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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hee lee Apr 15. 2019

미국 작가를 통해 배우는 제주해녀들의 이야기

Lisa See의 "The Island of Sea Women"

난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 역사나 지역별 문화 대해 아는게 많이 없다.

내 발로 가본 곳이라고 해도 태어난 강릉, 외가인 경상도 봉화, 그리고 서울 뿐이다.

한국어 실력이나, 한국에 대한 추억 등 아는 건 8살이었던 어린아이 시절때까지가 전부다.


캐나다로 이민 와서 바쁘게 일하시며 오빠와 나를 키워주신 엄마 아빠는

한국 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셨다.

집에서는 꼭 한국어를 쓰셨고

같이 식사를 하며 뉴스를 통해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들 우리에게 설명해주시곤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같은 또래 이민자 아이들과는 달리 나이가 먹으면서도 한국어는 어느 정도 유지가 되었고, 한국 문화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가슴에 품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자라면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책들은 거의다 서양 작가들의 작품이었다.

한국어로 된 소설을 읽고 싶어도 찾을 수 있는 서점도 없었고, 동네 도서관의 international section에는 중국어, 아랍어, 불어 책은 많아도 한국어 책은 보이질 않았다.


캐나다 생활한 지 거의 20년이 되어가는 난 여러 문화에 대한 영어로 된 소설들을 읽어왔는데,

최근들어서야 한국 문화를 주제로 삼는 외국인 작가들이 늘고 있다는 걸 느낀다.


동양적인 정서를 생생하게 구현해내는 작가 중 리사 시는 중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로 유명한 작가이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로서, 나 또한 그의 작품 "Shanghai Girls", "Snow Flower and the Secret Fan"을 감명 깊게 읽었다.


올해 3월에 출간된 책 "The Island of Sea Women"은 그의 새로운 작품으로,

그녀의 작품 중 한국에 대한 첫 소설이다.

리사 시는 논문과 여러 기사를 통해 제주도의 해녀들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제주해녀는 리사 시가 자주 소설로 삼는 동양의 강인한 여성들의 이미지와 잘 맞아서 해녀들의 이야기를 쓰기 결심했다고 한다.

작가 Lisa See의 작품 The Island of Sea Women


소설은 제주도 하도 지역의 해녀들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어린 나이에 어머니의 길을 따라 해녀가 되는 꼬마 영숙이다. 비록 난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벌써부터 내가 몰랐던 해녀들의 관한 역사, 제주도에서 쓰이는 사투리와 1930/40년도 제주도의 모습을 배우는 중이다. 몇 장 안돼서 설문대할망의 이야기가 등장했고, 난 "그게 누구지?"라고 하며 구글에 검색을 했다.


설문대할망 일러스트. 출처:아이 러브 제주

제주도의 창조 여신 설문대할망 대하여 (출처 wiki):

제주에는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이라는 설화가 있다. 설문대할망은 키가 엄청나게 커서 한라산을 베개 삼고 누우면 한 발은 성산일출봉에, 또 한발은 현재 제주시 앞바다에 있는 관탈섬에 걸쳐졌다. 관탈섬에 빨래를 놓고 팔은 한라산 꼭대기를 짚고 서서 발로 빨래를 문질러 빨았다고 한다. 제주의 360여 개의 많은 오름(側火山)들은 설문대할망이 제주를 만들기 위해 치마폭에 흙을 담아 나를 때 치마의 터진 구멍으로 조금씩 새어 흘러 된 것으로 전해진다. 마지막으로 날라다 부은 것이 한라산이 됐다는 이야기다.또 설문대할망은 500명의 아들이 있었다. 어느날 설문대할망은 500명의 아들들에게 죽을 끓여주다 그만 발을 헛디뎌 죽에 빠지고 말았다. 저녁에 돌아 온 형제들은 잘 익은 죽을 먹으며 오늘따라 유난히 맛있다며 아우성이었다. 막내아들만은 어머니가 보이지 않는게 이상해 죽을 먹지 않았다. 죽을 다 먹고나서 밑바닥에서 사람의 뼈가 나온 후에야 어머니가 보이지 않는 이유를 알게됐다. 어머니의 살을 먹은 형제들과는 같이 살 수 없다며 막내아들은 서귀포 삼매봉 앞바다로 내려가서 슬피울다 외돌개가 되었다. 나머지 형제들은 그 자리에 늘어서서 한없이 울다 지쳐 몸이 굳으면서 기암괴석의 군상이 되고 말았다. 사람들은 이 바위들을 '오백장군' 또는 '오백나한'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곳을 '영실'이라고하고 바위들은 '영실기암'이라고 한다.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많은 나에게는

리사 시의 소설 통해 알게 된 설문대할망의 설화에서 시작해서

제주도 풍경의 아름다움, 그 속에 살아가며 가정을 꾸리며 사회적 강하고 위대한 역할을 맡았던 해녀들 대해 차츰차츰 알아가는 중이다.

이 책을 접하게 되어 너무나도 기쁘다.

마치 내 고향을 알아가는 느낌.


한국인으로써 백인이 쓴 한국 대한 소설을 읽으니 기분이 묘하지만 뿌듯하기도 하고

한국의 역사와 아름다운 문화를 담은 외국 소설들이 더 많이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언젠가 꼭 한번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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