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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리 Aug 30. 2020

셀프웨딩 준비하기 - 스.드.메.편

패키지와 자유여행의 차이 보다 더

결혼식을 준비할 때, 가장 대표적으로 고려하는 스드메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준비했는지 쓰고자 한다. 결혼 전문가의 조언이나 상담조차 받아본 적이 없는, 평범한 회사원들이 직접 준비하는 스드메란. 해외에 나가 본 적이 없는 여행 초보자가 여권을 만들자 마자 한 달 이상의 장기 여행을 자유여행으로 준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결혼 전에 스튜디오에서 웨딩 사진을 찍고, 이를 크게 인화해서 신혼집 거실에 걸어 놓았다. 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평소에 입지 않는 옷인 '드레스'가 필요했고, 한 번만 입을 옷을 사기는 부담스러우니 빌리게 된다. 이왕 빌리는 거, 여러 벌 빌려서 사진을 많이 찍으면 좋고, 또 어차피 결혼식 때도 필요하니 모두 '한 번에' 빌리면 편하겠다 싶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옷을 입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메이크업도 받쳐줘야 하는데, 직접 화장을 하기가 어려우니 이 또한 전문가의 손을 빌리게 된다. 그럼 스튜디오 촬영 때 한 번, 본식 때 한 번, 최소 두 번 이상의 메이크업에 대해 계약을 하면 한 번에 화장도 해결할 수 있다. 자, 그럼 세트로 움직여야 하는 이 아이템들을 모아서 정말 딱 '한 번'의 계약으로 진행하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익히 아는 '스드메 패키지'가 된다. 



내가 결혼한 2016년 쯤에는 보통 수준의 스드메는 300만원 정도, 좋은 패키지로 하면 500만원 정도 든다고 하였다. 인터넷 검색과 주위에 결혼한 사람들을 통해 들은 가격이다. 그 중에서도 좀 더 실속적으로 진행한 케이스도 있었는데, 쵤영은 1~2시간, 드레스 1~2벌만 입고 진행하는 스튜디오 촬영을 20여만원 정도만 더 주고 진행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처음에 스튜디오 촬영이 싫어서 본식 드레스, 메이크업만 계약했는데 스튜디오 촬영 조건이 괜찮아서 심플하게 진행했다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경우 중에 최저가 스튜디오 촬영이었다. 물론 나는 그 사람의 최초 계약인 본식 드레스 및 메이크업 금액은 모른다.   


그리고 나는 역시나 이 스드메 또한 모두 '셀프'로, 개별 아이템 별로 각각 진행했다. 심지어 '스튜디오 촬영'을 하였고, 그 또한 개별로 계약이 진행되면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제 이 비용의 함정에 대해 상세히 적어보고자 한다. 오늘의 포인트는 돈이다.






이 글처럼 우리는 모든 사진을 셀프로 찍으며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과연 스튜디오 촬영이 우리에게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 있었다. 원래는 미니 드레스에 양복만 갖춰 입고 야외 웨딩 스냅을 셀프로 찍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어느덧 겨울이 되었고, 어떤 바람이 불었는지 우리는 이번 기회에 친구들과 다같이 촬영을 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만남에 지대한 공을 세워준, 동아리 동기 친구들 모두 모여 기념이 되는 웨딩 촬영 겸 우정 촬영을 하는 것이다. 10여년을 함께한 친구들인데 다 같이 찍은 사진도 없거니와, 마침 우리가 제일 먼저 결혼을 하니 웨딩 사진 겸하여 추억을 남기는 사진을 찍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굳이 꼭 필요하지 않았던 스튜디오 촬영을 추진했다. 그리고 이 순진한 로망이 내 발등을 찍었다. 


웨딩 사진을 겸하며 찍는 사진들이다 보니 모두 다른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일을 벌이고 나서 깨달았다. 나는 이왕 찍는 거 다같이 찍어서 모두 추억하면 좋고, 우리 웨딩 사진을 겸하니 '비용은 우리가 내고, 밥을 산다.' 정도면 충분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친구들은 우리 시간 들여 너네 웨딩 사진에 들러리 서 주러 가니까 손님 대접을 제대로 해라 모드 였다. 예를 들면, 드레스 코드를 어떤식으로 맞추는게 좋을까 물어보면, 얘기가 나오는 족족 거기에 맞는 새 옷을 사줘야 하는거 아니냐고 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8명이 모두 똑같은 드레스와 양복 입어야 하고, 모두 우리에게 맞춰주기를 희망한다면, 당연히 사줘야 하는 것이겠지만, 나는 그정도까지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이 없었다. 그러면 아예 전문 업체를 꼈겠지. 동상이몽의 간극을 느끼며, 그나마 있는 옷으로 드레스코드를 대충 맞추고, 소품은 우리가 준비해서 갔다. 


