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은 참 어렵겠다. 영화 끝나고 음악만 남아도 안되고, 음악은 사라지고 영화만 남아도 망, 일테고. 영화와 음악의 찰떡궁합, 네가 있어 나도 있고. 내가 없으면 너도 없는거나 마찬가지인, 그 경지. 존 윌리엄스와 한스 짐머가 음악을 맡은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음악에는 그 장면이, 그 상황에선 그 음악이 세트로 같이 떠오르는, 바로 그거 말이다.
알레상드르 데스플라가 쓴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음악을 듣는데, 영화를 보지 않았는데도 어떤 분위기가 그려진다. 어딘가 익숙해 찾아보니,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음악도 이 사람이구나! 신비하고 동화적이면서도 텁텁하고 알싸한 향이 나는 음악. 이 두 영화는 그에게 두 번의 아카데미 음악상 트로피를 안겼다.
you'll never know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청소부 여자와 온 몸이 비늘로 덮인 신비한 존재(인어왕자)의 사랑, 나오지 않는 소리로 애써 노래하는 여자, 상상속에서 그녀의 노래는 너무나 아름답다. (얼마 전 끝난 슬의생2에서 익준이가 바라보던 송화의 노래 같달까?! )
이루어지지 않을 꿈은 더없이 아름답다
르네 플레밍의 노래, 경계를 알수 없는 아름다움.
<킹스 스피치>에서 클래식 음악을 적재적소에 격식 갖춰 넣었던 것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따뜻하고도 아련한 음악도, 데스플라였다. <이미테이션 게임>,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도, 모르고 봤는데, 그였다.
이외에도 엄청 다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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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베토벤 음반에 이어 이번엔 노래 음반이다. 잘 안듣던 장르라 쉽진 않지만, 오늘처럼 건지는 것도 많다. 내 무지의 부끄러움을 씻는 기회가 된다. 좋은 건 나눠야 한다. 혼자듣긴 아까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