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히즈만나

죽음과 삶

by 최지훈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죽으면 어떤 느낌일까, 내가 죽어도 세상은 돌아가겠지 같은,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미로 같은 생각. 열심히 살아가고는 있는 것 같은데, 결국 죽게 되어 있으므로 이 또한 다 무의미한 것 아닌가 하는 허무감에 빠지는 생각.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죽음에 대한 발칙한 상상으로 밤을 보낸 적이 적지 않다. 호흡의 단절, 생명의 끝, 세상과의 이별. 죽음을 이기고 부활한 예수를 믿는 크리스천으로서 이런 고백을 하는 게 부끄럽지만 난 여전히 죽음이 두렵다. 사랑하는 아내와 사랑하는 아들과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나를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던 기억과 시간과 이별하는 것이 무섭다.

예정된 끝. 이 생에 한 번 태어나 한 번 죽는 것이 정해져있는 인간의 운명. 죽음으로 향하여 하루하루 다가가고 있는 인생길 가운데 무엇에 집중하고 초점을 맞추며 살아가야 하는가. 내가 살아있을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나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시간도. 그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감사하며 의미있게 사용하고 있는가 되돌아 보게 된다.

죽음은 끝이다. 끝이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이 생을 열심히 살아가야할 이유가 된다. 좀 더 사랑하고 좀 더 감사하고 좀 더 의미있게.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채워갈지 고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늘을, 지금을, 바로 이 순간을. 지금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


202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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