8명의 사람들이 하루 종일 찍을 시간도 체력도 돈도 없기에 우리는 간단하게 3시간 대관, 실제 촬영은 두 시간 정도로 진행했다. 옷도 두 벌 정도, 하나는 웨딩 사진 (친구들은 원피스 등) 하나는 일상복 샷 (청바지에 티셔츠) 정도로 구성하였다. 우리는 꼭 우리가 중심이 아니어도 되며, 그냥 웨딩 사진은 대표적인 포즈 몇 장 정도만 남기고, 다같이 추억을 남기고자 했다. 하지만 친구들은 웨딩 사진을 중심으로 생각했기에 생각보다 둘의 드레스 사진을 많이 남기게 되었다. 사진을 찍는 동안은 신나게 찍었고 사진은 잘 나왔다. 사람이 꽤나 많다보니 나름 창의적인 사진들도 있었다. 그 날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방 하나에서 이 모든 구도를 찍었다. 2시간 촬영도 꽤나 힘들었다. 어떻게 하루 종일 찍지... ⓒ과거 사진첩


하지만 이 날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가 쓴 돈과 노력을 하나하나 뜯어서 생각해보면 과연 무엇이 나았을까 생각하게 한다. 


3시간 대관으로 넓은 공간을 빌리려고 하니 가격이 많이 비쌌다. 돈이 들어갈 곳이 대관만 있는게 아닌데. 그래서 현실 타협을 많이 해서, 공간은 좁지만 어떻게든 찍을 수 있는 곳으로. 주변에는 촬영 아이템 없이 벽만 활용할 수 있는 곳 기준으로 빌렸는데, 그게 일단 20만원이 넘었다. (사람이 많아 추가금 포함) 


총 8명의 사람들이 피사체로 나오게 되는데, 이걸 셀프로 하자니 한정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커서 포토그래퍼를 별도로 두었다. 여기서 생각보다 비용 과다지출. 우리는 사실 작가까지는 필요가 없어서, 같이 사진을 취미로 하는 다른 친구들 중에 밥 사주고 초빙하고자 하였으나, 어쩌다보니 실제 프로 사진 작가인 친구의 사촌 동생과 얘기하게 되었다. 그는 프로이기에 이 가격이면 거절하겠지라고 생각하고 30만원을 얘기하였으나, 사촌 누나의 친구들이라며 30만원에 콜하는 바람에 그대로 계약 성사. (이래서 지난 글에 우리는 협상 같은거 못 한다고 ㅠㅠ) 단순 스튜디오 대관 및 사진가 초빙에만 일단 비용 50만원이 넘었다.


그 다음은 드레스 및 소품들. C는 있는 양복을 입기로 하였고, 나는 매년 결혼기념일 즈음 웨딩 스냅을 찍을 생각하고 미니 드레스를 구입했었다. 빌리는 데 7만원, 구입하는 데 14만원. 두 번만 입어도 괜찮겠다 싶어 구매한 드레스를 이번 촬영에 입기로 하였다. 하지만 사진을 찍을 때 옷만 있다고 전부가 아니었다. 부케도, 부토니에도, 친구들도 모두 약간의 소품이 필요했기에 그 아이템들의 구매를 위해 C가 고터 꽃시장을 또 한 바퀴 돌았다. 스드메 패키지를 했으면 이런 자잘한 고민들은 하지 않아도 되었겠지 하는 생각이 고개를 슬며시 들었지만, 이미 가고 있는 길 끝까지 가보는 수밖에 없었다. 어디까지 사면 되려나. 조화로 된 부케, 화관, 친구들 손목에 꽃 장식들 등등 10만원 좀 안들었던 것 같다. 


화려한 거울 앞은 아니었지만, 신나는 경험 ⓒ과거 사진첩
당시 구매한 조화 부케, 화관, 부토니에와 웨딩 구두(폰캡쳐) ⓒ과거 사진첩


그리고 처음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구두다. 드레스를 입고 일반 하이힐을 신으면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웨딩용 구두가 필요했다. 다행히 가까운 곳, 서촌에 이러한 행사용(?) 구두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숍이 있었고, 그곳에 가서 가장 기본형 구두와 구두를 꾸밀 코사지들을 구매했다. 이것도 다 합쳐서 10만원 좀 안되었다. 그러니까 '내 것'이 되는 드레스 + 소품 + 구두를 사는데 14만원 + 10만원 좀 안되게 + 10만원 좀 안되게 = 30~35만원 사이의 돈을 썼다. 이 아이템들에 대해 쓸 수 있는 돈 중에 가장 최소한이었다. 그래도 이건 내꺼니까 괜찮다. 


