 얼른 밥 먹으라는데


이 반찬도 줘

저 반찬도 줘

입 닦아 줘

국물 줘


대체 언제 먹으란 건지...


그냥 다 드신 후에 먹거나

안 먹는 게 마음 편하다

이때 다이어트를 했어야 했는데..ㅎ


얼굴에 마비 증상이 있는 어머님은

먹다가 흘리기 일쑤

입에서 뭐가 흘러나오는지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뽑아 쓰는 티슈며

물티슈는

정말 빨리 동이 났다


이맘때가

정말 더운 여름이었는데

심지어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었다


아침밥을 먹여드리고

재활 운동하러 가기 전에

샤워 좀 하려고 했다


아침밥을 먹여드리고 나면

내가 땀범벅이 되기 때문


“어머님,

기저귀에다 소변 누실래요?

아니면 저 씻을 거니까

씻기 전에 화장실 가실래요?”


“기저귀에다 할게. 씻어”


너무 더워서

찬물로 빠르게 샤워를 마치고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동여매고 나왔다


그런데 어머님이 기다렸다는 듯

“화장실 가서 눌래”


겨우 땀 다 식혔는데

하아...


머리도 못 말리고

일단 어머님을 침대에서 앉힌 다음

휠체어를 가져와서

침대에 갖다 댔다


못 걷는...

가만히 서 있을 수도

중심도 못 잡는 사람을

휠체어에 앉히는 일..

정말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 힘듦을 모른다


팔목이 나가는 이 기분


“하나, 둘, 셋”


땀이 송골송골 났다


어머님을 휠체어에 앉히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런데 아뿔싸...

바닥이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어머님은 내 얼굴을 쳐다보셨다

“00아, 나 급한데”


나는 애써 모르는 척하고

휠체어를 화장실 안쪽으로 밀려고 했다


“바닥 물기 닦아

나 미끄러지면 어떡해”


아오..

그러니까

샤워하기 전에

그냥 가시지


“어머님 그럼

그냥 기저귀에 하시면 안 돼요?”


“싫어”


얼굴이 시뻘게진 상태로

나는

두루마리 휴지를 집어 들었다

둘둘둘 말아서

바닥에 있는 물기를 닦기 시작했다


울컥

눈물이 났다


아니,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


박차고 나가고 싶었다


기저귀에 싸든

바지에 싸든

알아서 하시라고...

하..


턱끝까지 그 말들이 차올랐지만

어쩌겠는가

우선 변기 주변 물기를 다 닦았다


그런데...


“소변 누고 손 닦을 거니까

세면대 주변도 닦아”


아놔

결국 화장실 바닥을

거의 다 닦았다


휠체어를 끌고 변기로 가서

어머님을 일으켜 세우고

바지와 속옷을 내려드린 다음

변기에 앉혀드렸다


어차피 옆에 안전바도 있고

내 손도 잡는데

뭐가 그렇게 걱정이셨을까


미끄러지면 큰일 생기는 건 맞지

그래

조금이라도 조심하는 게 낫지

그게 맞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변기 물을 내렸다


하..

이때 숨 참는 게 너무 힘들다


속옷과 바지를 다시 입혀드리고

다시 휠체어에 앉혀서

세면대로 간다

꼭 손을 씻으셔야 하기 때문


휴지를 손에 쥐어드리면

다행히 어머님이 닦긴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소변 닦은 손...


씻기 전에

내 팔에 먼저 닿는다

변기에서 일어나고

휠체어에 앉으려면

내 팔을 잡아야 하기 때문


나도 씻고 싶어요 어머님


여하튼 그렇게

손을 씻고 침대로 복귀...


침대에 다시 앉히는 것도 일이다

“하나, 둘, 셋”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어머님

저는 근육이 없어요

그럼 당신 아들 오라고 하세요...


샤워한 게 무색할 정도로

땀범벅이 됐다


그런데 에어컨도 못 틀게 하고

창문도 못 열게 하는 어머님


이렇게 더운데

왜 추우신 걸까...


간이침대에 누워서

수건을 풀고 머리를 빗으며

결심했다

무조건 씻기 전에

어머님을 화장실로 데려가기로...


정말 쉬운 게 하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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