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에

by 여름나무

삼월의 시작에 서러움 든다

얽히고설킴 속의 고요

흔들리지 않는다고

바람이 일렁이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겨우내 가라앉은 잠잠한 세상

어제와 오늘이 길을 잃었다

결국, 무뎌짐에 나를 가둔

폭풍보다 거센 잠식

그런 내게 삼월은

삶의 의미를 되묻는다


어느 날은 종일 비가 내리고

어느 날은 바람만 부는 여러 날이었다

얽히고설킨

좀처럼 길을 찾지 못했던 겨울


묵은 기억을 따라

너머와 너머 사이에 풍향계를 세우면

꽃피는 길을 찾아 나설 수 있을까?


삼월은 찢겨내야 할 겨울의 살갗

가지에 맺힌 눈물 마르면

서러움 깃든 꽃

가만히 꽃 피울까?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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