나는 평소에 화장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날 촬영에 별도의 메이크업이 꼭 필요했다. 그래서 이 또한 꽤나 저렴한 곳을 찾아 홍대 인근에서 C와 함께 헤어+메이크업을 받았고, 이는 20만원이었다. 촬영이 끝나고 청첩장을 돌리고 8명 식사하는데 비용은 30여만원. 그러니까 계속 쓸 수 있는 아이템들을 제외하고, 이 날 하루의 추억을 위해 우리가 쓴 돈이 100만원이 넘었다. 우리가 세븐 스프링스 예식장을 꾸미는데 100만원도 들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많은 돈을 썼다. 


식사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그냥 개별로 대관 + 사진가 + 메이크업만 해도 70만원은 족히 들어간다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니까 아예 내가 예산을 확 줄여서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이 있지 않은 이상, 그냥 전문가의 패키지를 선택하는게 훨씬 실용적일 수 있다. 우리는 괜히 패키지 코스를 개인이 따라하다가 가랑이 찢어진 경우랄까. 같은 코스 기준으로 자유여행의 가격은 패키지의 가격을 이길 수 없다. 자유여행의 매력은 코스와 일정을 자유롭게 짤 수 있다는 것이지, 절대 비용에서 오는 것이 아니기에. 


물론 우리는 8명이라는 많은 인원이 사진을 찍었던 특이 케이스였지만, 혹시라도 '둘이서' 개별 컨택으로 스튜디오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어쨌든 저 정도(대관+사진가+메이크업 비용)는 예상을 해야 한다. 아예 처음부터 안하든지, 지인처럼 전략적으로 하든지 해야지 우리처럼 괜히 추억 남기겠다고 시도했다가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돈 대로 쓸 수 있다. 다행히 시간이 흐른 뒤, 친구들은 그때 그 사진이라도 찍어두길 잘했다며 좋아했다. 생각보다 시간은 참 후딱가서, 우리가 8명 중에 가장 먼저 결혼 했는데, 지금은 한 명 빼고 다 결혼했다. 






스튜디오 촬영에만 이 정도 돈이 들어갔고, 실제 본식 준비에도 돈은 추가로 더 들어갔다. 드레스와 메이크업은 본식 때 별도로 또!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본식은 한 번 밖에 없는 중요한 순간이므로 좀 더 신경을 썼다. 먼저, 드레스와 턱시도에 대해 보면, 드레스는 본식용 드레스를 빌렸다. 비슷한 미니 드레스의 종류라지만 그 안에서도 일반 촬영용과 본식용의 급은 달랐다. 아무래도 좀 더 화려하고 예쁜 것이 본식용이었고, 가격도 비쌌다. 동교동에 있는 드레스 가게에서 (홍대 인근에 이런 숍들이 참 많아서 그나마 수월했다.) 촬영용 드레스를 구입하고, 본식용 드레스는 빌렸다. 


가게 한 쪽 구석에서 나름 드레스를 입어보고, 신랑이 될 C 앞에 짜잔하며 보여주고, C는 사진찍고 하는 것들은 셀프웨딩이나 일반 드레스숍 투어나 똑같았다. 나는 5벌 정도를 입어 보았고, 그 중에 하나를 골랐다. 대여료는 30만원. 결혼식 전날 빌리고, 결혼식 날 반납하기로 하였다. (대여도 배송 및 픽업 등 방법이 다양하게 있었다.)


과연 본식 때 입은 드레스는 무엇일까? 힌트 : 움직이기 편한 것 ⓒ과거 사진첩



남자 턱시도는 맞춤 양복 웨딩 패키지를 구매하면서 해결했다. 사실 그냥 양복을 입었어도 상관 없었지만, 마침 예복으로 양복을 맞추러 간 곳에서 웨딩 패키지를 운영하며 턱시도 무료 대여를 해주고 있어서 그걸 이용했다. 당시 C는 출근할 때 양복을 입었고, 이번 기회에 좋은 양복을 맞추자 싶어서 모 프로그램에 나왔던 유명한 양복점을 갔다. 중급 정도의 퀄리티에 맞춘 패키지 가격은 90만원 정도였나. 거의 100만원 들었다. 맞춤 양복 1벌 + 셔츠 1벌(이니셜 자수) + 넥타이 서비스 + 턱시도/구두 무료 대여 정도로 기억한다. 


