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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나무 Mar 04. 2022

삼월에

삼월의 시작에 서러움 든다

얽히고설킴 속의 고요

흔들리지 않는다고

바람이 일렁이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겨우내 가라앉은 잠잠한 세상

어제와 오늘이 길을 잃었다

결국, 무뎌짐에 나를 가둔

폭풍보다 거센 잠식

그런 내게 삼월은

삶의 의미를 되묻는다


어느 날은 종일 비가 내리고

어느 날은 바람만 부는 여러 날이었다

얽히고설킨

좀처럼 길을 찾지 못했던 겨울


묵은 기억을 따라

너머와 너머 사이에 풍향계를 세우면

꽃피는 길을 찾아 나설 수 있을까?


삼월은 찢겨내야 할 겨울의 살갗

가지에 맺힌 눈물 마르면

서러움 깃든 꽃

가만히 꽃 피울까?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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