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원고 준비하며 다큐멘터리를 찾아본다.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은 연주자. 아르헤리치의 오랜 파트너. 독주자이고 협연자. 긴 공백을 깨고 돌아온. 몸을 크게 움직이지 않으면서 뛰어난 리듬감과 꼭 필요한 곳에서 놀라운 기교를 보여준다. 넬손 프레이리. 아르헤리치도 인정하는 초견 능력자. 듀오 파트너의 모든 부분을 알고 있는 피아니스트.
담배를 물고 와인을 마시며 팬 사인회를 하는 그를, 살아있던 그의 연주를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고 한스럽다. 그렇게, 올 해 또 한명의 천재를 보냈다.
피아노가 엉망이고 지저분하다며, 자신의 향수를 천에 묻혀 피아노를 닦는 까탈스러운 아르헤리치. 이 별스러운 파트너를 보고, 잠시 누워 눈을 붙이던 프레이리는 다가서서 그 때 만났을 때 뿌리던 그 향이냐고 넌지시 묻는다.(그는 넘버도 기억하고 있다) 그는 건반 위만 말고 사이와 밑도 지저분하다며 직접 닦아준다. 피아노를 두고 투정하는 아르헤리치에게, 신만이 완벽하다고, 특유의 귀여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녀를 진정시킬 사람은 그 뿐일 것이다. 두사람의 구아스타비노 연주가 참 조화롭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