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사진 찍기 6. 방울 복랑
꽃집이나 식물원에서 사람 키보다도 큰 식물들을 보면 무척 탐이 납니다. 집에 저런 식물이 있으면 얼마나 멋질까 하는 생각에 넋을 잃고 올려다보곤 하지요. 하지만 꽃집에서 식물을 빌려와 사진을 찍는 저에게는 아쉽게도 그렇게 덩치 큰 식물을 차에 실어 내리고 올리고 할 배포가 없습니다. 저처럼 식물을 빌려오는 게 아니더라도 집으로 들여오는 식물은 사람보다 키가 한참 작은 경우가 더 많지요. 그래서 식물을 천장에 매달거나 선반 위 높은 곳에 올려놓지 않는 이상 보통은 식물을 내려다보게 됩니다. 하지만 사진을 찍을 때는 늘 보던 각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선으로 식물을 관찰하는 게 좋습니다. 사람을 찍을 때 같은 사람도 더 예뻐 보이는 각도가 있어서 그 각도를 찾으려고 카메라의 위치를 다양하게 바꿔 보듯이 식물도 더 예뻐 보이는 각도가 있습니다. 사진 찍는 사람이 어디에 자리를 잡고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 보느냐에 따라서 다른 얼굴을 보여주지요. 가장 좋은 위치를 금방 그리고 확실하게 찾을 수 있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분명 예쁜 식물인데 사방팔방에서 몸을 비틀어가며 사진을 찍어도 영 그 얼짱 각도를 못 찾을 때도 있지요. 그럴 때면 식물에게 이만저만 미안한 게 아닙니다.
일단 시작은 식물과 키를 맞추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정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의외로 우리가 식물을 볼 때 자주 보게 되는 각도가 아닙니다. 하지만 식물이 가진 전체적인 윤곽선을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각도이지요. 어떤 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해지는 각도이기도 합니다. 잎의 무늬나 색이 특별히 아름다울 때는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촬영해 최대한 그 모습을 담아 보는 것도 좋습니다. 어떤 식물은 한 걸음 뒤로 가 전체를 다 담았을 때 그 매력이 온전히 드러나고 어떤 식물은 코가 닿을 만큼 가까이 들여다보면 몰랐던 면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지요. 이래저래 많이 움직여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가장 좋은 답을 찾으려는 노력은 해야 하지만,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방울 복랑(Cotyledon orbiculata ‘Oophylla’)은 처음 봤을 때보다 사진으로 찍으면서 매력을 더 많이 발견한 식물입니다. 조금 더 잎이 길쭉한 것은 복랑, 잎이 더 짧고 동그란 것은 방울 복랑이라고 합니다. 노란색으로 물이 드는 방울 복랑금은 굉장히 귀하다고 해요. 환경이 맞으면 잘 자라지만, 처음에 뿌리 내려서 자리 잡는 게 어렵기 때문에 초보 분들은 목대가 튼튼하게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눈높이를 이리저리 맞추다 보니 어느 순간 동화 속에 나오는 신비한 힘을 가진 마법의 나무처럼 보이는 순간이 있었지요. 이름처럼 방울소리가 날 것처럼 탱탱한 잎과 은색과 청색이 섞인 가루가 뿌려진 듯한 신비로운 색감은 사진을 통해 더 잘 드러나는 듯합니다. 은은하게 들어와 잎과 줄기를 비춰 준 그 날의 빛도 큰 몫을 했지요.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과 애정을 쏟으면 그만큼 더 많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알면 알수록 처음 만났을 때의 매력을 깎아먹기도 하지만, 식물은 거의 그런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안심하고 맘껏 시간을 투자해서 정성껏 눈높이를 맞춰 보아도 손해 볼 일은 없지요.
< 방울 복랑 키우기>
빛 : 햇빛을 충분히 받는 양지에서 키우는 게 좋지만, 한여름 낮에는 잠시 반그늘로 피해 주세요.
물 : 건조하게 키우는 게 좋습니다. 통통한 잎 안에 물이 많이 저장되어 있어서 물을 자주 주면 안 돼요. 속흙이 다 마르면 화분 밑을 물에 담가 위쪽의 흙이 촉촉해질 때까지 물을 올려 주세요. 장마철에는 단수하는 게 좋아요. 통풍이 잘 되게 해줘야 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온도 : 겨울에는 5도 이상에서 월동 가능합니다.
제가 찍는 식물 사진과 사진으로 만든 포스터는 이곳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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