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 2020년이 저물어간다. 2020년은 여러 모로 의미 있는 해다. 아내와 결혼한 지 4년이 되고 군에서 전역했으며 아들 주완이가 돌을 맞았고 머릿속에 잠겨있던 히즈만나가 세상으로 나왔다.
히즈만나, 오늘 임대인에게 두 번째 월세를 냈다. 장사는 오픈하기 전에 인테리어 때문에 가장 힘들고, 오픈하고 나서는 3개월이 가장 힘들다고 하는데 드디어 2부 능선을 넘었다.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디저트를 만드는 것이며 커피를 추출하는 것이며 가게를 관리하고 운영해나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나와 아내 둘 다 전공 분야가 아닌 데다가, 장사는 더더욱 처음이고, 매일 육아와 병행해야 하니까. 우리가 달려온 8주는 실험과 도전의 나날이었다. 한 주 한 주 1%라도 개선하기 위해 업장 영업을 마감하고 집으로 돌아와 졸린 눈을 부여잡고 의논했다.
그렇게 애써서 만든 시스템인데, 체력적으로 지쳐서 하루라도 여유를 부리거나 느슨하게 움직이면 우리가 세워놓았던 모든 게 무너져버리는 걸 경험하기도 했다.
Self-employed, 스스로 고용했기에 우리가 곧 엔진이다. 우리가 멈추고 움직이지 않으면 고용이 안된 상태와 진배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시각으로 히즈만나를 대하고 싶다. God-employed. 사실 우리 힘으로 된 것은 여태 하나도 없었다. 히즈만나가 걸어온 모든 순간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이었다. 전역하고 다음 스텝을 위해 기도했을 때 잊고 지내던 히즈만나를 기억나게 하시고 불을 지펴주셨으며 마침내 2020년 9월, 퍼즐이 맞춰졌다. 히즈만나의 퍼즐은 아직 미완성이다. 몇 조각이 남아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계획이 다 이루어지는 날, 언젠가 퍼즐이 완성될 그 날을 기다리며 늘 그래왔던 것처럼 디저트를 굽고 커피를 내릴 것이다.
히즈만나 안내문에는 복음이 적혀 있다. 디저트가 담긴 봉투에 항상 한 장씩 넣어서 손님들께 드린다. 매출이 얼마인지 다쿠아즈가 몇 개 팔렸고 커피가 몇 잔 팔렸는지보다 복음 안내문이 몇 장 나갔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장이 되자. 생명의 떡, 예수를 믿는 가정이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나와 아내와 아들을 통해 드러나기를, 히즈만나가 복음이 전파되는 통로로 널리 쓰임 받기를 기도하자.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
_ 여호수아 24:15
202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