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한 Sep 18. 2024

諦念 오늘은 체념하세요

깨달은 자의 마음 내려놓음

9월 18일 한자 諦念


체념諦念은 어떤 느낌인가요? 

왠지 그 말 뒤에 포기, 절망, 좌절과 같은 징검다리가 놓여있을 것 같습니다.

체념은 부정적인 느낌의 단어로 생각되기 쉽지만 사실은 심오한 철학을 담고 있는 말입니다. 

먼저 살필 체를 볼까요. 말씀 언하느님 제로 구성되었습니다. 직역하면,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체념은 무슨 관계일까요?

하느님 제의 갑골문은 씨방이 부푼 식물을 모방한 제단입니다. 식물의 생장과 번식不, 그리고 겨울에 죽었다가 봄에 부활하는 생명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그 고민 끝에, 옛 사람들이 내린 결론은 하느님이 식물에게 부여한 정령이었습니다. 그러한 애니미즘의 산물이 하느님 제입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제단이자 신탁을 상징하지요. 따라서 살필 체諦는, 


'신탁을 통해서 계시 받은 하느님의 말씀을 자세히 살피다'가 원래의미입니다. 


여기에 생각할 념念이 더해져 체념諦念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체념은 마음 속의 생각 곧 신이 인간의 마음 속에 넣어준 로고스 의미를 깨달아 안다는 뜻이며,  나아가 깨달음으로 인해 스스로 고집이나 아집에 매달려 있는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뜻입니다. 한마디로 '깨달은 자의 마음 내려놓음'이 원래의미입니다.  

그래서 국어사전에는 체념에 대해서, '희망을 버리고 아주 단념함' 혹은 '도리를 깨닫는 마음'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 아등바등 하고 있나요? 그 일은 하늘의 뜻인가요? 잘 모른다구요. 그렇다면 오늘 하루는 하늘의 뜻이 미치도록 내 생각을 체념해 봅시다. 무겁잖아요.



작가의 이전글 祭 제사와 올림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