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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현 Aug 16. 2023

나는 타인의 작은 한숨의 의미를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이것은 생존을 위한 고민이다.

 나는 개인주의 끝판왕이다. 특히 직장생활을 할 때에는 타인의 감정을 살피고 일부러 살갑게 굴거나 하는 것을 잘 못한다. 이렇게 인간적으로 부족한 내가 기업의 마케팅팀의 팀장으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주한 아킬레스건은 바로 '팀원 관리'. 나에게 있어서 팀원들의 의견과 감정을 존중하는 것은 항상 큰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일상적인 업무의 바쁨 속에 기대어, 팀원들의 작은 표정 변화나 한숨을 보고도 애써 무시했던 것 같다.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나중에는 정말로 눈에 보이지가 않았다. 한 번씩 그런 나의 무관심한 태도에 불만을 표현하는 팀원들이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피드백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팀장으로서 가져야 할 자질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미성숙했다.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아무리 성과를 잘 내는 팀장이어도, 팀원들은 나를 존중하지 않았고 차례로 팀을 떠났다.


 어느 날, 한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팀원 중 한 명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런데 그 아이디어가 현재의 방향과는 맞지 않아서 급하게 거부했다. 그 후 그 팀원은 며칠 동안 의욕을 잃은 채로 일을 했다. 그의 한숨과 무력감에 가득 찬 눈빛이 내 마음을 찔렀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깨달았다. 팀원들의 감정과 생각을 무시하면 그 결과는 단순히 팀원 한 명의 기분 상실이 아니라 전체 팀의 생산성과 협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외면해 왔던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팀원들의 감정을 살피는 것은 팀장으로서 가장 어려운 숙제이다.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해 왔는데, 팀원들의 한숨을 외면하고서는 일을 잘하는 팀을 만들 수 없는 것이었다.

 

 이후로 나는 팀원들의 감정과 의견을 더욱 소중히 여기기 시작했다. 주기적인 1:1 면담을 통해 그들의 생각과 고민을 듣고,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그 결과, 팀원들은 더욱 활발하게 의견을 공유하기 시작했고, 이는 팀의 전반적인 성과 향상으로 이어졌다.


 나는 과연 일을 할 때, 타인의 작은 한숨의 의미를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없었던 것 같다. 그것을 신경 쓰는 것이 일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미성숙하고 오만한, 아직 설익은 어린 팀장의 착각이었다. 결국 타인들이 모여서 성과를 내야 하는 '팀'. 그 조직을 매니징 하는 것이 팀장의 역할일진대, 나는 어떤 부분에서는 직무유기를 저지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일에 쏟는 신경의 십 분의 일만 사용해 보자. 타인의 작은 한숨의 의미를 아주 잠깐씩만 생각해 보자. 섬세한 행동이나 표정의 변화를 인지하고 그 의미를 파악한다면, 그것은 커다란 힘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조직에서 일을 할 때, 나의 편이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무조건 이득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깊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고, 내가 갖지 못한 기술을 얻을 수도 있게 된다. 그렇게 서로 돕다보면, 언제 어떻게 도움을 주면 가장 효과적인지를 서로 알게 된다. 이런 작은 도움이 큰 효과를 가져오며, 사람들이 나에게 의지하게 된다. 그 결과로 정보를 얻게 되고, 그것은 결국 조직 내에서 나의 권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한 권력 추구가 아닌, 서로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공감이다. 생존을 위해 서로를 돕고 도움을 받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회적 존재의 의미다. 따라서 우리는 일상에서 타인의 작은 한숨, 미묘한 눈치, 표정의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며 그 의미를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함께 일하는 동료와, 더불어 사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존재 가치와 의미를 깨닫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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