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뤼케르트 시에 붙인 가곡 '나는 세상에서 잊혀지고

세상도 나를 잊고, 나도 세상을 잊고 싶은 그 때.

by 김지현


코로나는 여전하지만 공연은 속속 재개됩니다. 거리를 둔 좌석의 티켓을 팔다보니 손해를 감수하고 진행하는 공연도 많다는군요.


지난 초여름, 625 전쟁 70주년 기념 음악회를 의뢰받아 곡해설과 진행자 대본을 쓰면서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Adagietto를 틀어놓았습니다. 거기에는 작곡가 자신의 가곡이 인용돼 있습니다. 뤼케르트 시에 붙인 '나는 세상에서 잊혀지고'인데요...


다른 악장에서 힘차게 두들기고 불던 타악기, 금관악기 모두 워워 시켜놓고, 하프 전주에 현악기만이 음의 융단을 펼치는 아다지에토 악장, 사람들은 아내 알마에 대한 사랑이라고도 하고 죽음에 대한 생각이라고도 하지만, 2주제로 쓰인 선율이 바로 그 뤼케르트 가곡 '나는 세상에서 잊혀지고...'에서 가져왔음을 생각하면.. 정말 죽어서 잊혀짐을, 아님 최소한, 이 바쁘고 정신없는 세상사에서 잠시라도 잊혀짐을 바랐을 수 있겠다 싶어요. 당시 말러가 건강을 해칠정도로 바빴다고 하니, 후자의 가능성도 크죠.


일로부터 사람들로부터, 다만 좀 잊혀졌으면.. 하는 주말의 오전입니다. 아마 내가 잊혀지기 보다, 내가 그들을 잊는 편이 빠를지 모르겠네요. 마감을 앞둔 초여름의 한밤, 이 노래를 듣다 갑자기 바쁘던 마음이 넉넉넉해지고 시간의 속도가 다르게 느껴지던 그 순간이 떠오릅니다.


#역시아바도 #말러별로안좋아하는저도좋아지게만든영상

#나는세상에서잊혀지고 #주말은 언제나 옳습니다

#말러 #아다지에토 #좋아하신다면 #이곡도들어보세요

#7분간의피안 #잉글리쉬호른이이보다더멋지고아련할수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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