턱시도 피팅. 더블 버튼과 싱글 버튼.  내가 대충 찍은게 이렇게 티나는구나 ㅠㅠ  ⓒ과거 사진첩


하지만 이곳에서 어마어마한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결혼식날 턱시도가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턱시도 대여는 결혼식 전 날에 가서 피팅한 뒤, 그걸 빌려주고, 결혼식이 끝나고 반납하는 프로세스 였다. 분명 전날 입어보고 피팅했던 그 턱시도를 결혼식 직전에 입었는데, 소매 단이 10CM 가량 짧았던 것이다. 한 마디로 피팅 후에 업체에서 턱시도를 줄 때 다른 사람 것을 주었다는 의미다. 하, 피팅한 그대로 갖고와서 결혼식 때 입은 건데, 기가 막혔다. 손님은 몰려오고 턱시도는 입어야 해서 급한대로 소매를 뜯어서 펼쳤더니 조금 짧았지만 입을 만은 했다. 여러가지 디테일들이 엉망이었지만 멀리서 그냥 보면 티 나지 않을 것 같아 일단 입었다. 만약 이마저도 안 맞았다면 그냥 양복 입고 결혼하려고 했었다. C가 말랐기에 망정이지 좀만 덩치가 있었어도 작게 피팅된 그 턱시도는 입지 못했을 것이다. (결혼식 후, 지친 몸을 끌고 가 업체에 항의했다. 행복한 결혼식 날, 이게 웬 일이람)



본식에서 부케는 생화여야 하므로 꽃집에 가서 원하는 디자인 시안을 주고 의뢰했다. 부케+부토니에 (신랑 및 양가 부모님) 세트가 15만원. 결혼식 때 신랑 신부 옆에 둘 안개꽃 한 다발도 3만원인가 5만원인가 주고 구매. 결혼식날 배송 받기로 하였다. 결혼 당일 직접 부케를 받아보기 전까지 내가 요청한 디자인이 어떻게 나올지 몰랐는데, 부케는 생각보다 예뻐서 마음에 쏙 들었다.


이제 남은 것은 메이크업. 패키지였다면 부모님과 신랑 신부 다같이 그냥 메이크업을 받고 오면 될텐데, 우리는 또 개별로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결혼식 전에 준비도 해야 하니, 아예 일찍 메이크업을 받고 출발하기로 하면서 5시 반 첫타임 메이크업을 받았다. 인터넷 후기를 잔뜩 보면서 가성비로 알아본 본식 메이크업 비용은 30만원. 50만원 정도되면 선택지가 많았으나 굳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행히 처음 알아본 곳에서 예약하고, 메이크업도 만족스럽게 받았다. 


하지만 이제 남은 것은 부모님 메이크업이었으니. 인천의 시부모님은 알아서 준비하셔서 나는 잘 모르지만, 울산에서 올라오시는 우리 부모님은 내가 챙겨야 했다. 시간 상, 우리가 받는 메이크업을 할 수가 없어서 (예약이 5시 반 첫타임만 가능했다) 출장 메이크업을 따로 알아봤다. 아무래도 집에서 받고 오면 편할 것 같아, 우리는 새벽같이 일어나 떠났고, 부모님은 여유롭게 집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시간 맞춰 오시기로 하였다. 출장 혼주 메이크업은 15만원인지 20만원인지가 들었다. 


이렇게 결혼 당일 본식 준비 비용만 드레스 30만원 + 부케 15만원 + 메이크업 30만원 + 혼주 메이크업 15~20만원(시부모님과 누나들까지 포함하면 플러스 알파) 정도가 들었다. 거의 100만원. 정리해보면 스튜디오 70만원, 본식 당일 100만원 정도 들었다. 이것 저것 플러스 알파 20~30만원 더 잡고하면 200만원 정도 들었다고 보면된다. 


물론 위에 적은 보통의 패키지 비용 300만원 보다는 저렴하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 종일 드레스 몇 벌 갈아 입어가며 촬영한 것도 아니었고, 장소가 다양한 것도 아니었고, 화려한 웨딩 드레스를 입은 것도 아니었고, 현장에서 이 모든 것을 케어해주는 헬퍼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게다가 개별 아이템 하나하나 직접 다 알아보고, 준비하고, 구매하러 가야했다. 이 모든 걸 생각한다면 300만원이나 별 차이 없었을 것 같다. (물론 8명 촬영에 원하는 걸 다하면, 300만원보다 더 들어갔을 수는 있다.) 결론적으로는, 적어도 스드메 부분에서는 돈을 크게 아낀 것 같지는 않다. 


촬영용 미니 드레스는 나의 스튜디오 촬영에 한 번, 다른 친구의 웨딩 스튜디오 촬영(사진가가 C와 다른 친구였다.)에 한 번 그렇게 딱 두 번 입고 고이 모셔져 있다. 살이 찔 것을 염두에 두고 지퍼형이 아닌 코르셋형을 샀더니, 입고 벗기가 귀찮아서 안 입는 것 같다. 내년이 결혼 5주년이니 그때 한번 시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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