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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나무 Jun 01. 2023

언니

그리움을 만났다
몇 잔의 술을 들이켜고
뒷산의 진달래처럼
그녀의 볼이 빨갛게 피어오를 때

그리움을 만났다
기억 저편에서 지우지 못한 그의 이름이
조심스레 전화기에서 꺼내어질 때

우린, 우산을 쓰고
경복궁에서 대학로로
그리움에 취해 걸어야 했다

그리움을 만났다
비 내리는 거리
연둣빛 잎들이 초록으로 더욱 짙어지듯
외로움 깊어지는 날

비가 내리던 거리
도대체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 그녀는
언제 그렇게.
그리움의 뿌리를 내렸던 것일까?

그리움을 만났다
담장 너머 수줍게 핀 연분홍 작약처럼
곱게 물든

여름비 쏟아지는
어느 날 오후 우린,
그리운 사람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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