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기 위해 무조건 잘 챙겨 먹기
예성의 미니 2집 Pink Magic 앨범 수록곡 중
굶지 말기 (Eat’s OK)라는 노래가 있다.
사실 이 노래는 팬들을 위해 만든 팬송으로
지금 이대로도 예쁘고 좋으니
다이어트한다고 굶지 말라는 귀여운 노래다.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땐
그저 귀여운 노래라고만 생각했다.
살찌는 거 걱정 없이 그저 잘 먹어도 되면
너무 좋겠다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세상에.. 진짜 굶으면 안 되는 상황이
나한테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내 인생에서 이제는 굶으면 안 될 만큼
건강문제로 큰 전환점이 생긴 건
24년 1월 스노보드 타다가
어깨뼈가 부러지고 수술을 받게 됐을 때였다.
어깨뼈가 부러지고 수술을 하기 위해
집 근처 큰 병원에 입원을 했다.
수술 전 필수로 진행하게 되는 검사들과
골다공증 검사까지 마친 후
늘 다니던 정형외과 도수치료선생님께
다쳐서 수술을 하게 된 소식을 전할 때였다.
선생님이 골다공증 검사를 했다면 결과가 나올 텐데
병원에 그 결과 좀 보여달라고 해서
검사결과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었다.
단순히 결과가 궁금해서겠지라고 생각해서
선생님이 부탁한 대로 병원에 물어봤더니
결과보고서는 따로 안 나오고
제일 안 좋은 부분 수치만 적어서 보여줄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라도 써서 보여달라고 한 뒤
가장 수치가 낮은 부분의 결과를 받았다.
간호사선생님이 전달해 주며
골다공증 진단받으셨네요 하는 것이다.
심지어 수치가 낮은 부분이 60대 수준이라고 한다.
네?? 제가요?? 골다공증이요??
뼈가 뭐 60대 수준이요?? 저 30대인데요??
검사 결과 중 가장 낮은 부분 수치가 적힌 쪽지를
도수선생님께 보내드리니 선생님도 너무 놀랐다.
내가 그동안 자주 다친 건 그저 운동을 좋아하니
운동하다가 자주 다친 거라 생각했는데
뼈가 약해서일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하긴 생각도 못했을 거다. 나도 생각 못했으니...
그 수치를 같이 보드를 타던 지인에게도 보냈다.
그 지인들도 주변에 의사지인이 있어서
각자 물어본 후 다급하게 연락이 왔다.
이 정도 수치면 정말 심각한 수준이라 했다.
앞으로 넘어져서 어깨가 부러진 게 천만다행이지
뒤로 넘어져서 허리가 잘못됐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한다.
와.. 상상 이상으로 뼈가 약해도 너무 약했다.
생각해 보니 어쩐지 그동안 너무 자주 다쳤다.
조카랑 놀아주다가 발가락 금가고
집에서 모기 잡다가 발가락 뼈가 부러지고..
웨이크보드 타다가 발목 다치고..
스노우보드 타다가 어깨뼈가 부러지고..
이번 어깨뼈골절도 넘어진 정도에 비해
크게 다친 수준이라고 했다.
이 모든 게 뼈가 약해서였다.
그동안 뼈가 이렇게나 약한 줄도 모르고
웨이크보드에 스노보드까지 타러 다녔으니..
엄마한테 얘기하니 엄마도 너무 놀랐다.
집안 유전인가? 싶었는데 아니라고 했다.
집안 어른들 중에 뼈가 약한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그럼 후천적인 건데 대체 왜 뼈가 약해진 걸까
내가 뼈가 약해진 원인을 생각해 보면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생활습관에 있는 듯했다.
20대부터 시작된 서울 타지생활로
대부분의 식사는 인스턴트 음식으로
잘 챙겨 먹는 일이 거의 없었고
30대에 부산으로 돌아온 후엔
출퇴근 시간만 편도 1시간 반 거리였던지라
아침, 저녁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부산집은 외곽에 위치했던지라
직장까지 거리가 꽤 멀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에 집에서 나와 출근하고,
6시 퇴근 후 집에 오면 저녁 8시였다.
아침은 집에서 간단하게 먹고
저녁은 집에 도착하면 시간이 너무 늦어서
바로 뻗어서 자기 바빴기 때문에
대부분은 끼니를 거르거나
에너지바, 바나나로 대충 때우기 일쑤였다.
운동을 시작하고 난 후에는
대부분은 공복 그대로 운동하러 가거나
퇴근 직후 에너지바, 바나나, 우유 등 먹고
집 근처 도착해서 바로 운동하러 가곤 했다.
