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선가 주워 들은 말이다. 거기서 육아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어린 시절의 나와 만나는 여행.’ 주완이와 뛰어 놀면서 내 유년기의 한 장면을 다시 만나는 기분이 들었다. 추억의 장소에 가면 불현듯 그때의 풍경과 냄새와 체험이 확 떠오르듯이. 학원 가기 전에, 저녁 먹기 전에 과자 봉지 하나씩 들고 삼삼오오 회합하던 곳, 놀이터. 그곳엔 늘 친구들이 있었다. 경찰과 도둑, 얼음땡 같은 술래잡기 놀이를 하고 모래 사장에 두꺼비집을 지었으며 땅따먹기 놀이를 했다. 외동이라 집에 있으면 심심해서, 친구들과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네를 타며 닿는 정점에서 바라본 노을 빛은 항상 아름다웠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러 아들과 놀러간 놀이터에는 10살 쯤 되어보이는 아이들이 먼발치에서 놀고 있었다. 주완이가 형누나와 아빠를 번갈아 쳐다봤다. 형누나가 뭐하고 노는지 궁금했는지 가까이 다가가려다 이내 아빠에게 뛰어와 안겼다. 아빠에게 달려오는 모습에 감동하다가, 갑자기 서글퍼졌다. 이 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몸소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완이가 크면, 친구들이 더 많이 생길 것이고 그만큼 나에게서 멀어져갈 것이다. 더 멀어지기 전에 지금 이 순간을 붙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유년기를 회상하게 해주었고 10살 최지훈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해준 아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시간은 유한하고 결코 반복되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교훈 또한. 후회 없는 모습의 인생을 위하여.
202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