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게 끝나버린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랑
예성의 미니 2집 수록곡
평행선 (Parallel Lines)을 들을 때면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랑의 아픈 끝이 떠오른다.
30대에 겪었던 그 이별은
이후 연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내게 큰 충격으로 남은 아픈 사랑이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가까운 친구에게 조차
얘기한 적이 없을 정도로
무겁고 조심스러운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평행선을 들을 때면 항상 떠오르는 이 기억을
처음으로 글로 담아보고자 한다.
평행선 가사 중 이런 가사가 있다.
‘처음 그리고 오늘 모든 순간
한번 단 한 번도 넌 나를 사랑한 적 없어’
'같은 길 다른 곳을 보는 우리 사랑 끝났어'
우리의 사랑이 끝나고 막 다른 길에 도달했을 때쯤
내가 느낀 감정이 노래가삿말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는 사기당해서 어려운 시기에
방향을 잃은 나에게 손을 내밀며
절망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고,
무너진 마음을 붙잡아주던 고마운 사람이었다.
당시 나는 어린 나이에 가까운 지인에게
이렇게까지 큰 일을 당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고
그저 절망해서 하루하루 눈물로만 보냈다.
그런 나에게 그는 해결방향을 제시해 주던 은인이었다.
그 역시 금전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해 있었고
과거에 나와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어서
그 절망과 두려움, 어떻게 대처하고
어려움을 해처 나가야 하는지를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었다.
당시 그저 막막하기만 했던 나에게
그의 조언과 도움이 큰 위로가 되었고
나 또한 어렵게 살고 있었던 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가 나를 도와주며 자연스럽게
엄마에게 인사를 드리게 되었고,
어려운 그의 사정을 듣고 안타까워하셨다.
사실 우리 집도 형편도 넉넉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엄마와 둘이 힘들게 살아왔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힘든 마음을 엄마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나를 위해 애써준 마음이 고마워서,
엄마 역시 없는 형편에도 그에게 힘이 되어주려 했었다.
그땐 사랑이 영원할 줄 알았다.
절망적이고 어려운 시기에 나를 위해
하늘에서 내려준 인연이라 생각했다.
힘든 일이 끝나면 그저 행복하게 살게 될
꽃길과 같은 미래만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이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 사람의 도움으로 가까운 사람에게 당한 사기를
법적으로 해결해 보려 노력해 봤지만
결국 개인회생만이 유일한 최선이었다.
다행히도 개인회생 승인이 빠르게 이루어지며
내 막막했던 상황이 정리가 되어 가고 있었다.
당시 상황이 금전적으로 돌려받는 게 아닌
개인회생으로 정리되기 시작하자
그 사람과의 관계도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그 당시엔 미처 깨닫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는 내가 절망적인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게 도움을 준 만큼
금전적인 보상을 받고 싶었던 듯했다.
하지만 내 상황은 잘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회생으로 마무리되며 생각처럼 되지 않자
나와의 인연의 끈을 점점 놓고 있었다.
시작부터 서로 같은 길을 걷는 듯해도
그의 시선이 나를 향하지 않았던 불안한 관계였지만
그때의 나는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하게 함께 걷고 있다고 생각했다.
‘조금 멀어진 간격 그쯤이야
사랑 그 말들로 서서히 채워가려 했지’
노래 가삿말대로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 듯했던
그 간격은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할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지내다 보면
어느새 금세 채워질 줄 알았다.
그렇지만 사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사이에 조금씩 간격이 벌어지고 있었던 게 아니라
처음부터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노래 가사처럼 그동안 혼자 지켜왔던 믿음이
전부 부서져 버릴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애써 부정하며 외면했을지도 모른다.
절망 속에서 하늘에서 내려준 구원처럼
나에게 손을 내밀었던 그의 손길은
이제 내 상처 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가 내게 손을 내밀던 이유가 사랑이 아니라
내가 되찾을 수 있다고 희망했던
그 무언가였다는 걸 깨닫게 된 순간
내 사랑은 허물처럼 사라졌다.
희망과 믿음이 전부 부서져서
무너져 내릴 때 비로서야 깨달았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걷는 게 아닌
그는 시선은 늘 다른 곳을 향해 있었으며
영원한 사랑이라는 희망에 매달리며
애쓰고 있었던 건 나 혼자뿐이었다는 사실을.
우리 사랑이 끝나고 나서야
냉혹한 진실을 받아들였다
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나를 사랑한 적 없었다는 걸.
우리가 걸었던 길은 처음부터 평행선이었음을.
꿈같은 희망의 끝엔 처절한 이별만이 남았다.
그저 아니라고 믿고 싶었고
내 마음이 그에게 조금이라도 닿길 바라며
이 관계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사실 우리 관계가 이렇게 끝날 줄 몰랐다.
내 인생에도 이제 행복한 사랑이 가득할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희망을 가지고 믿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막 다른 길 끝에 믿음이라는 희망을 붙잡고
아슬아슬하게 서있는지도 모른 채.
이별의 끝의 현실은 절벽 끝에 몰린듯한 참담했다.
세상은 어떻게 나에게 이렇게 잔인할까 싶었다.
믿음이 사라진 자리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나와 엄마에게까지 큰 상처를 주며 연락이 두절되었고
마음속 깊은 곳까지 텅 비어버린 듯했다.
더 이상 영원한 사랑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았다.
빨갛게 달아오른 상처는 흉터만을 남긴 채
나에게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지웠다.
그 누구를 믿을 수도, 만날 수도 없었다.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은 채 사랑을 잃어가고 있었다.
하늘이 내 마음과 같이 흐리고
비구름이 천성산 중턱에 걸린 날이면
예성의 평행선(Parallel Lines)을 들으며
그저 하염없이 비가 올듯한 하늘만 바라본다.
비가 오면 하늘이 내 마음을 대변해 준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많이 지나 아픔에 무뎌졌다고 생각했지만
한번 생긴 마음의 흉터는 멍울처럼 남아 있는 듯
노래를 들으면 그때의 아픈 이별이 떠오른다.
그래도 이제는 평행선을 들을 때마다
언제나 힘이 되어 준 예성의 목소리로
그때의 아팠던 나를 위로해 본다.
마음에 남은 멍울을 조금씩 풀어내며,
여전히 잊히지 않는 그 시간을 천천히 흘려보내고
내 스스로 굳게 닫은 문을 열어
다시 사랑을 믿을 용기를 내보려 한다.
이젠 더 이상 아팠던 이별을 떠올리기보다는
언젠가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걸어갈 사람과
이 노래를 행복하게 듣게 될 날이 오기를
조용히 기다리며 기도한다