이런 생활이 거의 10년간 이어졌다.
사실 살을 빼야 해서 다이어트 때문에
안 먹었다면 크게 억울하진 않겠지만
나는 진짜 먹을 시간이 없어서 못 먹었다.
내가 엄청 말랐으면 그래 누가 봐도 약해 보이니까 할 텐데
마르기는커녕 누가 봐도 건강해 보이는 보통체형이다.
억울해도 너무 억울했다.
남들도 다 이렇게 바쁘게 사니까
특별히 문제가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20대 때부터 이어진 제대로 안 챙겨 먹던
식습관이 내 건강을 갉아먹고 있었다.
수술 후 골다공증 치료를 위한 칼슘약 처방과
골다공증 주사처방이 내려졌다.
30대에 골다공증 진단을 받다 보니
웃지 못할 일도 많았다.
수술했던 병원이 아닌 원래 도수치료를 받던
병원에서 골다공증 주사를 맞기 위해 등록하니
데스크에 있던 선생님들이 도수선생님께
다들 의문스럽다는 듯이 물어봤다고 한다.
이분이.. 나이가 아직 30대인데.. 골다공증 주사요??
선생님은 그렇게 됐으니 주사 놔드리면 된다고
동료들에게 설명하셨다고 한다.
놀랄 만도 했다. 보통은 6-70대가 많이 맞는 주사였으니..
이제부터는 뼈 건강을 위해서는
진짜 잘 챙겨 먹어야 하는데
문제는 수술 후 체중이 7kg나 쪘다.
스노우보드 타러 갈 때 기본 2박 3일을 가다 보니
놀러 가면 늘 많이 먹어서 겨울만 되면
체중이 3kg 정도는 찌곤 했다.
그 상태에서 입원을 하고 나오니
체중이 더 불어서 원래보다 7kg나 쪘다.
아니 왜 아픈데 입맛은 그대로일까
입원했을 때 입맛이 얼마나 도는지 또 신나게 먹었다.
원래 봄이 되면 스피닝 열심히 하면서 살을 빼곤 했는데
골다공증 진단받으니 일단 모든 운동이 올스탑 되었다.
게다가 퇴원 후 양산으로 이사 오게 되면서
출퇴근 거리가 걸어서 10분 거리로 줄었다.
운동도 못하는 상황에서 이동거리가 줄어들어서
예전에 비해 운동량이 많이 줄었다.
운동을 못하니 먹는 거라도 조절해서 빼야 하는데
골밀도 수치를 올리려면 잘 챙겨 먹어야 한다.
운동량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먹는 건 잘 먹어야 하니 살이 빠지질 않는다.
살이 도통 안 빠지니 스트레스는 있는 대로 받는다.
날이 갈수록 겉보기엔 참 튼튼해지고 있는데
골밀도는 여전히 정상수치보다 낮은 상태이다.
가사에 ‘옷이 좀 낀다면 옷이 잘못한 거야’라고 나온다.
제발 좀 옷이 잘못한 거면 좋겠다.
남들 눈 신경 안 써야지 해도 오랜만에 본 사람들은
오.. 살이..라는 반응이 나오니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그래도 잘 챙겨 먹은 보람은 있는지
최근 검사결과 골밀도 수치가 예전보단 올라서
골다공증 환자 수준에서는 벗어났다고 한다.
그렇지만 아직 정상범위보다는 한참 모자라다.
살은 안 빠졌는데 잘 챙겨 먹어야 하니
먹는 것만 봐도 스트레스가 쌓인다.
이제는 출퇴근거리가 걸어서 10분이라
집에 일찍 가는대도 먹는 게 귀찮고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받으니
안 먹거나 과자 하나 먹고 끝낸다.
누가 나한테 노래 가사처럼
지금 이대로가 좋다거나
배가 부를 때 행복한 표정이
좋아 보인다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현실은 오.. 살 많이 쪘네.. 이게 끝이다 ㅠ
그럴 때마다 굶지 말기 노래 듣고 위안을 삼는다.
그래 나를 위로해 주는 건
사랑하는 우리 엄마와
예성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노래뿐이네 하면서..
올해 연말에 어깨 핀 빼는 수술이 잡혔다.
이번 수술이 끝나면 진짜 어깨수술은 끝이다.
핀 빼고 나면 재활, 회복해야 하니
이제부터 진짜 잘 먹으면서 견뎌야 한다.
내년 되면 나도 지금보단 건강해지겠지
지금은 체중 생각 말고 잘 먹자
먹기 귀찮다고 건너뛰지 말고..
오늘 밤은 절대 굶지 말기!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